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떻게 보이세요?'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의 빛을 따라서책의 앞표지 이미지 바탕이 검은색이다. 마치 암흑과도 같은 세상을 연상케 한다. 희미한 빛조차 허용되지 않는 깜깜한 밤이라고 상상해 보면 어떨까?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빛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책의 뒷표지에서 책의 주제와 관련된 저자와의 문답이 나온다. 보는 것에도 특별한 노력이 필요한가라는 물음에 저자는 나와 다름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낄 때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다고 답한다. 여기서의 보는 것은 단순히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두 눈으로 보면서도 마음으로 읽어내야 한다. 아니면 속담에서 나오는 '눈 뜬 장님'이 된다. 책의 저자 엄정순은 국내외 전시회에 작품을 출품했던 화가다. 그녀는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회화 작업과 '우리들의 눈' 프로젝트를 병행하고 있다.책의 여는 글에서 저자는 '도대체 본다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화두를 던진다. 시각예술과 시각장애의 세계가 겉으로 다른 세계처럼 보이지만,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교감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시각예술가로서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의 질문에 같이 궁금해하고 답하는 과정을 담고자 했다. 그녀의 시도는 색다르고 참신하다. 책의 차례는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장님 코끼리 만지기 : 다르게 보는 우리들의 눈>에서 저자는 맹학교에서 시각장애 학생들 대상으로 미술 수업을 하면서 보는 것의 의미에 관해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 두 눈의 시력이 멀쩡한 사람들은 시각장애의 고충을 모른다. 그냥 앞이 안보여서 답답하지 않을까하는 수준에 머문다. 시각장애 학생들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서 질문도 많이 한다. 그런데 그 질문이 때론 즉답을 할 수 없을 만큼 기상천외하다. 시각장애인이 그리는 세상의 모습은 어떨까?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를 통해 그들이 그려낸 코끼리의 모습은 실제 코끼리와 얼마나 근접할까? 시각장애 아이들은 시력이 안 좋을 뿐이지 손으로 만져서 파악하는 촉각은 발달되어 있다. 그들이 팔을 펼쳐서 닿는 반경에 있는 사물과 움직임은 간파하고 있다. 반면에 코끼리로 상징되는 거대한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 앞에선 머뭇거린다. 하지만 그들도 미지의 세계를 대면하고 돌파해야 한다. 제2부 <점에서 코끼리까지 : 꿈을 향해 나아갈 때 필요한 것들>저자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는 성공했을까? 시각장애인들이 코끼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저자의 노력으로 드디어 아이들은 코끼리와 만났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서 코끼리를 만지고 그 느낌으로 코끼리의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 여러 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저자는 상상력이란 한자 단어와 코끼리가 연관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작업은 미술에서 멀리 있었던 시각장애인들을 미술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시도했다. 거기서 그녀만의 깨달음을 얻었다. 감각의 결핍은 감각의 회복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시각예술과 시각장애의 만남은 애시당초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는다. 두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무엇을 그린단 말인가? 하지만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을 그리는 게 아니다. 두 눈으로 본 세상에 머물지 않고 마음으로 세상 너머를 읽어내는 것이다. 그러기에 시각장애가 있어도 얼마든지 미술 작품을 형상화할 수 있다. 작가는 그 점에 착안했다.https://m.blog.naver.com/geowins1/221229137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