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 - 인생의 중간항로에서 만나는 융 심리학
제임스 홀리스 지음, 김현철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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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즈음에'라는 노래가 있다. 서른이 될 무렵 그 노래의 가사가 왜 그렇게 와닿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마흔을 넘어서는 나이가 되었다. 하지만, '마흔 즈음에'라는 노래는 없다. 아니, 검색해 보니 '마흔 즈음에'라는 노래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결국 '서른 즈음에'를 오마주한 오래이다.


현재 내 나이가 마흔 줄에 다다라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의 제목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마흔이 되었다]을 읽는 순간 나에게 하는 소리 같았다. 실제로 이 책의 원제는 'Middle Passage'이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중요 개념인 '중간 항로'를 의미한다.

'중간 항로'는 1차 성인기라는 확장된 사춘기와 피할 수 없는 노년과 죽음 사이에서 한 인격을 재정의하고 전환할 수 있는 기회이자 통과의례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마흔이 되면 이러한 중간 항로에 접어들어 혼란을 겪는 시기라고 하고 있다.


사실 요즘 정신적으로 많은 혼란을 겪고 있고, 회복탄력성 역시 낮아져 작은 스트레스에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래서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이다.

내가 대체 왜 이럴까, 왜 이렇게 나약한 사람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으로 자존감을 바닥을 치는 이 시점에, 이 책은 지금 나의 상태가 당연한 것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말해주고 있다.

다시 말해 나는 지금 중간 항로에 접어들었고 이 모든 불안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과 중요한 연결을 맺고 나 자신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고, 나의 위치를 새롭게 찾게 된다면 한때 잃어버렸던 삶으로 나를 다시 이끌어 줄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많은 질문과 불안에 휩싸였었다. 그리고 지금 또 다른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나라는 정체성을 찾기 위한 과정이며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다.

물론 마음속 풍파는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거친 항해를 끝내고 나야 내가 원하는 곳에 다다를 수 있듯이, 지금의 시간은 내게 필요하고 거쳐야 할 과정인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시구가 이런 나의 항해를 응원해 주고 있는듯하다.


나는 점점 자라나

이 세상의 것들 위로 벗어난 궤도 안에서 살아간다.

아마 나는 마지막을 이뤄낼 수 없겠지만,

시도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신의 주위를 돈다, 고대의 탑 주위를,

이미 천 년 동안을 그렇게 돌아왔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내가 매인지, 폭풍인지,

아니면 위대한 노래인지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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