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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종교이야기 - 유신론자와 무신론자 모두를 위하여 ㅣ My Little Library 3
김환영 지음 / 한길사 / 2018년 2월
평점 :
오디오클립 한주한책 서평단 주희입니다.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천주교 등등 독자들이 알고 있는 특정 종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따뜻한 종교이야기'는 모든 종교를 망라한 종교에 관한 이야기다. 게다가 그 종교이야기가 따뜻하다. 그래서일까? 제목을 대하면서 왠지 마음이 따스해진다.
책의 앞표지에서 제목 '따뜻한 종교이야기' 아래에 '유신론자와 무신론자를 위하여' 라는 부연 설명이 있다. 종교이야기라고 하면 신의 존재를 인정하거나 혹은 신을 믿는다는 전제 하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어떨까?
이 책은 신의 존재를 부인하는 사람들까지 아우르고 있다. 실은 무신론자까지 포용하는 열린 자세가 진정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바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서둘러 합격점을 주고 싶다.
책의 앞표지 제목 아래 진한 노란 색의 정사각형이 있다. 이게 무슨 의미일지 생각하면서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점점 몰입이 되면서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단순하지만 강렬한 색채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지는 독자들 각자의 몫으로 남겨두련다.
책의 뒷표지는 의외로 조용하다. 책에 관한 주제를 한 문장으로 드러내거나 혹은 유명인사들의 추천사가 담겨 있는 여느 책들관 다르다. 왼쪽에 '문명의 산실, 종교를 탐험하다'란 짧은 글이 있다. 오른쪽 위 사진은 숭배 대상을 향해서 기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 아래 책의 차례가 나온다.
책의 저자 김환영은 중앙일보 지식전문기자로 칼럼, 서평, 인터뷰기사 등을 쓰고 있다. 그의 약력을 보면 종교에 관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다. 그런데 종교이야기를 쓰다니? 그래서 더욱 종교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
책의 차례로 들어가기 전 무함마드 알리의 글이 인용되어 있다.
"강, 연못, 호수, 개울.
이름은 달라도 모두 물을 담고 있다.
각 종교도 이름은 다르지만
모두 진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모든 종교가 진리를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런데 세계사를 살펴보면 어떠했는가? 각자의 종교를 명분으로 내걸고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면서 싸웠다. 종교의 본질을 외면한 채 유감스럽게도 종교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책 머리에 붙이는 말에서 저자는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종교학 개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이 책을 썼다. 종교는 세속주의, 휴머니즘, 과학의 등장으로 점점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모든 문명의 뿌리는 종교다. 종교를 모르면 동서양 고전을 이해할 수 없다.
저자는 개인적으로 종교가 있는 것이 종교가 없는 것보다 더 좋다고 생각한다. 종교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 책이 자신의 종교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종교에 관한 지적 욕구를 자극하길 기대한다.
저자의 서문으로 미루어 보건데 '따뜻한 종교이야기'는 동서양의 종교를 넘나드는 저자의 박학다식한 해석으로 꽤나 흥미진진하리란 생각이다. 독자는 자신이 믿는 종교를 떠나서 문명의 근원으로 종교를 바라본다면 편견이 줄어들 것이다.
책의 차례를 살펴보면 총 16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종교의 웃음'에서부터 '세계 최고의 신비주의 시인 루미'까지 짤막한 제목에서 오히려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1. 종교와 웃음
종교 간 갈등 때문에 웃음은 부담스러운 주제가 되었지만, 한 번쯤 웃음과 종교와의 관계를 생각해보자. 각 종교의 경전을 보면 유머가 포함되어 있다. 종교는 경건하고 엄숙해야 한다는 것은 형식을 갖춘 종교의 의식인거지 종교의 경전 내용이 전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2. 지혜문학서 욥기
그리스도교 구약성경에 '욥기'가 있다. '욥기'는 세계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데 '잠언', '전도서', '지혜서'와 더불어 구약성경의 지혜문학서를 구성한다. '욥기'에서는 부귀영화와 선악 사이에 완벽한 인과관계가 없다. 부귀영화를 누리거나 못살고 고통받는 것이 자업자득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많다.
'욥기'의 말에 살짝 위안이 된다. 우리는 옛부터 내려오는 권선징악으로 인해 나 자신의 과오를 애써 떠올리면서 얼마나 자책하며 살아오고 있는가!
3. 어려울 때 찾는 관세음보살
불경에 나오는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에게 의지하자는 뜻이다. 보살은 위로는 불교의 지혜를 구하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하는 존재다. 관세음은 세상의 고통에서 나오는 울부짖음을 듣는 존재다. 간절하고 진실된 마음으로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관세음보살은 도움과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는 믿음이다.
4. 삶과 죽음을 너머
사후세계에 대해 침묵하는 종교는 없다. 사후세계는 거의 독자적인 영역이며 종교를 종교답게 하는 핵심이다.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천국과 지옥을, 힌두교, 불교에서는 윤회와 해탈을 중시한다. 죽음이 멀리 있을 때부터 좋은 삶을 사는 사람이 많아질 때 세상이 더 밝아질 것이다.
5. 기도 그 힘에 대하여
종교가 사라진다고 해도 사후세계에 대한 관념과 기도만은 살아남을지도 모른다. 무신론자도 기도를 한다. 기도는 과학적으로도 효과가 있다. 그런데 행동이 기도를 뒷바침해야 한다.
기도와 기도를 뒷바침하는 행동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그저 가만히 앉아서 기도만 한다고 기도의 효과가 있다면 이 세상에는 게으른 사람들이 점점 넘쳐날 것이다.
7. 샤머니즘에서 찾은 모든 종교의 원형
샤머니즘은 종교의 발달 과정에서, 국민적 또는 세계적 종교에 이르기 이전에 생겨난 자연 발생의 원시적 종교의 하나다. 샤먼은 환각이나 의식을 통해 거듭남을 체험한다. 샤먼은 마을 공동체에서 상당히 존경받는 존재였다.
지금도 전세계 곳곳에서 샤먼이 존재한다. 신과 인간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신의 대리인을 자처하는 그들은 자신의 일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
10. 종교에도 지켜야 할 근본이 있다
전통사회의 근간이었던 종교가 근대성의 반작용으로 근본주의를 낳았다. 종교의 근본주의는 정치적 현상이자 역사적 산물이다. 투표에서 테러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에 영향을 주는 정치세력이다.
종교의 근본주의로 인해 폭력화되니 안타깝다. 국가는 폭력화하지 않고 민주주의적 법적 질서의 테두리 안에 머문다면 근본주의를 탄압할 이유가 없다.
15. 서양인을 사로잡은 티베트의 부처 밀라레파
책의 뒷표지 사진에 관한 설명이 책의 194쪽에 나온다. 티베트 라마교에서 행하는 오체투지 예법이다. 오체투지는 양 무릅과 팔꿈치, 이마 등 몸의 다섯 부분을 땅에 닿게 함으로써 자신을 낮추는 고행이다.
'따뜻한 종교이야기'는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종교의 뒷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다양한 문헌이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어서 터무니없는 속설이 아니다.
무함마드 알리의 말처럼 이름을 달리한 수많은 종교들이 있지만 종교가 추구하는 바는 동일하다. 인간은 죽음 앞에 나약한 존재다. 따라서 사후세계에 관한 생각과 현실에서 처한 온갖 고통들을 이겨내기 위해서 기도의 대상이 필요했다.
이 책을 읽은 독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종교의 본질을 인지하고, 종교의 관용과 미덕을 베풀기를 바란다. 물론 솔선수범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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