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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제국 - 에디슨, 테슬라, 웨스팅하우스, 그리고 전류전쟁
질 존스 지음, 이충환 옮김 / 양문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머리말이 예사롭지 않다. ‘빛의 제국을 건설하기 위한 세 사람의 전류 전쟁’. 전쟁의 주인공은 토마스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 조지 웨스팅하우스. 에디슨이야 발명왕으로 유명하지만, 테슬라와 웨스팅하우스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다.
미국 전기전자학회가 “우리가 그의 작업 결과를 빼앗고 제거한다면 우리 자동차들이 멈출 것이며, 우리 도시들이 깜깜해지고, 우리 공장들이 죽은 듯 하며 쓸모가 없어질 것이다”고 평가했다는 테슬라. 시대를 앞선 몽상가라는 그의 천재성을 에디슨이 묵살했다가 10년도 지나지 않아 오판을 인정하고 그 앞에 무릎을 꿇을 정도였다.
마르코니에 앞서 무선 전송의 개념을 생각한 테슬라는 그러나 지독하게 시대와 불화했다. 특허 사냥꾼에게 사기 당한 채 무일푼으로 쫓겨나 끼니를 걱정했고 실험실 화재로 평생 모은 자료를 잃었다. 후원자 웨스팅하우스가 자금난에 빠지자 1700만 달러에 달하는 자신의 로열티마저 포기한, 순진한 천재였다.
철도 에어브레이크 발명가 웨스팅하우스. 정직하고 명예로운 기업가가 존경 받고 가치 있는 회사를 설립해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악덕 자본가의 전성기에 보여준 기업인이었다. 테슬라와 운명적으로 만나 전류 전쟁의 한 페이지에 이름을 올렸고, 그 전리품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챙긴 행운아이기도 했다.
전류 전쟁은 3회에 걸쳐 일어났다. 직류 전류 전송 방식을 고집한 에디슨이 테슬라, 웨스팅하우스가 주장하는 교류의 효율성에 위협을 느끼고 반격을 시도한다. 사형 도구로 전기의자를 채택하도록 로비한 것이다. 여기에는 교류가 직류보다 전압이 강하기 때문에 사람에게 치명적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한 음모가 깔려 있었던 것이다. 1차전은 직류 승.
2차전은 1893년 시카고 세계 박람회 조명 설비 입찰건인데, 웨스팅하우스가 GE를 물리치고 교류 전송 시스템 계약을 성사시켰다. GE는 에디슨의 후원자인 미국 금융 재벌 피어몬트 모건이 탄생시킨 기업이다. 웨스팅하우스의 승리. 웨스팅하우스는 여세를 몰아 나이아가라 폭포 수력 발전의 송전 프로젝트 입찰에서 GE를 따돌림으로써 3차전을 승리로 장식한다. 전류 전쟁은 이렇게 에디슨의 직류 시스템 퇴출로 막을 내린다.
과학, 발명, 돈벌이가 합쳐진 모험담이다.
-한국일보 기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