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용 (반양장)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한 작품에서 절정의 경지를 보여주고, 그 외에는 다 고만고만한 범작 내지 졸작 밖에 양산해내지 못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참 많다. 내가 볼 때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그 중 하나이면서 그 대표적인 예이다. 동시에 정말 희한하게도 계속해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첫 소설 <개미>는 정말 열광하면서 읽었다. 읽고 또 읽었다. 그래서 후속작이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다가 나오자마자 읽었다.

 그렇지만 그 뒤로는 나오는 것마다 점점... 상상력의 깊이는 얕아지고 그 공백을 자기 머리 속에서 만들어낸 이상한 신비주의와 오리엔탈리즘 비슷한 걸로 때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솔직히 이 정도 수준의 작품을 쓰는 작가는 널리고널렸는데, 이름값 때문에 잘나간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제는 신간이 나와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 책 <파피용>도 뭐 전체적인 내용이나 수준은 <개미> 이후 이 작가의 전체적인 작품들과 대동소이하니 따로 언급하고 싶은 것도 별로 없지만, 굳이 피식 웃었던 부분을 들자면,

 열광적으로 거대우주선을 만들어가는 부분.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14만4천명이 타고갈 우주선을 만드는데, 그 최종형태는 80년대 초부터 있었던 '스페이스콜로니' 구상과 완전히 일치한다. 그 당시 '국민학교' 교실 뒤 게시판에도 자주 붙어있었던 내용이다. 이 프로젝트 팀에 모였다는 수많은 천재들, 지나치게 천재들이어서 과거로부터는 뭔가 배울만한게 전혀 없다고 생각했던 걸까? 기껏 30년전 아이디어 재탕하는 과정을 너무 열띄게 박진감 넘치게 그려내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작가는 정말 '스페이스콜로니'라는 존재를 전혀 모르고  이 작품을 쓴걸까? 

 마지막에 '난청'이라는 기막힌 설정 (내지는 신화적인 회귀 운명?)에 의해 이뤄지는 어설픈 이름 끼워맞추기... 할 말을 잃었다. 무슨 창작 SF동인지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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