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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생태사상가 - 2020 우수콘텐츠 선정작
황대권 외 27인 지음, 작은것이 아름답다 엮음 / 작은것이아름답다 / 2020년 11월
평점 :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언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의기소침하거나 곧잘 포기해버리는 것에 스스로 늘 불만이었다. 글을 사랑하지만 글쓰기는 언제나 고통이고 부끄러운 일이었다. 사람들은 명상이든 글쓰기든 어떤 형태의 예술이든, 자기 내면을 목소리를 듣고 거울삼아 볼 수 있는 것들을 선택한다. 나는 언어의 영역을 조금 넓히고 읽고쓰기에 발란스를 맞추고자 하는 목표로, 올해 책을 읽기로 했다. 독서를 목표로 두는 것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반드시 읽고 이야기해야 할 것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삶에 늘 그다지 희망차지 않고 미래에 대한 고민도 특별히 해본 적이 없었다. 늘 “지금 이 순간”을 외치며 순간순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는 편이었다. 특히 미래세대에 대한 고민은 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나 자신이 지구환경을 훼손하고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생각도 특별히 해본 적이 없다. 일상을 심각하게 돌아본 것은 기후와 바이러스 이슈가 심각해진 최근 몇 해이며,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 부터이다. 아이는 삶에 의지를 갖게 하고 타인과 모든 생명을 돌아보게 한다. 매일 아침 미세먼지와 바이러스 수치로 시작하는 하루하루를, 더 이상 한 살 더 먹었네, 이렇게 10년 20년 흘러 내가 늙고 아이가 자라나는 나날로만 바라볼 수 없게 되었다. 시간과 나날의 숫자는 더 이상 개인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가 죽어가는 숫자이다.
지금의 위기를 겪으며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어떤 조화로운 삶을 살 것인가로 구체화되었다. 지금 이 재난의 시대에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면 이 책이 어느 정도 방향을 제시해주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대안사회를 연구하고 실천해온 생태운동가, 과학자, 환경운동가, 유기농업농부, 대안농업교사, 대안교육가, 생태영성운동가, 사회학자, 생태문학가, 적성기술연구가, 생태주의여성학자, 경제학자가 동서양 생태사상가 28명을 우리나라 생태환경 현실에 비춰 소개, 그들의 생태적 질문과 성찰을 살펴보며, 인류 앞에 놓은 생태적 위기의 실체를 보여준다. 지구를 파국으로 이끌어온 문명에 대해 반성하며 우리 생각과 삶의 방식을 바꿔야하는 이유를 밝힌다.(책소개글 옮김)
책은 오늘날 위기를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이론과 사상, 구체적인 방식을 제시한다. 어떤 챕터는 술술 읽히고 어떤 대목은 영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기술이나 경제, 과학 같이 개인적으로 관심 밖의 분야는 집중력이 떨어지고 막히기도 했다. 읽고 싶은 챕터를 우선으로 골라서 읽다보니 어느새 어려워서 반복해서 읽다 만 챕터까지 읽고 있었다. 답답함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책 한권을 읽었는데 수십 권의 책을 읽은 것 같다. 인물 한명 한명의 저서를 소개하고 있는데, 각 분야의 고전이고 필독서일 책들을 이렇게 알기 쉽게 이야기하다니, 어렵지 않아서 좋다. 간결하고 분명하게 요약 풀어내고 있다. 다른 책도 읽고 싶어졌다.
주옥같은 말들이 많아 밑줄 죽죽 그으며 보다가 마음에 훅 와 닿는 글이 있었다. “사랑한다면 지켜야한다” 이 문장이 무엇 때문인지 그냥 마음깊이 너무나 와 닿았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이것저것 규탄하는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답답함에 언어가 필요하다면 <지구별 생태사상가>를 적극 추천한다. 자신의 생각이, 마음이, 길이 분명한 사람은 방황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