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회용 가족 ㅣ 햇살어린이 74
이봄메 지음, 박연경 그림 / 현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회용 가족
이봄메 ㅣ 현북스
일회용 가족은 무슨 의미일까 제목에서부터 임팩트가 느껴진 현북스 신간 동화책,
가족과 일회용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되는데 과연 어떤 내용일까~
궁금증을 가지고 읽다보니 첫 내용부터 푹 빠져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 나갈 수 있는 가슴 따뜻한 동화책이였다.
일회용품이 넘쳐나는 시대, 돈만 있으면 뭐든 다 되는 세상에서 이제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가족까지 생겨났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가족, 정상 가족을 꿈꾼다.
하지만 그런 가족에 대한 환상이 클수록 그렇지 않은 가족에 대한 차별의 시선도 커지고 있다는 작가의 말을 읽으며 가족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해보게 되었다.

나, 건우, 혁이는 삼벤저스라고 불린다.
나 박도진은 수수께끼 박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 수박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삼벤저스가 놀이터에서 놀고 있는데 도진이 할머니가 지나가신다. 멋내고 어디를 가시는건지 궁금한 수박이 친구들,
수박이는 일하러 가신다고 둘러대는데 사실은 가족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족이 돼주는 가족 알바를 가시는 길이였다.
가짜 가족 행세라니, 잠깐이지만 나의 할머니가 다른 누구가의 가족이 되는게 싫은 도진이였다.

토요일, 할머니와 길을 나서는 도진이.
둘 다 대형 복합몰에 가는 거지만 목적이 달랐다. 도진이는 인기 아이돌 탠저린 앨범 발매 기념 사인회에, 할머니는 칠순 잔치에 하객 알바하러 가는길이다. 워낙 인기있는 아이돌 탠저린이다 보니 사인회에서 도진이한테까지 차례가 오지 않아 사인 못 받고 기운 쭉 빠진 채로 집에 갈까 하다가 배도 고프고 할머니 알바가 궁금하기도 하여 할머니가 알바가신 칠순 잔치가 열리는 곳으로 찾아간다. 할머니가 더 열렬한 팬이여서 기대했던 탠저린의 사인을 못 받아 온 도진이에게 실망이 가득 하였지만 손자가 배고프다는 말에 어쩔 수 없이 도진이 손을 잡아 이끌고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도진이는 신기한 연회장 이곳저곳을 살펴보다가 고희연 주인공 할아버지네 가족 중 친구를 발견하게 되어 화장실로 피하지만 친구인 은설이는 엄마, 아빠가 하객 알바를 쓴 사실을 도진이를 통해 알게 된다. 여기서 만난 건 서로 비밀로 하자고 하고 헤어진다.

층간 소음으로 실랑이가 있는 집에 사과 알바를 하러 간 도진이 할머니는 연신 사과를 하시다가 알바를 끝내고 돌아오셨다. 도진이 역시 학교에서 친구와 겪은 일로 기분이 안 좋았는데, 선생님이 무조건 사과를 받아들이라고 한 부분을 할머니에게 이야기 하니 할머니가 이야기 해주시는데 그 부분을 읽으며 나도 잠시 생각해보았다. 아이들이 서로 다투면 사과시키고 화해시키는 과정에서 상대방이 사과했으면 받아줘야지라고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엄마가 화해하라고 해서 억지로 서로 사과하고 받아주는 과정을 몇 번 경험했던 터라 "진심이 담기지 않은 사과는 용서하기를 거부할 수 있다. 네 마음이 중요한 거다" 라는 동화 속 말에 그 동안 아이의 마음보다 화해만 강요했던건 아닌가 잠시 생각에 빠졌었다.

방과 후 축구교실이 끝나고 교문을 나서는 도진이, 은설이가 떡볶이 쏜다며 분식집으로 함께 향한다.
떡볶이 먹으며 도진이 할머니 정말 멋지다고 은설이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은설이가 자기 엄마, 아빠는 별거 중인 쇼윈도 부부라며 사실은 이혼했다고 말해준다. 할머니 알바에 따라가서 봤던 은설이 외할아버지 칠순잔치도 이혼했으면서 남들 속이고 잔치를 치뤘다고 이야기를 하는 은설이를 보며 도진이는 왜 나한테 이런 비밀을 털어 놓을까 부담을 느끼고 어색해져 떡볶이만 먹는다. 은설이가 진실게임 하자며 비밀을 털어놓았으니 이젠 네 차례라고 하는 바람에 엄마, 아빠가 여섯살때 돌아가신 이야기를 꺼낸다. 그러고는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 수수께끼를 내는 박사 도진이.
모래가 울면 나는 소리는?
.
.
.
.
.
.
.
.
.
흙흙흙흙흙흙
아재개그 좋아하는 도진이 덕분에 중간중간 피식 웃으며 재밌는데? 생각했다.
할머니가 하객 알바에서 이모역할을 맡았던 신부 최보금 누나를 위해 묵은지와 총각 김치를 가져다준다.
식 끝나고 LA로 가신걸로 돼 있는데 여긴 어쩐일이시냐며 떨떠름한 보금이 누나. 참다 못한 도진이가 우리 할머니가 뭐를 그렇게 잘못했냐며 나서고 기분이 상한채로 돌아온다. 며칠 뒤 할머니가 주신 김치로 시댁 식구들 집들이 했다가 칭찬 받았다는 보금이 누나의 전화를 받은 할머니는 기분이 좋아진다. 주말 아침, 내일이 보금이 누나 생일이라며 미역국과 반찬을 준비하시 할머니. 도진이는 할머니가 오지랖도 넓다고 생각한다.
은실이와 할머니와 함께 콘서트에 가기로 한 도진이. 힙한 할머니는 인싸가 되어 기자와 인터뷰를 하게 되고, 방송 탄 할머니를 본 보금이 누나 시댁식구들은 뒤집어 지고 보금이 누나는 난처해진다. 가족이 깨질뻔한 상황까지 가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시부모님께 솔직하게 털어놓고 용서를 구해 일단락되어 보금이 누나 부부는 할머니를 찾아와 고기를 구워먹으며 정말 가족처럼 훈훈하게 마무리된다.
동화책을 끝까지 읽고나니 왜 제목이 일회용 가족인지, 여전히 정상 가족과 비정상 가족으로 나누는 차별의 굴레는 진행중이구나
나도 그런 적은 없었는지 한 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다.
현북스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