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강신주 지음 / 사계절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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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철학적인 주제는 왠지 어렵게만 느껴왔었는데 이 책을 통해 조금은 가까워진 느낌이다. 내가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내용들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인생을 살아가면서 한번쯤 고민해봤을 생각들을 예전부터 고민해왔던 선인들을 만나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이었다. 살아간다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진 않은 모양이다. 그리고 살아가며 겪었던 고민과 갈등은 인간이 존재하는 동안 늘 만나게 될 것이라는 점이 왠지 모를 안도감을 준다. 내가 걱정하고 있는 일들은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일일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저자는 나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데에서 시작하여 나와 너, 나와 너, 우리 사이에 생각해봐야할 주제를 48가지로 정리하여 그에 맞는 철학자들의 의견을 알려주고 있었다. 이름만 들어봤을 철학자들의 의견을 쉽게 풀어써준 것도 저자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물론 어느 부분에서는 와닿지 않는 것도 있지만 그것은 아직 깊게 고민해보지 못해서일 것이다. ‘존재하는 관찰자들의 수만큼 다양한 세계들이 존재하는 법’ 이라고 저자가 말한 것처럼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일 테니 말이다. 언젠가 그런 고민을 만나게 된다면 이 책을 찾아보게 될 거 같다.

책을 읽는 동안 많이 만나게 되는 단어가 ‘사유’ 라는 단어이다. 아마 생각을 뜻하는 단어이겠지만 이 사유 라는 말이 꽤 진하게 남아있는다. 인간은 사유를 해야하는 것인지 아니면 고통스러운 고민을 잊고 살아가는 것이 좋은지 끊임없이 질문을 받는 느낌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의 삶에서 어떻게 적용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만일 생각하지 않고 남의 말에 따르기만 한다면 유태인 학살의 실행자 ‘아이히만’처럼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거기에 의식의 자유로움을 깨닫지 못하고 ‘이지’의 말처럼 남을 따라 짖는 개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려서부터 성인의 가르침을 읽었으나 성인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지 못했으며 공자를 존경했으나 왜 공자를 존경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알지 못했다. 그야말로 난쟁이가 광대놀음을 구경하다가 사람들이 잘한다고 소리치면 따라서 잘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격이었다. 나이 오십 이전의 나는 정말로 한 마리의 개에 불과했다. 앞의 개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나도 따라서 짖어댔던 것이다. 만약 남들이 짖는 까닭을 물으면 그저 벙어리처럼 쑥쓰럽게 웃기나 할 따름이었다’ – 속분서 : 성교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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