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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 (스페셜 에디션, 양장) - 창조는 편집이다
김정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8월
평점 :
몇년전부터, 아니 꽤 오래전부터 (아마 인터넷의 발명 이후인것 같다) 지식은 그 아는양이 중요한게 아니고 그걸 어떻게 조합해서 사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것을 "에디톨로지" 라고 명명명했다. 단순한 편집이 아니라 인식의 패러다임까지 건드리는 넓은 영역을 아우른다.
1. 지식과 문화의 에디톨로지
- 세상은 지식 생산자가 아닌 편집자에게 더 많은 권한이 부여되고 있다. 신문사의 기자들보다 기사를 게시하는 권한을 가진 포털의 힘이 더 커지고 있는것을 보라
- 00년대 초 큰 화제거리였던 황우석 박사 사태, 이 사건에서 대부분 모르는 사실은 황우석
이 사기를 친것 보다도 그것을 밝혀낸 근원지가 디시인사이드라는 인터넷 게시판이라는
것이다. 소위말하는 잘나가는 "박사" 의 논문을 일개 네티즌이 파헤친 것이다.
- 컴퓨터 마우스는 엄청난 발명품이다. 그전에는 A에서D로 가려면 반드시 B, C를 지나야
했지만 마우스 발명 이후로 전혀 다른 맥락의 폴더를 열어서 시각적으로 화면의 전환 (인식의 전환) 이 가능해 졌다.
- 저자의 독일 유학 시절 지도 교수는 "너의 이론은 무엇인가" 를 물었다. 학생이니 나의
이론을 배워라가 아닌, 너만의 생각을 갖으라고 말했다.
한국적 교육체계에서는 이런생각을 하기가 어렵다. 독일은 문화와 토양 자체가 다르다.
- 한국 학생들은 노트필기를 매우 빽뺵하게 잘한다. 그리고 강사의 말한것을 의심없이
흡수하려 한다. 독일 학생들은 노트필기가 아닌 카드 필기를 한다. 작은 메모지 같은 카드
에 키워드 위주로 필기를 하고 거기에 자신의 생각을 곁들여 적는다. 이것을 모아서 나중에 훑어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 과거에는 백과사전 같은 계층구조식 트리형 지식이 대세였다. 계층구조에 체계가 있어 상위 계층구조는 아무나 접근하지 못했다.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권력이다.
이제는 지식의 수준과 레벨을 나누기 어렵다. 계층적으로 나뉘기 보다는 네트워크식으로 산발적으로 엮이기에 위키피디아 같이 편집권한을 다수가 갖는 형태의 지식체계가 대세가 됐다
(90년대에 비하면 중요도가 덜해졌지만 여전히 정보는 중요하다. 어디서 싼 나이키 신발을 살수 있는가?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이 싸고 온라인 보다는 아울렛이 싸다. 아울렛을 직접 가지 않고도 인터넷으로도 구할수 있다. 그리고 해외직구도 할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방법 자체를 몰랐다면, 이제는 방법은 인터넷에 다 퍼져있다. 방법을 찾기 쉽다. 접근성 자체는 향상됐다. 그렇다고 정보 자체가 중요하지 않은건 아니다)
- 만화 산업의 으뜸 일본만화는 미국만화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미국만화는 한 페이지에 들어가는 그림의 수가 대체로 정해져 있고, 글자도 상당히 빽빽하다. 책읅 읽는 것에 더 가깝다. 반면 일본 만화는 그런 제한이 없다.
영상을 만화화 한것에 가까워 한페이지에 들어가는 컷수도 매번 다르고, 말풍선의 위치도 정해져 있지 않다.만화를 영상에 가깝게 편집하여 얻어낸 결과다.
2. 관점과 장소의 에디톨로지
- 관점과 습관이 중요한 이유, 우리가 생활하는 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된다.
한국 사람들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글을 쓰기 때문에 이미지, 글을 볼때 왼쪽부터 본다.
왼쪽얼굴은 웃고 오른쪽 얼굴은은 슬퍼하는 그림이 있다면 한국인들은 대체로 웃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을 쓰는 문화권의 사람들은 반대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 위의 사례를 다른곳으로 적용하면, 한국인과 일본인의 문화는 다르다.
우리는 커피숍, 식당에가서 큼직큼직하게 앉는다. 두명이서 네명테이블 쓰는경우가
일반적이다.일본은 그러면 큰일난다. 테이블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심지어 회사에서도 파티션이 없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여성들은 가방걸이 고리를 휴대하고 다닌단다. 보통 의자 아래에 본인 짐을 둘수 있는
바구니가 있다.
- 좁은 땅덩이로 인해 집이든 식당이든 뭐든 장소가 협소하다보니 다닥다닥 붙어서
생활하게 됐고 그로인해 상대를 배려하는 문화가 생길수밖에 없다. 서로 싸우지 않기위해
한국인은 그정도는 아니고...그렇듯 하지 않은가?
- 일본인이 섬세하고 작은것에 집중하는 이유를 뒷받침 하는 근거는 또 있다. 일본은
다다미 문화다. 다다미는 젖으면 끝장난다. 썩기전에 물기를 닦아줘야 한다.
애기를 키우면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젖지 않도록 작은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반면 한국은 장판문화라 그냥 닦아내면 된다.
- 요즘 부쩍 많아진 편집샵은 네트워크식 계층구조의 대표주자다. 백화점의 경우 트리식 구조다. 남성복 여성복 운동복 식으로 카테고리가 분명하게 나뉘어 있다. 반면 편집샵의 경우 매장매니저의 생각과 의도에 따라 제품이 분류되어 있다. 만년필과 면도기가, 가죽구두와 카메라가 같이 진열될 수도 있다.
예측할 수 없는 분류로 인해 뜻하지 않은 곳에서 생각지 못한 물건을 만날 수 있는것이 편집샵의 장점이다.
3. 마음과 심리학의 에디톨로지
- 심리학과 정신분석에 대한 조금 어려운 이야기가 있다.
(저자가 책의 서문에서 3장은 비 전공자에게 어려울것이라고 예고는 했다.)
- 가장 마지막에 인상깊은 내용이 있다. "책은 끝까지 읽는것이 아니다" 라는 충격적인
문장. 끝가지 읽어야 한다면 목차가 있을필요가 없다(저자의 주장) 우리가 능동적으로
어부분을 무엇을 위해서 읽을지 파악하고 있다면 목차를 보고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으면 된다.! 책을 끝까지 읽는것은 현대 사회에서 다소 미련한...짓이다 라고 저자는
말한다 (충격적이군...)
4. 기타 - 김정운의 생활
- 현재 일본에서 혼자 거주중이다. 중년 남성을 위한 만화를 그릴 목적으로 갔는데
그림 선생이 만화만 그리기엔 아까우니 미술을 해보라는 권유에 빠져 그림을 그린다.
- 그 과정에서 일본어도 서툴고 나이도 자신의 아들보다 어린 친구들과 같이 있다보니
친밀해지기가 어렵단다. 먹을것도 사주고 초대해서 식사를 해봐도 그때뿐 어느새 혼자가 되어있단다. (짠하다)
- 글쓰는 그의 서재모습을 공개했는데, 글쟁이로 사는만큼 작업장소가 대단하다.
LG모니터 두대를 붙여서 듀얼모니터를 쓰면서 태블릿 피시도 동시에 쓴다.
이유는 어떤 내용을 적으면서 반드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는 경우 듀얼모니터를
쓰는게 좋단다.
- 자신의 서재에 있는 수많은 책의 대부분은 본인도 다 보지 못했단다.
필요한 부분만 본게 대부분이다.
어떤책은 '편집' 이라는 단어 하나만 보고 그 문맥을 파악한 후에 다시
보지 않은 책도 있다.
- 책을 읽을때는 깨끗하게 읽을 필요 없다. 반드시 읽으면서 자신의 생각을 기록해야
본인의것이 된다. 책을 읽고 다시 팔기위해서 깨끗히 보는 사람이 많은데 의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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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이 볼때는 "교수" 라는 인지도 높고 존경받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나 저자는
자신역시 보통의 중년 남성과 동일하다고 말한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으며 우리가 가진 지식을 편집해서 새로운 정보를 만들고
또는 지식을 편집해서 어떤 사실이 왜 그러한지 역으로 근거를 추리해보는 재미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