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
탁승관 지음 / 미래와사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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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어떤가. 약 1년여의 일기를 시로 남긴다는 건 어떤 하루들이어야 가능한 일일까.


탁승관 시인의 시집 <산책길>을 읽으며 함께 걷고 함께 사유한다. 세련된 시구가 아니어도 따뜻한 온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표현하고, 가끔은 정확한 정보의 나열로 언급한 그 장소에 가보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사진이 칼라가 아니어서 계절감은 느낄 수 없었지만 장소에 대한 이미지를 공유할 수 있다.


이 책은 책머리에 아버지를 나그네라 칭하며 쓴 딸의 편지가 마음을 흔들어 읽게 된 시집이다. 나의 어버지 역시 당신의 하루를 시로 담담히 기록하여 그 시간을 함께 읽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작부터 부러움 자체였다.


아버지의 나이에서 바라 보는 세상은 이런 빛깔이구나. 아버지의 시선을 통해 아직 가지 않은 길의 풍경을 미리 보는 것, 이것 역시 좋은 추억이 되는구나.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졌다. 탁승관 시인보다 나이가 더 많으신 울 아버지를 떠올리며 더 나아간 세월의 하루는 어떤 풍경일지 궁금해진다.


가장 기억에 남는 시는 '그리움의 그림자'이다. 자녀들과 함께한 부인의 환갑기념 호캉스에서 시인은 부모님을 떠올린다. 석양에 비친 노을을 기억하자며 마무리하는 그의 시를 읽으며 나 역시 나의 부모님을, 그리고 돌아가신 조부모님을 떠올려본다.


가을에 딱~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 다 읽고 나면 가족이 생각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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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키 시스템
찰스 F. 해낼 지음, 박지경 옮김 / 넥스웍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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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계발서에 눈길이 가는 건 어쩌면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욕망의 작은 표출일지도 모른다. 이런 편협한 독서마저도 내 성장에 필요한 것을 삶의 경험으로부터 알아내는 노력들 중 하나가 아닐까. 이렇게 만난 <마스터키 시스템>은 역시나 자기계발서이다. 이 책은 구구절절 왜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또 강경하게 설득하는 여느 자기계발서의 스타일과는 다르다. 얼핏 보면 그저 좋은 글귀가 나열된 모음집 같기도 하다. 총 24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각 파트별로 주제를 갖고 30개 전후의 짧은 글들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짧은 호흡으로 정리되어 있다. 파트가 끝날 때만다 자문자답처럼 질문과 답문의 형식으로 정리하는 페이지가 등장한다.


저자는 소설처럼 후루룩 읽어내는 것이 아니라 주 1회에 파트 1개씩 총 24주에 걸처 문구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시간을 들여 체득해나가기를 권한다. 앞부분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후루룩 읽어나갔을 때 뒷부분의 진의를 알아채지 못 하고 오해할 수 있다며 살짝 주의를 준다. 후루룩 훓어본 내게 하는 뼈있는 말인 듯 싶다. 읽으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 피상적으로 읽고 지나치는 부분들이 존재했는데, 한 번에 이해가 되지 않으면 다시 곱씹어 생각해보려 반복적으로 읽는 행위따위 스스로 해 본 지 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작은 차이들이 같은 책을 읽고서도 다른 결과를 가져는 이유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성공과 승리로 가는 길에는 잠재의식,내면에너지, 무의식처럼 보이지 않은 생각들의 결과물들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원인없이 일어나는 일은 없으며, 신념을 가지고 집중력을 발휘할 때 마음 속의 것이 우리의 것이 되는 법칙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주된 내용은 여느 자기계발서와도 같은 맥락을 취하지만 다른 점은 함축된 문장으로 짧게 여러번 다양한 관점과 예시로 반복 주입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긴 줄글이 싫은 사람에게는 접근이 편하게 느껴질 것 같은 구성이나 나날이 이해력이 떨어져가고 있는 내게는 번역된 문장글이 깨끗한 이해로 다가오지 않아 집중해서 길게 읽기 어려웠다. 여러 회차에 나누어 조금씩 읽고 실천하기를 바라는 저자 그리고 편집자의 의도가 그러한 것이었다면 딱 맞아떨어졌다고 해야할까. 한 번 읽고 다시 읽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다시 읽어보게 되는 요상한 책 <마스터키 시스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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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의 역설 - 관계, 사랑, 인생이 내 마음처럼 안 되는 이유
강현식 지음 / 유노책주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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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적인 마음의 이해를 돕는 책, <심리학의 역설>은 총 9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칭찬, 긍정, 비판, 배움, 착함, 통제, 두려움, 사랑, 외로움에 대한 심리적 시각을 이야기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의 의미가 과정을 칭찬하는 것이 아닌 결과를 칭찬하는 문구로 이해할 수 있다는 부분부터 흥미롭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조련사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야 먹어가 주어지므로, 결과지향적인 칭찬이라는 얘기다. 머리로는 과정을 칭찬하는 것일 옳다는 것이 알고 있어도 무의식중에 결과를 칭찬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 뜨끔해진다. 애매한 칭찬보다 격려를 통해 애정을 드러내보자.

긍정심리학을 삶에서 활용한다면 자발적으로 또한 지속적으로 행동해야한다. 긍정을 부각할수록 부정을 부각시킨다는 역설이 흥미롭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라는 이슈에는 익숙했지만 외상후 성장(PTG)이라는 긍정적 이슈가 낯설게 느껴질 정도다. 부정을 무시한 무조건적 긍정마인드가 아닌 역경을 딛고 일어서게 만드는 긍정마인드로 부정과 긍정의 균형 속에 긍정심리학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는 질책하는 잔소리보다는 '괜찮다'는 위로를 건네보라고 조언하고,. 메타인지를 계발해 배움의 이유와 목적을 알고 나아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착한 사람이 악인이 되기 쉬운 이유에 대해 예시를 들어 설명하고 통제 및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사례들을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하고 있다.

사랑에 대한 역설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이혼의 대표적인 이유인 성격차이가 심리적으로는 서로에 대한 강렬한 분노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랑의 역설에 빠지지 않으려면 서로간의 소통에 집중하자.

결국 의도가 좋았음에도 갈등이나 오해가 생기는 이유는 서로의 마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내뱉은 말의 효력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나타나지 않고 부작용으로 돌아오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세상사 내 마음처럼 되지 않아 답답함이 밀려들 때 읽으니, 그럴 수 있겠구나 싶어지며 체증이 조금은 내려가는 기분이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음에도, 정작 구독 중인 밀리의 서재에서 음성서비스를 통해 오디오북으로 들은 책! 신간이라, 관리사무소 알림방송과 똑같은 여성의 목소리로만 들을 수 있었지만 눈이 침침해지는 요즘 귀로 듣는 책에 자꾸 빠져든다. 이어지는 내용이 아니라 짧게 끊어서 듣기에도 꽤 괜찮은 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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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의 공식집 - 중학수학에서 고등수학까지 한번에 정리한 수학공식집 (2015개정 교육과정)
고은영 지음 / GOZIPbooks(고집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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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의 공식집]은 영단어 암기집처럼 만든 손바닥 크기의 공식집이다. '우수'와 '수포'라는 학생 캐릭터의 네이밍은 직관적으로 '우수한 학생'과 '수포자'를 연상시킨다. 이 공식집은 중등수학부터 고등수학까지 연계단원을 묶어 핵심만 묶어놓았는데, 알짜배기 노트필기같은 느낌이 강하다.

중학수학의 경우, <수와 연산>, <방정식과 부등식>, <함수>, <도형>, <확률과 통계>로 나누어 중학 3년의 과정을 연계단원별로 묶어 깔끔하게 요약해놓았다. 고등수학의 경우에는 <수(상), 수(하), 수I, 수II,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순서로 고1,고2,고3의 학년별 구성으로 정리되어있다.

특히, 개념이나 공식에 대한 정리뿐 아니라 활용문제의 유형에 대해서도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점이 눈에 띈다. 유형별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잘 정리해 놓았는데, 관련 문제를 많이 풀어본 친구들이나 계속 틀렸던 문제의 유형을 기억하고 있는 친구들이라면 활용문제 접근법에 대한 요약이 매우 유용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공식 요약집이라는 특성상 실제 문제를 풀어보며 익히는 문제집과는 거리가 있어 학습없이 공식집부터 손에 든다면 그 효용성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중등과정을 학습중인 학생에게는 중등 3년의 연계단원들을 한 번에 훓어볼 수 있어 유용하고, 중등과정을 마친 후 고등과정을 학습중인 학생이라면 중등과정을 연계단원별로 총정리하고 고등학교 학년별 수학을 훓어보기에도 좋다. 고등과정을 학습중인 학생이라면 지난 학습에서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방대한 양을 체계화해보는데 활용하기 좋다. 모든 요약집이 그렇듯, 학습의 큰 뼈대의 역할이기 때문에 공부의 시작에서는 전체 흐름을 파악하기 좋고, 마무리할 때는 지식을 단권화하는데 유용하다. 그런 점에서 '수포의 공식집'은 '중고등 수학'의 공식 요약집이라는 점이 매우 매력적이다.

텀블벅 펀팅으로 약 1600명의 후원까지 받은 <수포의 공식집>은 중고등수학의 방대한 양을 요약한 책을 원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반영한 것이라고 하겠다. 유투브 채널도 개설되어 있는데, 책 중간 중간 QR코드가 있어 해당 공식과 관련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동영상 역시 '수포'와 '우수'라는 캐릭터를 살려 대화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강사의 말투가 아닌 또래의 설명같은 말투여서 여느 수학 문제 풀이 영상보다는 친근하게 느껴진다. 아쉬운 점은 영상의 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도 공식집이라는 특성상 많은 영상이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았기때문에 개인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았다.

노트 필기한 것처럼 강조된 부분들을 색깔로 눈에 띄게 표기해 놓았는데, 공식집을 기준으로 자신이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 못 한 부분만 따라 써 가며 자기만의 얇은 공식노트 만들기를 시도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문구 그대로! 중등수학부터 고등수학까지 한번에 정리한 '수포의 공식집'은 중고생이 있는 집이라면 한 권 장만해두는 것이 든든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내가, 혹은 내 자녀가 수학은 어디쯤~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혹은 무엇을 잊었는지~ 알고 싶다면, 작지만 알찬 책, <수포의 공식집>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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