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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섀퍼의 이기는 습관 - 불가능을 뛰어넘어 최후의 승자가 된 사람들
보도 섀퍼 지음, 박성원 옮김 / 토네이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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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의 연금술을 인상 깊게 읽었는데, 신간이 나왔네요. 읽기 전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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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너 자매 을유세계문학전집 114
이디스 워튼 지음, 홍정아 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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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미국 문학의 대표

#버너자매 #이디스워튼 #도서제공

세계 문학 전집 시리즈를 틈만 나면 사서 소장할 정도로 빠져 있을 때가 있었다. 그 시대의 흐름을 글로서 접하는 것이 낯설기도, 세계 문학이다 보니 낯선 문화를 간접적으로 접하는 것이 그토록 신이 나던 때였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의 나는 테스, 제인 에어, 작은 아씨들 등의 문학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여성의 이미지에 대해 항상 의문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 수동적이고 약한 존재로 그려지는 여성들의 모습이 당연하다가도 그것이 현 시대에서도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에 씁쓸함을 느낀다.

『버너 자매』에는 총 세 편의 중단편 작품이 실려 있다. 표제작 『버너 자매』를 시작으로,『징구』,『로마열』 순으로 삶의 이면과 개인의 모순을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사실 『버너 자매』가 가장 길기도 하고, 읽은 후의 여운이 깊어 쉽게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지 못하였다. 그녀들의 삶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늘 불안한 느낌이 가시질 않았고 설마가 현실이 되었을 때의 허탈함이 아직까지도 생생하다. 그럼에도 그것이 시사하는 바가 너무나도 명확하기에 어김없이 진솔하게 서평을 작성해 보려고 한다.



버너 자매


뉴욕의 뒷골목, 소박한 소품 가게를 꾸리며 생계를 유지하는 버너 자매는 일상에서의 소소한 기쁨을 즐길 줄 아는 소녀들이었다. 동생 에블리나의 생일선물로 시계를 준비한 앤 엘리자는 시계공 허먼 래미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고 시계공은 그녀들의 삶을 180도 바꿔 놓는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자기 유익을 내려놓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러우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했다. 그것이 곧 복을 받는 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자기가 인생의 선물을 거절한다고 하더라도 그 선물이 그녀가 양보한 사람들에게 전달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핍을 사랑으로 채우고 싶은 욕망은 누구의 탓도 아니다. 그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단조로웠던 버너 자매의 삶이 래미로 인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서서히 찾아온 비극과 그들에게 찾아온 변화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지 알 수 없었다. 앤 엘리자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다 보니 그녀의 상황에 더욱 이입하였는데,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을 몇 번이나 마주했음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모습이 대단했다. 두 자매의 삶이 각각 인간 본성의 양면을 보여주는 것 같았기에, 자매가 그러한 선택을 하게 만든 물질주의적 세태가 원망스러웠다.



징구


문화 생활을 추구하며 만든 독서 모임에서 은연히 한 사람을 배제시키는 듯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그 한 사람은 로비 부인으로, 그토록 무시하던 로비 부인으로 인해 독서 모임의 분위기는 180도 바뀐다.


또다시 고통스러운 침묵이 흘렀고, 클럽의 회원 각자는 다른 회원들이 비참하리만큼 무능하다고 속으로 한탄했다. 오직 로비 부인만 천연덕스럽게 샤르트뢰즈를 홀짝이고 있었다.


그들이 좇는 허영의 끝이 단편의 결말에도 잘 드러난다. 귀족들은 징구가 무엇인지 끝끝내 알지 못한다. 로비 부인을 모임에서 제외시키는 것으로 그들의 모임이 지속될 수 없으리란걸 분명 그들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었음에도 단지 ‘독서 모임’의 타이틀만을 지키기 위한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능한 개인이 모여 발휘하는 집단의 힘이 이렇게 무서울 수가 없다.



로마열


우아하고 고고해보이는 두 중년 부인이 식사 후 대화를 통해 서로를 향해 품고있던 은연 중의 감정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대화 속에서 서로에게 숨겨온 비밀이 밝혀지고, 그들의 관계는 끝이 난다.


뭐, 여자애들은 가끔 좀 잔인할 때가 있잖아? 특히 사랑에 빠지면. 그날 난 네가 그 어두컴컴한 곳에서 기다리면서, 사람들 눈을 피해 서성이고, 소리에 집중하며 어떻게든 안으로 들어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저녁 내내 웃었던 기억이 나.


차근차근 쌓이는 대화 속 긴장감이 고조된다. 결말부에서는 그러한 긴장이 터져버린다. 한 남자를 두고 서로를 속이고, 질투하고, 분노하는 두 부인의 관계가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솔직하다. 어떤 소유욕이나 쟁취욕으로 인해 서로를 바닥으로 끌어내려는 모습 또한 인간적이라 오히려 그들을 보며 허탈한 감정이 들었다.

세 작품이 모두 몰입도가 좋은데, 작품 속에서의 인물들은 누구나 가질 법한 욕망을 품고 있다. 징구와 로마열은 당대 귀족들이 품고 있던 허례허식을 단적으로 그리고 버너 자매는 사회적 약자가 가난과 타락 속에서 겪어야만 하는 과정을 덤덤하게 보여준다. 사실 읽으면서는(물론 여느 고전을 읽어도 그렇다) 지금의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1980년대의 분위기를 잘 담고 있으면서도 사실을 적시하고 현실을 관통하는 이 소설이 미국 문학의 대표로 그려지는 것 역시 너무나도 당연하다.

이쯤에서 이 책이 출간된 배경을 간략히 살펴보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24년간 출간의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각 계층의 여성들의 삶을 낱낱히 보여주는 이 소설이 부적절하다는 평을 받은 것은 단지 인간의 모순적인 모습을 보여주어서만은 아니다. 좋은 여성이라는 타이틀이 곧 좋은 부인이자 좋은 엄마로, 현대 여성들이 추구하는 상과 약간은 달랐던 때에 현실과 소설의 경계 그 어딘가에서 사회 세태를 똑바로 마주하는 것이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작가는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음에도 사회 하층민으로서 여성의 삶을 적어내기란 쉽지 않았을텐데, 오랜 시간 뿌리내린 부조리를 지적하고 누군가의 생애와 그들을 위한 작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데에서 더욱 존경심을 표한다. 이제야 세상에 나온 이 작품 역시 멀리 퍼져나갔으면 좋겠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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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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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내가 가장 좋아했던 시

#내가사랑하는사람 #정호승 #정호승시선집

시를 읽는다는 건

어떤 이의 생을 잠시나마 엿보는 것

글이 가진 무수한 힘을 마주보는 것

글자의 생김새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

어떤 상황에서 읽냐에 따라 달리 느껴지는 것

이와 같은 이유가 사람들이 시를 사랑하는 이유이자, 시인들이 시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호승 시인은 1973년을 시작으로 약 50년간 275편의 시를 썼다. 이 시선집은 마치 시인의 생애를 가득차게 대변하는 듯한데, 200편이 훌쩍 넘는 시 속에는 공통적으로 '서정'이라는 주제가 숨어 있다. 그리고 나는 이를 누구나 품고 있는 속마음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단단한 받침목으로서 한국 문단을 함께해 온 시인의 세계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내 삶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니 말이다.

덧붙여 이번 활동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의 마지막으로, 서포터즈 활동의 말미를 좋아하는 시가 담긴 시선집으로 끝낼 수 있음에 영광을 표한다. 결코 짧지 않은 1년의 시간은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벅찬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시들로 엄선하여, 여전히 부족한 개인적인 견해를 담아보겠다.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슬픔이 기쁨에게

슬픔에게 기다림을 주는 것

죄 없는 푸른 하늘이었다

죄의 상처를 씻기 위하여 하늘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되기보다

눈물을 기억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서대문 하늘

하늘은 여전히 죄가 없으나 오늘도 죄의 상처를 씻기 위해 하늘을 바라 본다

흘러간 일에는 마음을 묶지 말고

불행을 사랑하는 일은 참으로 중요했다

날마다 내 작은 불행으로

남을 괴롭히지는 않아야 했다

아기의 손톱을 깎으며

지금껏 내 작은 불행으로 남을 괴롭히곤 했다

삶이란 마침내 강물 같은 것이라고

강물 위에 부서지는 햇살 같은 것이라고

뒤돌아보지 말고 흘러가세요

이곳에도 그리움 때문에 꽃은 피고

기다리는 자의 새벽도 밝아옵니다

임진강에서

뒤돌아보지 말고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그늘이 없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기에, 가히 표제작인 이유

너는 봄이 오지 않아도 꽃으로 피어나지만

나는 봄이 와도 꽃으로 피어나지 않는다

내 평생 꽃으로 피어나는 사람을 아름다워했으나

이제는 사람이 꽃으로 피어나길 바라지 않는다

사람이 꽃처럼 열매 맺길 바라지 않는다

산수유에게

내 모난 모습까지 사랑할 수 있기를

특히 남루하게 이별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눈 내리는 골목 끝

그 만남과 헤어짐의 모퉁이를 다시 돌아갈 때는

옷깃을 여미고 잘 살피거라

사람은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할 때가

가장 아름다우므로

이별을 위하여

용서할 수 없는 것을 마주보는 힘

그치지 않는 비가 그치길 기다리며

오늘의 사랑을 내일의 사랑으로 미루었어요

꽃이 돌아가시고 겨우내 내가 우는 동안

기다리지 않아도 당신만은 부디

봄이 되어주세요

꽃이 시드는 동안

우리내 인생을 대변하는 시가 아닐까


시는 '읽는다'기 보다, '느낀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글이 있고 뜻하는 바를 정확히 모르겠으나 느낌으로 알 수 있는 글이 있기 때문이다. 정호승의 시는 내가 최근에 접한 어떠한 시들보다 감각적이고 직설적이다. 눈에 익은 작품도 몇 있었기 때문이겠지만, 독자가 읽는 동안 시의 배경을 마음껏 상상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시 자체가 서정적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여러 계층을 포괄하면서도 특히 소외되고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담겨 있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은 곧 연민과 자기 반성으로 이어지며 시인이 그들에 대한 끝없는 관심을 보여왔다는 사실을 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설사 관찰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어떤 주제에도 구애받지 않고 시의 분위기는 한결같다. 아마 시인이 저만의 방식으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슬픔을 기다리고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하고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하는 힘. 시인은 사는 동안 내내 가장 기본적이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것들을 생각해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나도 피어난 꽃과 져버린 꽃을 함께 볼 수 있는 봄을, 어린 사과가 떨어진 여름을, 두려움 없는 하늘을 가진 가을을, 깊게 얼어붙은 강의 겨울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다.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을 사랑하고 외로움과 상실을 삼키며 아름답고도 슬픈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무더운 여름에 거부감 없는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시선집이었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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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인 매트릭스, 느낌이 현실이 된다
그렉 브레이든 지음, 김시현 옮김 / 김영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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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인식

#디바인매트릭스 #그렉브레이든

디바인 매트릭스와 우리의 관계. 언뜻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의식하고 감정을 느끼는 존재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그것이 전부다. 디바인 매트릭스는 우리의 생각 사이사이에 있으며 디바인 매트릭스를 앎으로써 우리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텅 빈 공간은 사실 비어 있지 않으며 나는 무한한 힘을 가진 존재이다. 양자 물리학의 영역은 이토록 심오하고 새로운 과학의 세계인데, 사는 동안 한 번쯤이라도 내 생각이 행동에 영향을 미친 적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모두 디바인 매트릭스를 경험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해하고 배우려하지 않아도 늘 우리는 디바인 매트릭스를 구성하며, 디바인 매트릭스 역시 우리 생각 사이를 채우고 있다. 책은 총 3부로 나누어 디바인 매트릭스의 발견, 디바인 매트릭스의 작동 원리, 디바인 매트릭스가 보내는 메세지 순으로 우리 삶에서 디바인 매트릭스를 활용하는 법을 알려준다.



1부

디바인 매트릭스의 발견


디바인 매트릭스는 우주 만물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만약 우주의 공간이 실제로 텅 비어 있다면?하고 반대의 상황을 가정해보자. 에너지 파장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다주는 무엇인가가 반드시 존재해야 하며, 만약 우주에 그것이 없다면 우주의 모든 것은 서로 부딪치고 깨질 것이다. 모든 것이 자기 자리에 있게 만드는 것이 공간이며, 이를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과학이 등장해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여러 과정을 거쳐 '양자 물리학'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먼 고대부터 인간 실존에 관한 물음은 인간을 쫓아다녔으며 그러한 고민은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으로 이어졌고 이를 과학적으로 DNA와 관련한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자 한다.

인간의 DNA는 어떻게 세계에 영향을 주는가

역대 이루어진 실험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 싶은 바는 대략적으로 이렇다. 인간의 DNA는 우리가 지금껏 인식하지 못했던 형태의 에너지의 영향을 준다. 인간의 몸 속에서 멀리 떨어진 세포와 DNA는 인간의 감정을 매개로 특정 에너지를 통해 소통하며 이 영향력은 우주 만물을 연결하는 에너지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디바인 매트릭스의 시작,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인간이 우주를 단순히 관찰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연결된 세계의 창조자들은 디바인 매트릭스를 통해 각자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2부

상상과 현실을 잇는 다리


디바인 매트릭스의 작동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참여하는 우주는 바로 우리 의식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결과를 향해 노력하는 것과 결과를 성취한 양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미묘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 목표를 향해 다가가는 상태와 꿈을 이룬 상태는 다르다. 우리의 감정과 느낌은 우리의 현실을 이루는 것들에 분명 영향을 주며 외부 세계의 원자와 광양자 등을 변화시키는 것은 우리의 내적 언어다. 디바인 매트릭스가 인식하는 내적 언어는 우리의 느낌이다. 느낌과 디바인 매트릭스는 항상 소통하고 있다.


3부

디바인 매트릭스가 보내는 메세지


우리와 세상 만물의 연결은 이토록 깊다. 우리 자신이라는 거울은 세상을 투영하고 우리의 느낌은 곧 현실이 된다. 이는 '나'라는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정과 같으며 우리들 각자는 완전하고도 완벽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살아가며 마주하는 어떠한 상실과 두려움 속에서도 지금껏 우리 삶 속에서 찾아온 경험과 감정을 촉매 삼아 치유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홀로그램 의식

홀로그램은 '무엇인가'를 뜻하며 우주적으로 연결된 인간의 홀로그램, 즉 의식은 우리의 소망과 기도가 우리 마음 속에 생겨나는 순간 이미 목적지에 도달해 있음을 보장한다. 우리 삶의 작은 변화는 이 홀로그램을 통해 세계 곳곳에 영향을 끼치는데, 예컨대 우리가 상실을 다룬 영화를 보며 느끼는 슬픔은 영화를 보는 동안 발현되지 않는다. 이후 개인의 삶에서 슬픈 감정을 느꼈던 장면과 비슷한 상황을 맞닥뜨릴 때의 감정이 다시금 그 장면을 촉발시킬 것이며 이는 세계의 모든 곳에 반영될 것이다. 더불어 우리가 만드는 이러한 작은 변화는 디바인 매트릭스 속에서 실현될 수밖에 없으며 살아가는 동안 그것을 스스로 확인하게 될 것이다.



과학과 종교의 연결성

그 속의 '나'

이 책을 읽다 문득 고등학교 때 시간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의 나는 오래 고민하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라고 대답했는데, 지금에서야 얼마나 바보같은 대답이었는지를 깨닫는다. 시간은 일방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우리가 카르마라 부르는 업과 디바인 매트릭스가 같은 맥락이자 과학과 영세의 영역에서 각각 달리 부르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심이 확신이 되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느낌이 현실이 된다는 책 표지에 적힌 문구가 이제야 와닿는다. 우리는 우리 의식으로 세상을 구성하고, 살아가며 겪는 모든 것이 헛되지 않고 경험과 학습, 이후 또 다른 감정으로 발현되어 세계를 구성한다는 말은 나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살아가는 세계에선 내가 가장 특별할 수 밖에 없지 않는가. 내가 바라보는 대로 세상은 흘러가고, 내 노력에 의해 나의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말은 양자 물리학의 영역을 넘어 내가 꿈꾸는 작은 세계를 구축할 어떤 원동력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을 덮으면 보이는 '마침내 밝혀진 현실 창조와 소통의 비밀'은 이러한 나의 깨달음과 관련되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주인공이 내 세계를 빛내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야겠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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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 - 밀라논나 이야기
장명숙 지음 / 김영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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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한, 움직이는 한, 누구나 다 현역이고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다

#햇빛은찬란하고인생은귀하니까요 #장명숙 #밀라논나


백발의 60대 유튜버 밀라논나


수많은 유튜브 콘텐츠 중 '밀라논나'라는 페이지를 언젠가 스치듯 본 기억이 남는다. 짧은 머리에 안경을 쓰고 ZARA 제품을 소개하던 영상, 그리고 최근엔 김연경 선수의 룩을 골라주던 영상. 밀라논나라는 이름을 가진 백발의 여인은 친근하게 느껴지다가도 제작하는 콘텐츠를 살펴보면 전혀 친근하지 않았다. 이번 신간을 통해 알게 된 그녀가, 예술과 전혀 관계 없는 나로서는 절대 꿈꾸지 못할 완벽한 커리어를 가지고 은퇴 후 노년의 시간을 여유롭고 가치있게 즐기는 할머니였다니.. 마치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번 그녀의 생애 전반이 담긴 에세이를 읽고 그런 생각을 180도 바꿀 수 있었다.

나는 20대 이므로 그녀와 나 사이의 인생 간극은 꽤 긴 편이다. 그럼에도 에세이를 읽으면서 깜짝 깜짝 놀라곤 했다. 그녀는 내가 갖고자하는 삶의 태도를 꾸준히 고수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또 책을 읽기 전 장명숙이라는 한 여성이 밀라논나라는 유튜버다. 라는 단편적인 정보만을 알았기에 '패션 종사자이므로 옷을 많이 구매하겠지', '한 평생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는 쉬고 싶겠지'하는 흔한 편견을 나도 모르게 가졌던 것 같다. 아직도 나는 생각의 깊이가 매우 얕다는 사실을 또 한 번 느끼며, 장명숙이 바라본 밀라논나의 삶으로 빠질 수 있었다.


<밀라논나>는 밀라노에 왔다 갔다 하는 할머니를 뜻하는 말이다.

또한 할머니 대신 우리가 꿈꾸는 좋은 어른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다.

나이지리아 친구와 필리핀 친구는 내가 예상하지 못한 인생의 큰 교훈을 주었다.애초에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불평하지 않는 것.

가장 단순하고 평범하지만 가장 비범한 진리였다.


선택할 수 있는 것과 선택할 수 없는 것에 자주 불평하곤 했던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이었다. 노력과 시간을 들여도 바꿀 수 없는 사실에 대해 조금은 관대한 사람이 되고 싶다.


과부화된 계획을 세우지 않으니 허둥대며 실수하는 일이 줄어든다.

꼭 해야 할 일만 찾아서 짜임새 있는 하루를 보내니

쓸데없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본래 욕심이 많아 계획만 주구장창 세워놓고 실천하지 못한 날이 부지기수다. 그 화살은 자책과 원망이 되어 나에게 되돌아온다. 당장 오늘 해야 할 일만 찾는 일부터 나를 가꾸는 일이 시작될 것이다.


사회 규범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기 개성을 표출하고 자기감정을 말할 수 있도록 키워졌다.

자기 적성에 맞는 직업을 고르고

자기 의견을 말하는 데 주늑들지 않고

자기 체질에 맞는 취미를 찾아서 즐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정 틀에 맞춰 자라난다. 인식이 예전해 비해서는 개선되었으나 개성과 취향이 존중받지 못하는 경우가 아직까지도 종종 있다. 꿈을 꾸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훨씬 솔직하고 용감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모든 어른과 아이가 자기 인생에 마땅히 용기를 내면 좋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주저 말고 시작해보라.

그것에 대한 결과와 책임

전적으로 내가 짊어지면 되는 것이다.


내 일에 내가 책임진다는 말이 이리도 명쾌한 해답이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우리는 괜한 용기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이면 된다. 어느 때도 늦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기며, 나 역시 찬란한 인생을 살아가도록 하겠다.



때로는 동일시되고 때로는 도망치고 싶었던 어떤 생을 가득차게 빛내며 살아온 그녀를 보며 이루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저자 역시 보통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은, 사회가 규정해 놓은 길대로 나아갔다면 여타 한국인들과 다르지 않은 생각과 지식을 겸비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는 어린 나이에 유학길에 오를 용기가 있었고, 먼 타국에서도 그들을 배척하지 않고 그들에게 배우려 노력했으며, 여전히 자신을 돌아보고 발전하고 있다. 분명 밀라노에서의 경험이 막대한 영향을 끼쳤겠지만, 인간 '장명숙'이 원래 그런 성격을 지닌 사람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 '꼰대'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현재 얼마나 꼰대라는 말이 만연하고 그것이 희화화되고 있는지 느껴져 부끄러웠다. 여성과 약자의 인권이나 환경 문제, 봉사 활동까지 가리지 않고 끊임없는 관심을 쏟는 것도 존경스러웠다. 이러한 이유로 밀라논나 이야기는 내가 읽은 에세이 중 가장 값지고 가치 있는 책이라 장담한다. 읽는 내내 자주 웃었고, 때로는 슬펐지만 넘치게 행복했다. 그녀의 사고를 잠깐이나마 들여다 볼 수 있었던 나는 앞으로도 밀라논나와 장명숙의 삶이 잔잔하게 아름다울 것이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의 남은 생이 지금까지처럼 가득히 평안하기를 멀리서나마 응원한다.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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