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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빛의 과학 - 한 권으로 읽는 우주 발견의 역사
지웅배 지음, 최준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한 권으로 읽는 우주 발견의 역사 '별, 빛의 과학'은 제목을 구성하는 별, 빛, 과학 세 단어가 주는 어감이 낯설고 생소하다. 하지만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을 때 저 멀리 어디선가 유난히 반짝이는 별들을 본 적이 있었다면 한 번쯤 이 책을 뒤적이고 싶을 것이다.
책의 저자 지웅배는 우주와 고양이를 사랑한다. 그는 한성과학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동 대학원 은하진화연구센터에서 은하를 연구하고 있다. 그는 애니메이션 은하 기차 999호의 상냥한 차장님처럼 사람들에게 우주의 아름다움을 안내하는 우주 가이드가 되고자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이쯤에서 이 책은 일반인들에게 우주를 쉽게 소개하려는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도 어렵다면 그것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둬야할 것이다.
책장을 넘기니 책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한 편의 아름다운 그림을 감상하는 듯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무리와 그것을 관측하기 위해 천체망원경을 설치한 사람이 보인다. 독자들은 책을 읽으면서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의 실체에 가까이 갈 수 있으리라.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우주를 알고 싶다면 일단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라고 한다. 그렇다. 우주로 나아가는 관문이 우리의 머리 위에 있는 하늘이다. 옛속담에도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라는 말이 있다. 최소한 이 책을 펼쳐든 독자라면 지금부터 하늘을 자주 올려다봐야 하지 않을까?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차례대로 살펴볼까?
1장 <천문학, 관측의 과학>
천문학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다. 시작은 2011년 10월 스웨덴 왕립 과학원의 노벨 물리학상 수여다. 영광의 주인공은 세 명의 천문학자, 브라이언 슈미트, 애덤 리스, 그리고 사울 펄무터였다. 그들은 '원거리 초신성 관찰을 통한 우주의 팽창 가속 발견'의 공로를 인정받아서 수상했다.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사람들은 '과학자'라고 하면 관찰과 실험을 통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자연과 우주의 실체를 규명하려는 열정으로 가득한 진취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존의 패러다임을 흔들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란 아주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우주는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관찰과 사색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천문학은 한계가 존재한다.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설계하고 진행할 수 없다. 또한 연구자가 연구 대상인 우주에 갇혀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우주의 중심을 두고 지구 중심 모델과 태양 중심 모델 간에 신경전을 벌였다.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는 생각은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 아리스타르코스에서 비롯되었다.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에 이어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직접 만든 망원경으로 달과 목성을 관찰함으로써 태양 중심 모델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왔다.
현재 과학계는 가속 팽창 우주 모델과 암흑 에너지라는 빅뱅 이론을 현대 과학의 정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의 한계를 넘어 새로운 우주를 볼 수 있게 되면 지금의 패러다임이 한때의 해프닝으로 끝날지도 모른다.
2장 <망원경, 어두운 우주를 밝히다>
천체망원경의 발명이 지구 너머 머나먼 우주를 볼 수 있게 했다. 특히 허블 우주 망원경은 천문학자들이 지상에서 관측할 수 없는 우주의 다양한 빛들을 직접 관측하게끔 궤도에 올렸다.
3장 <빛, 우주를 채우고 있는 회색분자>
천체 관측은 우주에서 쏟아지는 빛을 통해 이루어졌다. 17세기 아이작 뉴턴이 빛에 관한 중요한 물리적 실험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 많은 과학자들이 빛의 성질에 관해서 정의하고 있다. 빛을 포함한 우주의 모든 물질이 입자와 파동이 공존하는 이중성을 갖고 있다. 여전히 학계의 논쟁거리로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4장 <중력파,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
16세기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밀물과 썰물의 주기를 관찰하고 달이 지구의 바닷물을 잡아당기면서 지구 주변을 맴돌기 때문이라고 중력의 개념을 상상했다. 그리고 뉴턴에 의해 지구가 사과를 끌어당기는 힘, 만유인력이 나왔다. 뉴턴의 이론은 태양계 행성들의 운행을 설명할 수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절대적인 물리량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상대적인 가속도의 효과라고 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증명하는 과제로 중력파를 검출해 낸 세 명의 물리학자 라이너 바이스, 배리 배리시, 킵 손이 201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5장 <별과 행성, 탄생에서 죽음까지>
우주의 기원은 지구와 태양의 기원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라플라스는 밤하늘에 관측되는 희뿌연 가스 구름, 즉 성운이 태양과 같은 별들의 고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성운을 이루고 있는 작은 입자들이 서로의 중력에 의해 모이고 반죽되면서 별들이 만들어지고, 남은 찌꺼기들이 나중에 별 주변을 맴도는 행성이 된다고 했다. 이 가설은 현재진행형이다.
현재까지 천문학자들이 발표한 지구의 나이는 지구 곁에서 우주를 부유하고 있는 운석을 방사성 광물의 반감기로 측정해서 45억 6천만 살이다.
얼핏 보기에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모두 하얀 점의 비슷한 색으로 빛나는 것 같다. 하지만 육안이 아닌 쌍안경이나 망원경으로 잘 살펴보면 별들간에 미미한 색깔 차이가 있다. 빛의 색은 파장이 짧을수록 푸른 쪽으로, 파장이 길수록 노랗고 붉은 쪽으로 치우친다.
6장 <우주 탐사, 또 다른 지구를 찾아서>
인류는 태생적으로 새로운 곳을 탐험하거나 개척하려는 본능이 있다. 거기다 현재 인류의 안전을 위협하는 기후 변화, 자연재해 등의 현실적인 상황이 지구 밖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태양계에서 태양을 중심으로 거주 가능 지역에 있는 행성은 지구와 화성, 두 곳뿐이다. 과거 화성에 물이 존재했다는 증거들을 발견하고 있다. 영화 '마션'처럼 지구 생명체가 화성에 이주해서 농사를 지을 수 있지 않을까? 그 밖에 목성의 위성, 토성의 얼음 위성들에서도 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7장 <천문학의 미래, 인공지능이 천문학자를 대신할 수 있을까?>
천문학자에게는 컴퓨터가 따라잡기에는 한참 먼 영역이 있다. 이미지의 특징을 잡고 구분하는 능력이다. 천문학 연구는 밤하늘을 관측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수천 년 하늘을 보며 이어온 인간만이 던질 수 있는 질문의 힘을 지키기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구 너머 태양계 나아가 태양계 너머 우주를 관측한다는 것이 어렵다. 하지만 인류는 그것을 이루어내고 있다. '별, 빛의 과학'을 읽는 내내 인류의 호기심과 상상력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일지 그 끝을 짐작할 수 없다. 어두운 밤하늘 저 멀리 빛나는 별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천문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책에서 학창시절 배웠던 과학적 지식이 책의 곳곳에 포함되어 있어서 반갑게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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