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루크레시아 부인은 문을 열러 갔다.
문틈으로 보이는 루크레시아 부인은 산 이시드로 올리바르 공원의허옇게 말라비틀어진 나무들을 배경으로 서 있는 초상화 속 인물 같았다. 폰치토의 노란색 고수머리와 푸른 눈이 보였다. 순간 눈앞이아찔했다.
"깜짝 놀랐지, 새엄마." 너무나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아직도 날못마땅하게 생각해? 용서를 구하러 왔어. 용서해주겠지?"
"너야, 너?"루크레시아 부인은 문손잡이를 붙잡고 벽에 몸을 기대었다. "감히 이곳에 나타나다니, 부끄러운 줄도 모르니?"
"학교는 땡땡이 쳤어." 소년은 스케치북과 색연필 통을 보여주며떼를 썼다. "많이 보고싶었어. 정말이야. 왜 그렇게 안색이 나빠?"
"세상에나, 세상에나." 루크레시아 부인은 기우뚱하며 문 옆에 있던 모조 식민지식 벤치 위로 쓰러졌다. 부인은 백짓장처럼 창백해져,
손으로 눈을 가렸다.
"죽지 마!" 소년이 겁에 질려 소리쳤다. - P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