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위주로 보아 왔던 아이가 이 책을 다 읽고 난 뒤 하는 말이
"이게 시인지? 아님 그림책인지
모르겠어."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때 생각한 것이 아이에게 한쪽으로 편식된 책만을 보여줬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주어와 서술어가 있는 긴 문장이 아닌 짧고 운율이 있는 동시를 읽을
때도
충분히 재미가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이 책은 그림과 함께 동시가 있는 동시
그림책이에요.
하종오 시인의 동시 그림책은 현북스에서 두 번째 출간되었는데요.
시인의
모습은 외손녀와 함께 다정히 있는 모습에서 손녀를 생각하며
동시와 그 외의 글을 쓰시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네요.
동시는 다양한 접근법으로 모두 15편이 수록되어 있어요.
석유, 전기, 환경, 플라스틱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를 가지고 친근하게
구성되어 있어요. 시인의 말을 빌리자면 앞에서 읽어도 뒤에서
읽어도 혹은 중간 어느 부분에서
읽어도 좋지만 모두 다 읽었으면 한다는 말을
남겼어요.
동시는 의미를 파악하며 읽어도 좋지만 운율을
느끼면서 천천히 읽어가면
더 깊은 여운을 주는 것 같아요.
무심히 버리는 봉지와
플라스틱들이 땅속에서 오랜 기간 삭는다는 내용을 담은
햇빛과 봉지를 읽다 보니 요즘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들었어요.
이와 같이 의미를 생각하게끔 하는
동시들이 주를 이루어 있어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눠 보기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