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의 울음소리 - 한국어로 읽는 중국동화 엄마나라 동화책
류리리 지음 / 아시안허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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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만리장성의 울음소리>는 중국 전래동화이다. 만리장성에 얽힌 이 이야기는 중국 민간에서 전해지는 가장 유명한 네 가지 이야기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한다.


  범희량과 맹강녀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다. 둘의 결혼식 날, 범희량은 갑자기 나타난 병사들에게 끌려가서 만리장성 쌓는 일에 동원되고, 맹강녀는 이후 눈물로 지내며 남편을 그리워 한다. 몇 년이 지나도 남편에게서 소식이 없자, 맹강녀는 남편을 찾아 직접 만리장성까지 간다. 하지만 그곳에서 남편의 유골을 발견하고 엉엉 운다. 그 순간 기적처럼 만리장성이 무너지고 진시황은 만리장성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그곳을 찾아간다. 진시황은 울고 있는 맹강녀를 보고 첫눈에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결혼을 제의한다. 하지만 맹강녀는 결혼의 조건으로 남편의 장례식을 격식갖춰 치뤄달라고 요구한다. 진시황은 맹강녀를 차지하기 위해 그녀의 소원을 들어주어 범희량의 장례식을 치뤄주고 이를 확인한 맹강녀는 곧장 바다로 뛰어들어 자살한다.

 

 줄거리는 우리나라 전래동화와 많이 비슷하다. 나라가 다른데 비슷한 내용의 동화가 있다는게 신기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의 겉모습이나 문화는 달라도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정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중국에 대해서 또한 중국 사람들의 문화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만리장성을 쌓을 때에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동원됬으면 이런 이야기가 전해 내려올까 싶다. 황제의 욕심으로 지은 만리장성에 얼마나 많은 백성들이 희생되었을까 생각하면 안타깝다. 왕이 첩을 많이 두고도 또 결혼하려는 욕심이 과해서 벌을 받는 이야기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대부분의 이런 류의 이야기에서는 여자가 한 남자에게 절개를 지키고 결국 희생하는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부조리한 현실이나 상황이 바뀌는 줄거리였다면 더 좋았을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남의 아내를 아무렇지도 않게 빼앗는 진시황의 태도에 화가 나고 이런 폭정 아래 참고 희생하는 백성들이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가 통일 이후 15년, 진시황 사후 3년 만에 무너졌는데 그 책임은 거의 진시황에게 있다고 한다. 진시황은 백성들을 무시하고 더욱 엄격한 법을 실시했으며 거만했다.  또한 당시 만리장성 건설에 150만, 아방궁와 진시황 묘를 건설하는데 70만, 그밖에 수많은 도로, 교량 건설에 동원되느라 농사를 지을 농민이 부족해서 진나라가 멸망했다는 말도 있다.

 

  책의 앞부분은 한글과 한자, 두 나라의 글자로 쓰여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과 중국 사람이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고, 뒷부분에는 영어로 된 번역본도 실려 있어서 영어공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어서 사람들에게 추천을 하고 싶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아시안허브' 라는 단체를 통해서다. 아시안허브는 이주여성의 한국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각종 캠페인 및 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인데, 몇 년 전 봉사활동을 찾다가 우연히 알게 된 이후 나는 매년 한 가지씩 이 곳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위한 인형도 만들어보고 연말에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기도 하였다. 올해는 이주여성들의 모국의 전래동화들을 읽고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 중에 가장 많은 나라가 중국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에 관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해마다 늘어나는 다문화가정의 여성들과 아이들의 숫자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그들에게 호의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이주 여성들과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이해하기 위해 책을 통해 그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엿보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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