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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하는 공부의 정석
한재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앞표지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을 살펴보면 '혼'과 '공'에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다. 줄여서 혼공이다. 혼밥, 혼술, 혼영 등 혼자서 하는 것이 대세인데 거기에 혼공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혼공의 역사를 따져본다면 학교가 생겨나기 전부터 공부는 있었기에 혼공은 꽤 오래된 공부방법이다.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은 '혼자하는 공부가 진짜 공부다' 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올바른 학습방법에 관한 지침서다. 따지고 보면 공부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은 많다. 빠르면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대학 진학하고 또 취업 준비, 승진에 이르기까지 치열한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앞서 나가려면 공부를 회피할 수 없다. 그러기에 서점에 가면 공부방법에 관한 책들이 무수히 많다. 그런데 또 공부방법이라니? 시중에 나와 있는 여느 책들과 차별화된 뭔가가 있을 것 같은 호기심이 생긴다.
책의 뒷표지에 '혼자하는 공부가 당신을 고득점, 합격, 승진으로 이끈다!' 라는 문장이 눈에 확 들어온다. MBC 드라마 PD이자 작가 김민식이 쓴 추천 글이 있다. 그는 일전에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서 영어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문장을 소리내어 외우는, 혼자 하는 연습이라고 했다. 영어공부를 제대로 한 독자라면 김민식 PD의 말에 수긍이 갈 것이다. 비단 영어공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저자 한재우는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이라고 하는 서울대 법학부를 졸업했다. 그는 본인이 몸소 체득한, 공부한 것을 나누는 일이 좋아서 팟캐스트 <서울대는 어떻게 공부하는가>를 시작하면서 책까지 펴내기에 이르렀다.
책의 차례를 살펴보면 크게 5가지 원칙으로 자기 신뢰, 학습 원리, 공부 원칙, 생활 관리, 멘탈 관리를 제시하고 있다. 각각의 원칙이 현실과의 괴리감이 들지 않는다. 그만큼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구체적인 사례와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실험한 뒤 증명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왜 어떤 사람들은 공부를 더 잘할까?' 라는 궁금증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보물 상자 3개를 언급했다. 첫째, 대학에서 만난 사람들이다. 그는 운이 좋게도 공부를 굉장히 잘하는 사람들과 함께 대학 생활을 보냈다.
둘째, 책을 통해 알게 된 지식들이다. 그는 어떤 분야의 책을 읽든 늘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거기에 저자의 궁금증인 공부를 잘하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었다.
셋째, 저자 자신의 실패 경험이다. 저자는 고백하건데 20대를 방황하면서 보냈다. 하지만 20대를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얻었다.
저자는 혼자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5가지 꼽고 있다. 그 이유는 1. 확실히 공부를 잘할 수 있다. 2. 시간이 단축된다. 3. 돈이 들지 않는다. 4. 함께 공부할 사람이 없어도 괜찮다. 5. 공부는 원래 혼자 하는 것이다. 로 나열된다. 한 마디로 굉장히 저렴한데 효과적이다. 저자의 이유에 동의하는가? 그런 독자라면 얼른 본문으로 들어가자.
CHAPTER 1. <자기 신뢰 : 방법을 알면 기적이 온다>
저자가 과외를 했던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 반에서 뒤에서 3등이었는데 진짜 3등으로 성적이 상승했다. 저자가 학생에게 요구한 것은 두 가지 원칙이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잘 들을 것, 배운 내용을 복습하되 수업이 끝난 직후, 매일 저녁, 주말 3회를 반복할 것이다. 학생은 저자가 시키는 대로 해서 3개월 지난 뒤 첫 시험에서 앞에서 3등을 했다.
공부는 읽는다 -> 외운다 -> 외웠는지 확인한다의 3단계의 반복이다. 공부를 잘하는 방법은 거꾸로 공부를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혼자서 공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공부는 누구나 똑같이 잘할 수 있다. 타고난 머리의 문제가 아니다. 1990년대 독일 베를린 예술 종합 대학에서 앤더슨 에릭슨이 이끄는 연구진이 재능이 무엇인지를 밝혀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재능이 중요한 분야인 음악을 선택해서 관찰하니 최우수 그룹과 나머지 그룹의 실력 차이는 연습의 결과였다. 특히 실력 향상에 직결되는 활동은 노력의 양과 비례했다.
CHAPTER 2. <학습 원리 : 공부를 하면서도 지금까지 몰랐던 것들>
학습 원리에는 뇌과학 지식이 적용된다. 뇌과학자 제임스 줄은 기억이 저장되는 과정으로 구체적 경험, 성찰적 관찰, 추상적 가설, 활동적 실험 순으로 4단계를 거친다고 했다. 또한 공부는 외부의 자극을 장기 기억에 저장하는 것인데 이때 뇌에서 뉴런, 시냅스, 미엘린이 활성화된다.
아무리 오랜 시간을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강의를 들어도 집중해야만 효과가 있다. 지금 공부하는 내용이 다른 어떤 부분과 연관되는지 계속 생각하는 것이 집중이다.
CHAPTER 3. <공부 원칙 : 원칙이 요령을 이긴다>
공부 원칙으로 운동, 목표, 반복, 몰입, 틈틈이를 꼽고 있다. 하나, 운동하지 않았다면 책을 펴지 마라. 공부만 잘하는 샌님은 오히려 공부를 방해하는 위험한 착각이다. 운동을 하면 그때 우리 뇌는 최상이 된다.
둘, 목표가 뚜렷하면 공부는 저절로 된다. 혼자 공부할 때는 뚜렷한 목표 설정 자체가 공부의 성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목표가 뚜렷하지 않으면 아예 공부를 그만둘 위험이 크다.
셋, 공부는 반복이 답이다. 아무리 공부를 잘하는 사람도 반복하지 않고 머리에 넣을 수 없다. 아무리 공부에 자신감이 없어도 알 때까지 반복하면 결국 잘하게 된다. 넷, 사람의 공부 시간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도 하루에 24시간이다. 하지만 몰입도에는 한계가 없다. 몰입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 다섯, 언제 어디서나 틈틈이 공부한다. 자투리시간을 활용하라는 말이다. 그러면 충분히 잠을 잘 수 있고, 설령 등하교 시간이 길어도 피해를 보지 않는다.
CHAPTER 4. <생활 관리 : 자기 관리 없이는 성공도 없다>
두뇌 매뉴얼을 따라서 습관을 바꾼다. 우리가 가진 시간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무엇을 해야 할까?' 라는 질문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까?' 에서 시작해야 한다. Not-to-do-list를 나열해서 To-do-list로 바꾸어 나가면 -1이 +1이 되는 것이다.
식사 관리를 위해서 순하게 먹고 적당히 먹어야 한다.
수면 관리를 위해서 잠을 줄일 생각을 하지 말고, 더 많이 깨어 있을 생각을 한다.
시간 관리를 위해서 공부하기 전,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것부터 한다. 마지막으로 생활 관리를 묶어서 루틴을 만든다. 루틴은 규칙적으로 하는 일의 순서와 방법이다.
CHAPTER 5. <멘탈 관리 :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
혼자 공부하다가 좌절감이 들 때면 욕심을 버려야 한다. 인백기천 즉, 남들이 백을 한다면 나는 천을 하겠다는 마음을 먹는다. 공부가 하기 싫을 때면 몇 가지 요령들을 활용한다. 책을 소리 내어 읽거나, 공부 내용을 음성이나 동영상 파일로 접하거나, 주위 사람들과 공부 내용으로 대화하거나 토론을 하는 등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절망감에 빠질 때면 실제 존재하는 고통과 머릿 속에서 만들어낸 스토리를 구분해야 한다. '지금 그리고 여기'가 가진 힘을 이해해야 한다. 누구에게든 공부는 쉽지 않다. 그리고 공부에는 괴로움이 따른다. 그래도 공부를 한다면 그 노력에 관한 보상이 뒤따른다.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초등학교 1학년 때 받아쓰기를 연습하면서 노력에 대한 보상으로 선생님께 도장을 받으면서 성공을 경험했다고 한다. 그게 지금의 저자를 있게 하지 않았을까?
학교를 졸업한 지 수십 년의 세월이 지났건만 여전히 공부는 주된 관심사다. 한창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아이로 인해서다. 그리고 평생 공부라는 말처럼 우리는 죽을 때까지 배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왕 공부를 할 바에야 '혼자하는 공부의 정석'에서 제시한 원칙들을 따라 한다면 공부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이 책은 자녀들에게 적극 추천할 만한 혼자하는 공부방법의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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