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의 <방탕한 선지자>를 읽고서

팀 켈러의 방탕한 선지자 - 높아진 자아, 하나님을 거부하다
팀 켈러 지음, 홍종락 옮김 / 두란노 / 2019년 1월

 성경 말씀에 나오는 요나의 이야기에 이렇게 깊은 뜻이~

 요나 이야기는 솔직히 교회에서 설교 시간에 목사님 말씀으로 종종 듣거나, 만화로 많이 봐서 대략의 스토리를 누구나 알고 있다.

 니느웨로 가서 앗수르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여, 그들을 회개시키라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다시스로 도망치려던 요나는 풍랑을 만나 인신제물로 바다에 던져지고, 큰 물고기가 그를 삼키게 하고 밤낮 3일을 물고기 뱃속에 있다가 하나님께 자복하고, 돌이킨 후 물고기가 그를 토해내 다시 살게 된다는 이야기!

 여기까지는 누구나 잘 기억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요나는 결국,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니느웨로 가서 여호와의 말씀을 앗수르 사람들에게 전하고, 그들이 회개하여 결국은 하나님의 재앙을 받지 않게 된다. 이후 요나는 '앗수르가 망해야하는데'라는 자신의 의를 내세워 하나님께 분노한다. 심지어 살기 싫고, 차라리 죽여달라고까지 하나님께 이야기 한다. 이후 요나가 니느웨 성읍에서 나가 초막을 지었는데, 하나님이 그에게 박넝쿨을 주사 그늘에서 쉴 수 있게 하신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벌레가 박넝쿨을 갉아먹어, 그늘이 없어지고, 요나는 이에 대해 하나님께 또 분노한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하시는 다음의 말씀으로 요나서는 열린 결말로 끝을 맺는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네가 수고도 아니하였고 재배도 아니하였고 하룻밤에 났다가 하룻밤에 말라 버린 이 박넝쿨을 아꼈거든 하물며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이만여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 하시리라. (요나 4:10~11)'

 팀 켈러 목사님이 쓰신 <방탕한 선지자>를 일독하면서 나 역시 높아진 자아와 높아진 율법의식으로 다른 이들을 판단하고 정죄하면서 때론 누군가의 멸망과 실패를 은근히 바랬던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내가 요나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을 읽는 데 자신이 더 의롭게 느껴진다면 성경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성경의 중심 메시지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성경이 우리를 겸허하게 하고, 비판하고, 우리의 결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 우리를 격려할 때만 성경을 제대로 읽고 바르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p.141)

 요새 나는 내가 정한 상식과 원칙에 어긋나는 일을 한 사람을 몹시도 싫어하고, 저주하며 스스로 분에 못이겨 몇날 며칠을 방탕(?)하게 생활한 적이 있다. 마치 요나처럼. 그런 가운데 이 책을 읽으며 내 분노의 근인을 알게 되었다.

 아! 맞다. 내가 정의롭고 모범적인 사람인 줄 알았는데, 역시 아니구나. 내가 비교적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게 내 자아가 잘나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그렇게 살 수 있게 만들어주셨구나! 자아에 도취되어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만 있었구나.

 하나님은 요나를 그냥 받아주시지 않고 홀로 내버려 두지도 않으신다. 요나가 어리석고 잘못된 태도와 행동 패턴에 그냥 안주하도록 두지 않으신다. 하나님은 폭풍, 물고기, 식물을 보내신다. 요나에게 거듭 일을 맡기시고 결국에는 그와 직접 상담하시고 논쟁을 벌이신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의로움과 사랑이 협력하는 모습을 본다. 그분은 너무나 거룩하시고 너무나 사랑이 많으시기에 요나를 죽이거나 지금 모습 그대로 남아 있게 두실 수 없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하나님은 우리를 지금 모습 이대로 두실 수 없다. (p.172)

 그렇다! 내가 이렇게 방황하는 상황, 힘든 일들, 내 기준에 안 맞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것도 다 하나님의 계획에 있는 것이다. 내가 하나님께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요나의 상황에 내 상황을 대입시키면, 그런 하나님의 계획과 사랑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내가 그 무한한 사랑을 깨닫고 난 다음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어떻게 살아야할까를 고민해보라고, 요나서는 열린 결말로 끝은 맺은 것 같다.

 오늘날의 기독교 신자들도 다른 사람들 못지않게 이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요나서는 이 것을 경고한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긍휼의 마음 없이 바라볼 수 있느냐고 물으신다. 우리와 전혀 다른 신념과 행동방식을 가진 이들이라도 말이다. (p.284)

 결국, 하나님은 요나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함께 키워나갈 하나님의 사람들을 찾고 있는 것이다.

 만약 정말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친구가 주위에 있다면 바쁘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내라. 주께서 그러하신 것처럼 그 고통의 터널을 그와 함께 걸어라. 물론 그러다 보면 울게 될 것이다. 마음이 아플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하신 일이다. (p.284~285)

 요나서는 4개의 장으로 된 짧은 이야기이지만, 짧은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의와 하나님의 의의 차이를 생각해보고, 하나님의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해주는 고농도의 Love letter인 것 같다.

 사랑 없이 살고 있는 요즘의 나에게 넉넉한 마음을 갖게 해준 책 <방탕한 선지자>를 읽으면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시작한 것 같아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