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알이알이 창작그림책 33
하종오 지음, 주성희 그림 / 현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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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에 한 아이가 부모와 함께 왔습니다. 아이가 이 마을에 들어선 순간 온갖 꽃들이 피어납니다. 매화, 산수유, 개나리, 목련까지 꽃들을 짐작해본 건데, 봄인가 봅니다. 따뜻한 봄에 아이는 그렇게 시골 마을에 왔습니다.

 

 

 

 

아이의 부모가 집 여기저기를 손보는 사이, 아이는 동네 이곳저곳을 둘러봅니다. 신기하게도 아이가 다니는 길에 주인 잃은 들개와 길고양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아이의 곁을 맴돌기도 하고 따라가기도 합니다. 들개들도 길고양이게도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배고픈 암수 동물들이 이 마을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먹이를 주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던 이후로 배고픈 날 없이 뛰어놀았고 그 아이가 마을을 떠난 후 다시 들을 돌아다녔고 다시 그 아이가 온다면 배고픔 없는 나날이 계속될 거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들개와 길고양이는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을까 봅니다. 서로 으르렁거리자 아이는 한곳에 앉아 서로 사이좋게 지낼 수 있다며 귓속말을 해 줍니다.

그렇게 여름이 지나고 가을, 겨울이 다가옵니다. 들개와 길고양이와 함께한 시간만큼 아이도 동물들도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어 합니다. 아직 집을 다 고치지 못한 부모님께 동물들과 지내고 싶다고 마음먹었다고 하네요.

이 동시는 동화동시 혹은 이야기동시라고도 하는 장르라고 해요. 하지만, 지은이는 서사동시라고 부르고 싶다고 하네요. 제 생각엔 동시를 표방하고 있지만 동화에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운문으로 써진 이 서사동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만 살고 있는 시골 마을에 온 한 아이의 행동을 통해 아이란 얼마나 눈부신 존재이며 얼마나 큰 힘을 지녔는지를 보여 줍니다. --------책 내용 중에서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농촌입니다. 문을 열고 나가면 논과 밭이 있고 봄이면 경운기와 트랙터가 논과 밭을 갈기도 하며 조금 있으면 모심기 계절이 다가와 논 여기저기에 물을 대기 바쁜 시기가 된답니다.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학생 수는 입학할 당시에 600명이 훨씬 넘었지만 이제는 약 460여 명으로 줄어들었어요. 다들 대도시로 혹은 신도시로 이사를 가다 보니 아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이 책을 보면서 우리 동네와 너무나도 흡사한 이야기라 더욱더 공감이 갔어요. 한 명의 아이가 시골 동네로 오면서 하나둘 바뀌어가는 과정을 계절별로 보여줍니다. 동네에 살고 있는 어른들의 시선이 아닌 자연에 생존해 있는 동물들의 시선으로 아이를 대하고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 한 명이 얼마나 위대하고 대단한 존재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더욱이 비혼과 더불어 늦은 결혼, 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기엔 너무나도 힘든 현재의 우리 사회 모습에서 아이의 위대함을 각인시켜 주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은이가 할아버지이기에 이야기가 좀 더 설득 있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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