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물밑에서
스즈키 코지 지음, 윤덕주 옮김 / 씨엔씨미디어 / 1999년 6월
평점 :
절판


이 단편집은 한 가지 일관된 이미지로 밀고 나간다. 그것은 물에 대한 공포다. 크게 보자면 '물'이라는 한 가지로 묶을 수 있겠지만, 이 작품집에서 물은, 그리고 그로 인한 공포는 여러가지 얼굴로 나타난다.

물은 녹이 슬어가는 배수관 틈을 통해 똑똑 떨어져 기분 나쁜 얼룩을 만들기도 하고 이끼가 덮인 늪이 되어 조용하게 우리를 기다리기도 한다. 물은 평온하게 썩어가다가도 때로는 그 밑에 가라 앉은 두려운 기억들을 떠올려 보내서 절망을 만든다. 나를 질식시키고도 태연하게 고여있을 물에 대한 두려움은 본능적인 것 같다. 읽다보면 주위가 어느새습기로 가득찬 듯한 느낌이 든다. 장마철에 읽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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