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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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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 선집은, 이미 피츠제럴드의 단편집을 여러 권 갖고 있는 나로서는 넘길 수도 있었지만 하루키가 고른 단편과 에세이였으므로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받아서 가장 먼저 맨뒤에 실린 하루키의 말을 읽었다. 그리고 한 편씩 아껴가며 읽고 있다. 서창렬, 민경욱 두 번역가 역시 내가 신뢰하는 분들이어서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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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유령 - W. G. 제발트 인터뷰 & 에세이
W. G. 제발트 지음, 린 섀런 슈워츠 엮음, 공진호 옮김 / 아티초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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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트는 여러 작가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로 꼽는다. 나도 제발트의 소설(그의 말로는 산문 픽션)을 아주 좋아한다. 이번 책은 제발트에 대해 좀더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준비된,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였다. 공진호 번역가 역시 훌륭한 번역과 역자 후기를 보여주었다. 먼저 역자 후기를 읽었는데, 책에 대해 개관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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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이올린 색채 3부작
막상스 페르민 지음, 임선기 옮김 / 난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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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은 내게는 비극으로 보인다. 이 점에서 작가의 전작인 <눈>과는 여러모로 대비되는 것 같다.
이 작품에서도 작가는 3부 구성을 사용했다. 가운데에 액자를 두고 앞뒤에 액자 바깥의 이야기를 두었다. 완전한 음악으로서의 오페라 작곡을 꿈꾸는 요하네스 카렐스키가 바이올린을 만드는 장인 에라스무스를 만나 검은 바이올린의 이야기를 듣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1부이다.
2부에서는 에라스무스가 검은 바이올린을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궁극의 명기로서 그가 만든 바이올린은 카를라 페렌치라는 여성의 목소리를 훔쳐온 것이었다. 유혹하는 악마처럼 보이는 무례한 청년의 말에 발끈하면서 나온 그의 다음과 같은 선언은 이 소설이 비극으로 끝날 것이라는 걸 미리 말해주는 것만 같아 슬프다.

"카를라,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이올린을 만들겠어요. 오직 당신만을 위해. 내가 당신 목소리를 소유하겠어요."

바이올린이 완성되고, 카를라는 목소리를 잃는다는 것은, 결국 그의 잘못된 욕망이 카를라의 인생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랑까지 비극으로 만들고 말았음을 말해준다.
3부에서는 에라스무스의 죽음 이후, 남겨진 검은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말라는 금기를 깨고 연주를 해버린 요하네스가 자신의 유일한 오페라를 완성하고도 카를라 페렌치처럼 노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여 자신이 작곡한 오페라 악보를 불에 태워버리는 것으로 종결된다.
분명 <눈>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소설 역시 쌍을 이루는 두 인물의 삶, 혹은 사랑이 반복되면서 변주된다. 그러나 <눈>에서 두 번째 사랑은 첫 번째 사랑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는 방식으로 끝난 해피엔딩이었지만, 이 소설은 다르다. 훨씬 더 처절하고 음울하다. 왜일까.
자연의 빛으로서 3원색을 합치면 흰 색이 나오지만, 인간이 만든 물감으로 3원색을 합해서는 검은 색이 나온다. 검은 색은 심연이다. 니체 식으로 말해서 우리가 어둠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어둠 또한 우리를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전작인 눈의 색은 희고, 이번 작품에서는 검은 색인 것 같다. 심연을 들여다보면, 그 안의 어둠이 우리를 사로잡아버린다. 누구라도 헤어나올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인간으로서 우리는, 그 심연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는 존재가 아닐까. 들여다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마지막으로 문학인 시에서는 얻을 수 있었던 흰 빛의 행복이, 음악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이 작품에서는 검은 색의 비극으로 끝난다는 점이 다르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문학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음악에서는 실패하게 된다는 이야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하게 된다.

P. S.
에라스무스는 우리가 스트라디바리우스라고 부르는 위대한 바이올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의 아들인 프란체스코 스트라디바리에게서 바이올린 만드는 법을 배운다. 크레모나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액자 속 이야기에서 나는 이 소설의 이야기 층위가 한 겹 더 생긴다고 본다. 아버지의 업적에 짓눌려 더이상 바이올린을 만들지 못하는 아들의 이야기에서, 어쩌면 이 작품 속에서 해피엔딩을 맞이한 사람은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뿐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물론 아들의 비극까지는 그도 막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스타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중에서 진짜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만든 게 아닌 악기들도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상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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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지만 괜찮아 - 다시 태어난 마흔, 당당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타샤 용석경 지음 / 위시라이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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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이지만 괜찮아’는 유방암과 관련하여 유명 블로거인 타샤님이 진단 3개월 즈음 누군가는 자신처럼 힘들지 않기를 바라며 자신의 치료기록과 에피소드, 그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들, 느낌과 생각을 기록한 책이다. 어느 날 갑자기 유방암 진단을 받고 세상이 무너진 듯한 두려움과 절망감을 느끼고 있을 누군가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조금 덜 힘들었으면 하는 따뜻한 마음이 글 곳곳에 묻어 있다.

이 책은 유방암 진단과 검사, 표준치료(수술, 항암, 방사선), 표준 치료 이후 이야기, 알아두면 유용한 유방암 관련 정보로 구성되어 있다. 유방암 환자가 많아지면서 유방암 관련 에세이도 많이 출간되고 있지만 이 책이 갖는 강점은 ‘병원 선택 시 유의 사항, 유방암 항암 치료 여부 검사, 항암 치료 전 해야 할 일, 가발 선택 문제, 일상의 단백질 섭취 루틴, 케모 브레인, 암환자에게 유용한 사회복지제도’에 관한 내용 등 저자가 투병 과정에서 공부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보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아프고 힘든 와중에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현실적으로 아주 중요한 보험금 청구 관련 정보가 상세하게 나와 있어 투병 중 경황이 없을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또 표준 치료 이후에도 여러 가지 신체적, 심리적 문제를 겪게 되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암생존자 통합지지센터’에 대해 알려주고, 표준 치료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대한 경험 또한 담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저자처럼 자신도 암을 이겨내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용기와 의지를 갖게 해 준다.

이 책의 또다른 강점은 슬픔과 고통에만 매몰되어 있지 않는 유쾌한 투병기라는 점이다. 독한 항암약을 이겨내고 꿋꿋이 자란 흰머리를 발견하고 그 생명력에 감동하여 ‘흰머리 안테나’를 장착했다며 기뻐하는 모습, 암요양병원에서 유방암 ‘전우’들과 저녁 식기를 반납하며 걷기 경쟁하는 풍경을 ‘문어 레이스’에 비유하는 위트가, 책을 읽는 독자를 울다가 웃게 한다. 또한 저자가 요양병원과 자조모임에서 만난 많은 환우들의 경험을 공유하여 저자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선배 환우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진단과 치료의 단계 단계마다 ‘이보다 내 마음을 더 잘 표현할 수는 없겠다’ 싶게, 독자에게 깊은 공감과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준다. 두려움과 억울함과 분노와 슬픔을 오가며 세상에 내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절대적인 고독감에 빠져 있는 환자에게 손을 내밀어, 잠시 넘어졌지만 툭툭 털고 다시 일어나 같이 걸어가자고 말해 준다. 좋은 롤모델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환자에게 용기를 주는지, 그리고 이 길을 먼저 걸어간 사람이 건네는 친절한 가이드를 따라서 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느끼게 해준 책이다. 선의로 가득한 이 책의 세계 안에서 읽는 내내 고마웠다.

- 우리가 항상 다짐했던 말, “시간은 울어도 가고, 웃어도 간다. 기왕이면 웃자.” 암에 걸린 것도, 항암을 하는 것도, 머리카락이 빠지고 부작용에 힘든 것도, 그 어느 것도 선택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보낼지는 우리가 결정하는 거니까. 번쩍번쩍 빛나는 머리로 모여서 웃고 떠들다가도, 누군가가 진단받던 순간을 이야기하면 함께 울었다. 그러다가도 엉뚱한 멘트에 눈물 닦으며 웃고, 갑자기 컨디션이 다운돼서 슬며시 침대로 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가족도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그 느낌, 우리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다. (1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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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는 몸 - 몸을 알아야 몸을 살린다
이동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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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있는 주제라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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