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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홍영의 옮김 / 초록배매직스 / 2000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에는 딱히 유령이라고 할만한 심령적인 존재들이 나오지는 않는다. 각 단편들의 등장인물들은 스스로가 만들어낸 공포, 강박 속에서 미쳐가고 때로는 죽음을 맞이할 뿐이다. 그러나 그것들을 단순히 환각이나 환상으로 치부해버릴 수는 없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강점이다. 환상 속에서 끔찍할 정도로 육감적인 질감을 더해가던 공포의 대상들은, 어느 순간부터 현실과 뒤섞여 서로 영향을 미치며 더 이상 현실과 구분되지 않는다. <백귀야행>의 귀신들은 사람들의 머릿 속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현실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 그것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