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함께 산책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71
볼프 에를브루흐 지음, 김완균 옮김 / 길벗어린이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자신의 머리에 똥을 싼 범인을 찾기 위한 두더지의 고군분투 이야기를 담은 스테디 셀러

<누가 내 머리에 똥쌌어?>를 쓴 볼프 에를브루흐의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책이에요.

 

 

 

 

 

 

 

 

새벽에 잠이 들지 못한 남자 아이 폰스는 곤히 자고 있는 아빠를 깨웁니다. 잠에 취한 아빠는 폰스의

이런 행동이 달갑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이와 함께 새벽 산책을 떠납니다.

아빠는 산책 시간 내내 눈은 감겨 있고, 폰스에게 세상의 모든 사람과 동물들은 잠을 잔다고 말합니다.

물론, 박쥐처럼 밤에 활동하는 동물도 있고, 뜨개질을 하며 늦게 잠드는 아스텐 아주머니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잔다고 다시 한 번 더 강조합니다.

 

 

 

 

 

 

 

 

반면, 폰스는 아빠의 손을 잡고 있지만 눈은 말똥말똥하며 어두운 밤 산책에서 자신이 상상한 세상을 만납니다. 하늘을 나는 미키마우스, 시계를 찬 고릴라, 병에 든 토끼, 개의 모습을 한 다리, 커다란 북극곰, 딸기를 실은 수레를 끄는 물고기, 거대한 얼굴의 조각, 바지 입은 채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튤립, 앨리스와 토끼, 생쥐까지. 폰스가 산책길에 보았던 것들입니다. 눈을 감은 채 현실을 이야기하는 아빠와 대조적으로 폰스의 눈에 비친 밤의 세상은 기가 막힙니다.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후 폰스의 손엔 공이 하나 쥐어져 있습니다. 앨리스에게서 받은 공이예요.

아빠의 말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말이 무색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아이의 상상 속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무궁무진하고 다채롭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또 한 번 느꼈어요. 어른인 저는 그림책의 그림이 아닌 글을 먼저 보게 되는데, 아이들은 글이 아닌 그림을 먼저 본답니다. 어른인 저는 이 책에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했지만, 아이는 그림책을 있는 그대로 보고 느낀다는 것을요.

아이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그림책 <아빠와 함께 산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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