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다이브 소설Q
이현석 지음 / 창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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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아디브]라는 작품은 아름다운 발리를 배경으로 서핑하는 남녀의 만남을 그린다. 발리, 서핑, 남녀라는 단어를 보면 굉장히 달콤하고 로맨틱하게 들리지만 책의 내용은 그렇지 않다. 이현석 작가는 면도날같이 날카롭게 현실의 단면을 잘라 보여준다. 아름다운 배경, 흥미로운 주제를 가졌지만 현실의 문제로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준다.

 이 작품을 보면 황순원 작가의 [소나기]가 떠오른다. 아름다운 시골 배경을 바탕으로 어린 소년, 소녀의 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려낸 명작이다. 다만, [덕다이브]는 소나기처럼 서정성을 강조한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있거라]에 부합하는 작품이다. 

 물론 [덕다이브]와 [무기여 잘있거라]의 차이도 매우 크다. 수많은 열강들이 각축을 벌이는 1차 세계 대전이라는 암울한 곳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인류애를 그린 작품. 발리의 아름다운 배경과 상반된 어둡고 현실적인 고민을 담은 작품. 두 작품의 의미는 크지만 주제는 공통되게 귀결된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어둡고 지옥같지만 우리는 살아가야 한다. 과거의 기억, 어두운 현실을 외면하라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가 죽고 고통의 기억에 몸부림쳐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가끔 우리 사회를 보면 희망이 보이지 않고 늘 고통스러운 것처럼 느껴진다. 삶이 고되다. 그런데 쇼펜하우어는 이렇게 말한다.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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