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에 은퇴하다 - 그만두기도 시작하기도 좋은 나이,
김선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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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은퇴, 직장인들이 바라면서 동시에 두려운것이다. 

은퇴하고 한가로이 쉬고싶다는 생각을 하고 꿈을 꾸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은퇴하면 안될것 같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회사를 다닌다.


저자는 동아일보 기자로 10년간 열심히 지냈다. 주도적으로 일하는건 잘 못해도 

시키는 일은나름 잘 해왔는데 40살이 되던해에 알수없는 충동으로 사직한다.

(회고해 볼때 5년차 기러기 아빠로 지내는것에 회의감이 들었다고 한다)


아내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고 막연히 잘 될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천천히 지냈다.

하루하루 매우 바쁘게 살던 기자가 미국에서 할수 있는 사무직은 없었다.

1년간의 백수생활 끝에 뭐라도 해야 겠다 싶어서 일자리를 찾아봤는데 사무직 일자리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조급해진 그는 농사 인턴직! 에 지원한다. 이마저도 집근처의 농장은 떨어지고 

조금 먼곳의 농장에서 일하게 되는데 농사일을 한번도 안해봤던 지라 한달정도 일하고 

손목이 아파서 그만둔다.

그리고 다른길을 모색한다.


먹고는 살아야 겠고 현실적으로 미국에서 사무직으로취업은 불가능에 가깝고 

한국은 가기 싫다.

그렇다면 할수 있는게 뭘까. 귀농으로 자급자족하면서 사는것으로 결론 내렸다.


한국, 미국 어디서 귀농할지 고민끝에 미국에서 더 지내기로 했다. 이때부터가 고난의 시작이다.

본인은 크게 모나지 않은 성격이라 생각했지만 정 반대의 성향을 가진 아내와 사사건건 

다투게 된다.


집을 꾸미네 마네, 농사기구를 좋은것을 사네 마네, 페인트 칠을 하네마네등 

정말 사소한 것 가지고 싸우고 이혼의 문턱 까지 밟아보기도 한다(농담이 아님)


우여곡절 끝에 귀농을시작하고 저자는 대외적인 직업이 없는 상태를 유지한다. 

대신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한다. 그러면서 집에 없앤것들이 많다 버는게 없으니 

그에 맞춰서 없앴지만 상당히...독특하다.

1. TV

2. 스마트폰

3. 전자레인지

4. 건조기

5. 식기세척기

6. 인터넷 

7. 커피 


저자는 돈이 없던 사람도 아니고 (메이저 신문사 기자였으니 수입이 적진 않았을 것이다)

지극히 한국적인 식단을 좋아하고 남자지만 쇼핑을 좋아하고 옷과 신발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수입이 없는데 동일한 삶을 유지할 수 없음을 깨닫고 단번에 끊기로 했다.


서서히 끊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자신은 의지력이약하다는 것을 알고 단번에 끊어버렸다.

처음에는 죽을것 처럼 힘들었지만 죽지 않았고 며칠 지나니 없어도 잘 산다더라


스마트폰이 없어서 카톡이 없지만 (피쳐폰을 쓴다) 처음에는 지인들 사이에서 소외될까 두려웠지만

어떻게든 연락할 사람은 연락하게 된다고 한다.


TV는 갈등이 많았던 물건인데, TV를 두려면 거실을 시청공간으로 내줘야 한다.

이게 없으면 방 3개 쓸걸 2개만 써도 된다.  TV는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드는 미디어로 

 TV를 없애고 가족과의 대화시간, 멍때리는 시간, 책읽는 시간을 늘렸다.


전자레인지가 있으면 조리가 간편해지고 좋지만 조금 불편하더라도 

즉시즉시 만들어먹는 수고로움을 택했다. 덕분에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하지도 않고

딱 먹을만큼만 먹게 된다고


인터넷은 아내와 논의후 정 안되면 다시 설치하자고 할 정도로 망설임이 컸는데

인터넷으로 주로 하는건 페이스북과, 유투브, 스포츠 기사정도라는 것을 알고 

과감히 해지한다. 

다음날의 날씨를 못보는 것이 아쉽지만 매일 동네 도서관에 가서 

1시간 서핑을 왕창하면 그 이후에는 딱히 할것도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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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유는 뭘까 행복하려고 아닐까 싶다. 

저자가 작정하고 회사를 그만둔건 아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면서 정작 행복해야 할 가족과는 소외되고

둘째딸의 물음에 스마트폰을 보면서 대답해서 '아빠 건성으로 대답하지 말고...' 라는 말을 듣기도 

했던 사람이었다.


언제 행복할 수 잇을까? 일년에 한번 하는 해외여행에서? 아니면 쇼핑을 왕창할때?

저자는 이 모든것을들 다 해봤떤 사람이다.

근데 일년에 한번 여행에서 기쁘는거 좋고 그럴수 있다면 하면 되지만 저자는 그럴 상황이 안된다.


대신 매일매일 가족과 대화하고 삶을 나누는 시간을 늘렸고 

물질은 안쓰고 안 입어보고 하니까 비워지게 된다고 했다.


이제 기술이 좋아져서 옷이든 시계든 신발이든 차든 종류를 불문하고 

몇백만원짜리 명품이나 몇만원짜리 기성품이나 '기능' 만 보면 큰 차이가 없다.

현실에 눈을 뜨고 적응하는 저자의 매일매일이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하고싶지만 못하는 것들을다 실천해버려서 정말 재미 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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