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SF 고전 중의 고전, 제 가치관에도 가장 큰 변화를 주었던 책인 《기억전달자》의 그래픽 노블을 어젯밤 한 장 한 장 넘기며 다시 읽어보았다 :)

예전에 소설을 읽을때와는 달리, 그림으로 표현된 이야기를 읽어나가니 조인공 조너스가 사는 세계가 더 잘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영화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는데, 그 중 최고였던 점은 바로 무채색이었던 세상이 점차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을 하나 둘 보여줘서 오히려 영화보다 소설에 더욱 충실했던 느낌? 영화는 색보다는 인간의 감각이나 감정, 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주로 나왔는데, 만화형식이다보니 색까지 표현이 가능해서 그런지 책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담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가브리엘과 함께 통제된 마을을 뒤로 하고 떠나는 조너스를 보며, 나라면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소설을 읽다보면 입체적인 인물들을 만나기 쉽지 않은데, 몇 년동안 믿어왔던 사실이 부정당하는 과정에서 생긴 두려움을 용기로 승화시켜 새로운 세상을 찾아떠나는 주인공이 참 대단하다고 밖에...!

이 소설의 오랜 팬으로서 색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다시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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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로하, 나의 엄마들 (양장)
이금이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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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년전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을 떠나 일본을 거쳐 사진으로만 본 하와이의 신랑을 만나 결혼하는 여정과 결혼 후 생활을 담은 이야기이다. 의병으로 활동하다가 목숨을 잃은 아버지의 빈자리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버들, 양반집에 시집갔다가 두달만에 남편이 지병으로 죽어서 졸지에 과부가 되어버린 홍주, 무당 금화의 손녀이자 아버지가 누군지 몰라 동네아이들에게 엄마 옥화와 함께 돌팔매질을 당해야했던 송화가 하와이 한인 1세가 되어 살아간다. 진짜 너무 재미있어서 술술 읽히는 책이라서 코로나로 답답해진 나의 마음을 달래주는 느낌이었다.

예상과는 전혀 다른 소재로 풀어나가는 세 여자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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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순간들 - 박금산 소설집
박금산 지음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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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야기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면 금새 2차 3차 가공이 되어 다양한 매체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정말 많다. 특히 웹소설이나 웹툰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어 이야기의 파급력이 더욱 커지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만큼 이야기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거다. 하지만 어떻게 이야기를 써야 사람의 마음을 빼앗아 버릴까.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제발 다음편 좀 빨리 내달라고 하는 원성을 자아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까.

세상살이의 희노애락을 재밌게 풀어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는 있지만, 어떻게 해야 깔끔하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소설로 탄생시킬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에겐 정말 알맞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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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시대의 탄생 - 1980년대의 시간정치
김학선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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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곧 돈인 시대에서 시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박한 평가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곳곳의 나라들이 시간과 관련된 속담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시간의 중요성은 강조하는 게 입이 아플 정도이다.

시간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사회적 의견 일치가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했는데, 여러 사람들 간의 동의에 의해 만들어진 시간관념이 생기고 측정이 가능해지고 남의 시간까지 살 수 있는 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그러한 생각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정권의 당위성을 인정받고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시간과 관련된 정책들을 수립하는 것. 국영방송의 텔레비전 편성표를 만들기 위해 국민들을 대상으로 생활시간을 조사하는 것. 법정기념일을 제정할 때 정치적인 이유를 근거로 노동자의 날을 없애버리는 것. 시간을 제도화해서 생활리듬을 통제하기 위한 1980년대 신군부세력의 눈물겨운 노력(?)의 일환임을 알게 되었다. 하긴, 왕이 나라를 다스릴 때 연호를 사용하거나 각종 국가기념일을 만든 이유도 왕권강화나 국가구성원의 결속을 위한 것임을 감안하면, 언제 쿠데타가 일어날지 모르는 군부세력이 왜 그러한 정책을 펼쳤는지 이해가 가긴 한다.

책이 소논문에 가까운 구성이기도 하고 근현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라 쉽게 읽히지는 않았지만 잠시 잊고 있었던 근현대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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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져도 상처만 남진 않았다
김성원 지음 / 김영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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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 있다.
카페에서 에세이를 읽으며 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스크를 썼으니 망정이지.

저자가 겪었던 고통스러움이 너무 공감되어서
함께 받은 책갈피가 오래 꽂혀있을 이유가 없었다.
인생의 슬픔을 겪고 나면 공감능력이 극대화되는 걸까.
‘슬픔을 아는 사람들이 아름답다.’는 말은
내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예전에는 항상 행복한 일만 인생에 가득하길 바랬다.
승승장구하며 성공만이 내 삶에 가득차길.
하지만 슬픔을 아는 사람들은 안다.
행복한 삶의 태도는 저마다의 슬픔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당연한 것 같은 것도
사실 어느 것 하나 당연하지 않고 소중하다.

슬픔이 있기에 행복이 있다는 것,
이 세상엔 생각보다 감사할 일이 많다는 것,
슬픔을 통해 더 큰 사람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은
정말 아름답다.

인간관계에 지쳤거나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나날이 반복되는 당신에게,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끝없이 길고 어둡기만 터널도
출구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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