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도시와 주택문제를 연구한 저자가 파리와 서울의 도시적 특징을 6개의 중요한 도시적 공간을 오가며 비교분석 하고 있다. 두번 읽어도 좋을만큼 내용적으로 충실하다. 이런 책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는 것은 참 아쉽다. 읽으면서 느낀 것은 서울이 그렇게 끔찍한 곳만은 아니라는 사실. 아파트와 잘 관리된 한강공원의 묘미, 자본주의적 소비의 자유가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왜 파리에는 오래되고 작은 것들이 남아있는가, 왜 서울은 그렇지 못한가라는 매우 중요한 중심적 주제를 계속 파헤친다. 약국보다도 그 숫자가 많은 파리의 서점, 대형 멀티플렉스만이 아닌 작은 독립영화 예술영화 상영관이 큰 나무 아래 작은 풀들처럼 공존할 수 있은 이유, 각 시대의 가장 명망높은 건축가들이 하나의 도시예술품처럼 설계하였기에 시간이 흘러도 시민과 정부과 나서서 보호하는 오래되고 아름다운 파리의 아름다운 백화점 건물들 ... 도시와 인간의 삶이란 어떠해야하는가에 대한 공동체의 고민과 정부의 정책이 반영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