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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폭발 뒤 최후의 아이들 ㅣ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
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함미라 옮김, 최혜란 그림 / 보물창고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여 전에 집필했던 공상 같은 이야기였는데, 이제 우리는 그것을 현실로 만나고 있다. 한 예를 들면 최근에 자주 발생하는 자연재앙이다. 우리로서는 도저히 힘을 쓸 수 없는, 아니 인간이 이렇게까지 무기력한지를 알 수 있다. 또한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의 크기까지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초등학생들이 읽기에는 다소 묵직함도 있으나 오만한 인간들이 만들어낸 폐해를 직시하기에는 좋은 책이다. 하지만 초등학생보다 어른들이 더 많이 읽고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했다. 단전단수된 고층 아파트에서 벌어질 상황을. 어느 소설가의 단편에서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그것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변기가 작동하지 않는 15층 어느 가정집의 변기에 쌓인 변을 어쩌지 못해 결국 신문지에 싸서 1층으로 내던졌고, 너무나 편리했던 냉장고에서는 썩은 고기의 물과 냄새가 집안을 가득 채웠다. 이 책의 내용이 바로 그것이었다.
그것은 인간인 우리가 만든 재앙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