신의 아들 洪秀全과 太平天國 이산의 책 44
조너선 D. 스펜스 지음, 양휘웅 옮김 / 이산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광대한 벌판을 달리던 기상과 용맹성은 자금성 안에 갇히면서 서서히 퇴화되고 한족의 시스템속에서 자신들이 이룩한 과거속의 영광에 안주하고 말았다. 청 제국은 명제국을 무너뜨리고 야만적으로 그 제국을 건설하였지만, 한족에게는 씻을 수 없는 치욕의 역사로 남는다. 


청제국이 건설되고 늘어나는 인구와 식량의 생산 확장을 위해서 더 넓은 땅들이 개발되고 객가는 이주를 시작하고 한족도 마찬가지로 이주한다. 이들은 늘어나는 인구를 위한 식량을 위해서 더 넓은 땅들을 개척하고 산속 깊은 곳으로 땅을 찾아 이주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내지인과 마찰 그리고 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하였다 하여도 중앙정부로부터의 소외된 삶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홍슈취안이 객가로서 주변부적 소외계층에서 벗어나고자 과거시험을 통해 신분상승의 꿈을 꾸지만 세번의 낙방으로 결국 좌절된다. 이 과정에서 고향으로 돌아와 탐독한 책이 성경이다. 물론 이때는 서양의 선교사들이 중국에 선교활동을 하고 있었고, 중국어로 번역된 성경책도 존재했다. 결국 태평천국의 근간이 된 핵심 사상은 기독교이고, 어찌보면 홍슈취안은 제 2의 예수이며 자칭하고 신의 대리인이 되기 위해 시기를 기다리던 목자와 같은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면이 홍슈취안을 하느님의 아들로 받아들이게 했고, 유교적 관습에 깊숙히 빠져 있던 인민들이 개종을 하게 되었을까. 청조의 고달픈 현실-부패한 관료들과 무능한 시스템-이 그들을 피안의 세계로 도망가게 했는지, 소외된 객가로서 구원을 원했던것인지. 아니면 내세에 평등을 약속하는 천국을 그리원 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의 설교-그가 전도한 사람들과 함께-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은 하나의 기적을 행하기 위해서 행군을 시작한다. 이 행군은 모반이고 새로운 세상을 원하는 변혁과 반란의 세력이다. 그들이 정한 난징은 복명운동을 원하던 이들이 꿈꾸던 또 하나의 상징이기도 했고, 개종한 태평천국의 인민들을 위한 천도이기도 하다. 


태평천국의 인민들이 쫓기며 긴장정에 올랐던 역사는 훗날 공산당의 대장정을 예견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공산당은 대장정을 마치고 하나의 중국을 건설했으며, 태평천국의 난은 난징에 천도를 건설한다. 하지만 하나 차이가 있다면 그들이 건설한 천국은 끊임없는 청국과의 대결로 결국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는 천왕을 지키던 충직한 네명의 왕들이 하나둘씩 천국으로 올라간 뒤 결국 천와의 주변에 남은 친인척들 때문일수도 있고, 청에 끝까지 조력자로 남은 충직한 유교의 지도자들 때문일수도 있지만, 어느 쪽에서나 외척의 힘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천왕은 이 모든것들이 무너지는 순간을 보지 않고 천국으로 올라가 버렸다. 결국 남은 이들은 그들의 세계가 도래하는 것을 볼 수 없었고 말이 없는 하늘을 원망했을 수도 있다.


한족의 오래된 유교 시스템 속에 안주하고 거대한 땅덩어리를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었던 만주족의 한계이던, 방만하게 운영되던 부폐한 청조의 관료시스템이던 기울어가는 운명속의 청조에게 태평천국의 난은 하나의 거대한 전환점이었을 것이다. 그들이 이 난을 진압하고 어떤식으로 해석하던 그들은 변하지 않았고 결국 쓸쓸히 저물어가는 석양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는 것 또한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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