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킁킁가게

(39회 샘터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글, 혜경 그림

샘터, 2018

 

기억은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시각, 청각, 미각, 촉각 그리고 후각을 통하여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엄마라는 단어 안에는 엄마의 모습, 목소리, 엄마표 된장찌개, 거친 손, 화장품 냄새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받아들인 많은 것들은 의식 아래 잠겨 있다가 어느 순간 의식 위로 드러납니다. 골목길을 지나가다 맛있는 된장찌개 냄새를 맡으며 엄마를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기억은 한 가지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줄줄이 소시지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수면 밖으로 뛰쳐나옵니다. 엄마가 불러주던 자장가, 샴푸냄새, 눈물 흘리던 모습, 학교가라는 목소리, 목욕탕에서 만져 본 말랑말랑한 뱃살도 차례로 떠오릅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기억은 마지막 희망입니다. 소중한 사람을 연상할 수 있는 무엇이라도 있다면 꽉 움켜쥐고 놓고 싶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동화 속 주인공 찬이와 아줌마에게는 냄새가 그런가봅니다.

 

찬이와 아줌마는 각자의 추억을 찾아 매일 아침 가장 일찍 킁킁가게를 찾습니다. 둘은 서로의 아픈 마음을 이해해주는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냅니다.

 

찬이는 엄마라는 단어에 아줌마를 추가해 넣습니다. 아줌마에게서 나는 냄새, 찬이를 도닥여주는 아줌마의 마음에서 엄마를 떠올렸거든요. 이제 찬이에게 엄마는 더 이상 아프기만 한 단어는 아닐 겁니다. 아줌마도 비슷합니다. 아이에게 사랑을 주는 기쁨을 찬이를 통해 이어나갈 수 있게 되었거든요.

 

상실의 아픔을 공감하고 극복할 수 있게 만드는 따뜻한 동화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