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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제대로, 금융 공부 - 똑똑한 경제생활을 위한 35가지 질문 ㅣ 창비청소년문고 28
권오상 지음 / 창비 / 2018년 1월
평점 :
똑똑한 경제생활을 위한 35가지 질문으로 구성된 '오늘부터 제대로, 금융공부'는 책의 제목에서 알려주듯 금융을 공부하기 위한 책이다. 대상은 청소년이어서 금융에 관심을 갖는 남녀노소 누구든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의 앞표지 삽화에 4개의 말 주머니가 있다. "물가가 오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돈은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니에요?", "투자와 투기는 어떻게 다른가요?". "돈은 누가 만드나요?" 등등 평소 사람들의 금융에 관한 대표적인 궁금증을 보여준다.
책의 뒷표지에 돈의 탄생부터 금융 시장의 흐름까지, 핵심을 간파하는 35가지 질문으로 경제 지식을 쌓는다고 적혀 있다. 독자들은 35가지 질문의 답을 찾아가다보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면 자신도 모르게 금융초보자에서 금융전문가의 식견을 갖지 않을까?
책의 지은이 권오상은 금융감독원을 비롯한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에서 근무했고, 대학 경영학부에서 교수로 겸직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동안 금융에 관한 여러 책들을 지었다. 이 책은 금융전문가가 들려주는 제대로 된 금융공부에 관한 책이다.
들어가며에서 저자는 돈과 금융에 관해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면서 금융을 '돈을 다루는 모든 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는 독자들이 질문하는 습관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질문과 대답의 형식으로 책을 썼다.
책의 차례를 살펴보니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부터 굵직한 내용을 간추려서 살펴볼까?
1장 <아는 사람만 아는 돈의 본질>
옛날 사람들은 금,은 등 귀금속으로 만든 동전을 사용해서 다른 물건으로 교환했다. 16세기 스페인은 인도로 가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대서양을 횡단하면서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한다. 그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을 무력으로 제압해서 식민지로 삼았고, 금과 은 등 귀금속을 빼앗아서 본국으로 돌아왔다. 그 결과 돈이 많아지면서 물건의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역사적 사례에서 보듯 나라 안에 돈이 많아질수록 물가는 높아진다. 반대로 돈이 부족하면 물가는 낮아진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돈을 저축하는 방법으로 돼지저금통과 은행 예금이 있다. 집에 두는 돼지저금통관 달리 은행 예금은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와 도장을 갖고 은행 지점에 가서 계좌를 만든다. 예금은 저축한 돈에 약간의 이자가 붙는다.
현재 예금 이자가 연 0퍼센트에 가까울 정도로 낮다. 그 이유는 국가가 사람들이 저축보다 소비하기를 원해서다. 하지만 개인은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고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 이자가 낮아도 저축한다.
은행 이자율 중 예금 이자율보다 대출 이자율이 더 높다. 그래야 은행이 돈을 벌 수 있다.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고리대금업자의 존재는 은행이 생겨나기 전 기원전 18세기 바빌로니아의 함무라비 법전에도 그 기록이 나올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
물가는 대다수 사람의 삶을 좌지우지한다. 월급은 제자리인데 물가가 뛰면 어떻게 될까? 역사를 살펴보면 물가는 전반적으로 상승해 왔다. 물가가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나라 안에 돈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현금이 많아지거나 신용 돈, 즉 은행의 대출이 증가하면서 물가 상승, 인풀레이션이 생긴다.
2장 <돈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것>
한 사람의 신용은 어떻게 구성될까? 빌린 돈을 갚을 능력과 빌린 돈을 갚으려는 의지, 두 가지 변수를 곱한 것으로 정의한다. 자산이 많다고 해서 부자인 것은 아니다. 자산 중에서 빌린 돈이 많을 수도 있다. 자본보다 자산이 크다는 것은 은행으로부터 빚졌음을 뜻한다. 개인을 국가나 사회로 바꿔도 마찬가지다.
국가는 국채를 발행해서 돈을 빌린다. 국채는 국가가 돈을 빌렸음을 증명하는 종이다. 국가는 세금을 걷어서 빌린 돈을 갚는다. 국가가 과거에 빌린 돈을 갚을 수 없으면 국가는 파산을 하게 되는데 이를 모라토리움이라고 한다.
회사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부도가 난다. 그런데 주식회사는 망해도 주주는 책임이 없다. 대신 회사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직장을 잃게 된다.
개인이 채무불이행자가 되면 세 가지 길이 있다. 돈을 다 갚거나, 워크아웃 제도를 이용해서 공적 기관으로부터 일정 기간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도움을 받거나, 법원에 개인 회생 절차를 신청해서 최대 5년간 월급 등으로 빚을 갚고 나머진 법원이 없애 주거나 한다.
3장 <금융 시장에서 벌어지는 투자와 투기>
투자는 '미래의 이익을 기대하고 돈을 들이는 일'인데 투기는 '기회를 틈타 큰 이익을 보려는 것 또는 그러한 일'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서 투자는 긍정적인 이미지인데 투기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아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투자와 투기는 똑같은 행위이다.
사람들이 금융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금융이 숫자를 다루고 있고 낯선 용어가 너무 많아서다. 주식, 채권, 펀드 등. 주식은 회사에 대한 지분이다. 채권은 회사가 얼마의 돈을 갚겠다는 증서다. 펀드는 주식과 채권을 적당히 모아 놓은 포트폴리오다.
은행관 달리 증권 회사는 개인들이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을 중개한 수수료를 수입원으로 한다.
4장 <약도 독약도 될 수 있는 돈과 금융>
우리에게 IMF로 알려져 있는 국제통화기금은 1945년 국제 외환 시장에서 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에서 만들었다. 1970년대 들어서 글로벌 금융 회사처럼 형편이 어려워진 나라에 돈을 빌려두고 금융 시장 자유화 등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1997년 외환 위기 때 그들의 요구대로 해야만 했다.
금융 회사는 돈에 관한 자문, 중개, 매매 등의 일을 수행한다. 자본이 이익을 얻도록 돕는 일들이다. 금융으로 인한 자산 가격 상승이 부익부빈익빈을 가져온다.
경제학자들이 가정하는 이상적인 시장은 완전 경쟁 시장이다. 그런데 시장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독과점 기업이 판을 치는 독과점 시장이나 불완전 경쟁 시장이 되어 버린다. 따라서 정부가 적극 개입해서 규제를 해야 한다.
돈이 너무 없으면 인간다운 삶을 살기 어렵다. 반대로 돈이 너무 많으면 건강한 삶이 무너지기 쉽다. 돈은 목표가 아닌 수단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돈이 생기지 않아도 평생을 두고 이루려는 보람된 일이라면 충만한 행복감을 느낀다.
나오며 : 부모님께에서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돈과 금융 지식이 대학 입학에 크게 도움이 되진 않지만, 균형 잡히고 거시적인 시각을 보여주고 싶어서 책을 썼다고 한다.
청소년 대상의 책이어서 부록으로 스티커를 제공하고 있다.
집 냉장고에 부착한 '과소비는 그만' 스티커다. 청소년이 책에서 알게 된 내용을 활용해서 집안 곳곳에 스티커를 붙여두면 어떨까?
돈과 금융에 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풀어 쓴 책은 사례를 들어서 얘기하기에 쉽게 읽혀진다. 경제학에 덧붙여서 가볍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205823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