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안죽어

괜찮아, 안 죽어 - 오늘 하루도 기꺼이 버텨낸 나와 당신의 소생 기록
김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이책을 뭐라 해야할지...우선 저자는 동네 병원 개업의사다. 자신의 일상에 대해서 에세이 형식으로

글을 썼는데...재밌다! 매우재밌다!

​의사양반이 글까지 재밌게 쓰면 반칙 아니여...

젊은시절 응급실에서 근무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응급실은 위급한 사람들이 오기에

책속의 저자말대로 사지가 잘려서 와서 치료도중 피가 솟구쳐서 천장까지 튀는 사람도 숱하게 봤고

30분간의 응급처치 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상당히 많은 환자들이 죽는것을 본적도 있다.

예전부터 알던, 본인의 어머니를 돌봐주시던 동데 병원 의사가 은퇴하면서 자신의 의원을

인계할수 없겠냐는 물음에 거절 하고 싶었으나 어쩔수 없이 받아들여서 개업의가 됐다.

딱 생각해봐도 응급실과 동네 의원은 너무도 다를것 같지 않은가?

실제로도 그렇다. 처음에 저자는 오는 사람들중 대부분을 응급실 스타일로 

"이러저러한 증상이 있어? 그럼 여기 전문병원으로 가세요 저기로 가세요" 라고 말하며

환자들을 내보내는? 일을 했다. 그때 자신은 가시가 돋혀 있었단다.

어쩔수 없이 병원에 오긴 했지만, 말도 안통하는 할머니들과 이야기 하는 것도 싫고

지방(일산으로 추정되나 깡촌이라고 한다) 깡촌에서 일하는 것도 싫고...

언제고 망하면 응급실로 돌아가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었다. 본인의 노력도 있었겠으나, 저자를 바꾼건 환자들이다.

냉정하게 의사는 환자에게 의료서비를 제공하고 돈을 받는다. 그런데 이 행위가

몸을 낫게 해주는 서비스다보니 사람들은 의사에게 상당한 고마움을 느끼고 한 두수 접어주게 된다.

그런 할머니들이 그를 바꾸게 했다.

처음에는 말귀도 못알아듣고 죽는다고 불평하는 할매들이 싫었는데

힘들다면서 먹을거 가져와서 주고가고, 고맙다고 인사하는 할매들을 보면서 저자도 마음이

변한게 아닌가 싶다.

몇가지 에피소드로 보자면 저자는 환자들에게 인정 받는 의사인것 같다.

버스로 한시간가랑 걸리는 지역에서 중학생 환자가 계속해서 온다.

아버지 추천으로 처음에 왔는데 너무 먼데서 오고 어디서나 진료받을수 있는

중하지 않은 질병이라 앞으로는 동네 병원으로 가면된다고 했는데도 그 학생은

'여기약이 잘들어' 라고 말했단다.

(실제로 약은 처방전이 있으면 다른 약국에서도 살수 잇지만,,,)

응급실을 떠나서 죽음과는 관계없는 진료를 하리라생각했지만

환자들이 할매 할배가 많다보니 또 죽음을 경험한다.

한 할매 환자가 계속 오다가 안와서 '이제 건강하게 잘 지내나' 했는데 아들이 와서는

어머니 돌아가셨다고 한다거나. 또는 남편이 죽고 할매가 와서 이야기 해준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들을때는 내가 경험한것도 아닌데 짠해진다.

재미 있으면서 마음이 푸근해 지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