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의 여행법 - 소설을 사랑하기에 그곳으로 떠나다
함정임 글.사진 / 예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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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일까, 책을 읽기 위해서 여행을 하는 걸까. 제목은 여행을 표방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여행이라는 주제로 시작하는 책은 여행을 즐기기 위해서 소설을 등장시키고 등장한 소설속의 풍경을 따라서 여행을 떠난다. 아니 어쩌면 여행과 책이라는 주제가 한묶음이어서 처음부터 분리될 수 없는 일심체였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소설을 사랑했고 소설을 사랑한 나머지 책에 등장하는 도시와 소설가가 활동한 도시 풍경 그리고 그가 묻힌 묘지를 찾으며 마치 성지순례를 떠난 종교인처럼 겸허하게 그 도시와 공간을 떠돈다. 어쩌면 그 도시에서 숨쉬는 것이 소설속으로 끌려들어간 앨리스처럼 그 도시를 떠돌다 어느 순간 일상으로 돌아가는 존재일지도 모르겠다. 

소설 혹은 소설가가 활동한 도시들은 다양하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소는 아마 프랑스일것이다. 20세기초 세기의 거장들이 모여든 예술의 도시였던만큼 거대한 담론과 결과물들을 쏟아내던 장소. 그만큼 많은 소설가들이 그 공간을 배회했으며 그들의 우울을 치료하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고통스러워했지만 끝내 이방인으로 살아갔을지 모르는 도시. 저자도 그들의 흔적을 따라서 프랑스의 공간속을 뛰어 다닌다. 

소설은 상상의 공간을 이끌어낸다. 여행은 상상속에 존재하던 공간을 현실과 이어주는 가교 역활을 한다. 상상속에 존재하던 공간이 현실속으로 끌려내려와 자신과 대면하는 공간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행기의 책속에는 어디서 묵었고 무엇을 먹었으며, 어디로 이동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없다. 오히려 그런 현실적인 여행자의 문제보다는 여행속에 존재하는 소설과 현실의 접점들의 이야기만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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