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처음부터 다시 읽는 친절한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김진연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세계사는 세계의 역사를 뜻한다. 시간적으론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공간적으론 5대양 6대주를 포괄하는 방대한 역사이다. 그러니 섣불리 세계사를 운운할 수 없다.
이 책은 '계속 변화하는 세계사의 포인트를 가장 쉽게 파악하는 간단명료한 해설'이라고 한다. 저자는 학교와 사회에서 학생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세계사 수업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세계사를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했다.
이 책은 영화 한 편을 빨리 돌려보는 듯한 느낌으로 역사를 쭉쭉 읽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에서 쓴 책이다. 그런데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공언한 대로 느껴야 한다. 과연 그럴까?
책의 저자 미야자키 마사카츠는 도쿄교육대학 문학부 사학과를 졸업한 후 교사, 교수 등을 거쳐 현재는 NHK문화센터 등의 강사로 활약 중이다. 그리고 세계사 책을 여러 권 저술했다. 혹시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를 쓴 저자라고 하면 누군지 몰라도 "아하!"라는 탄식을 할 것이다.
머리말에서 저자는 역사가 따라가는 이정표로 35개의 키포인트를 설정하고, 이에 의거하여 간결하게 본문을 썼다고 한다. 중간중간 토막글을 넣어서 역사적 사실의 의의 및 현대의 관점으로 본 착안점을 제시했다.
일반인들이 알아두어야 할 역사는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아니고, 입시와 같은 시험과도 그다지 관계없다. 그런 점에서 방대한 역사서일 필요가 없지 않을까?
책의 목차에서 본격적인 역사로 들어가기 전 <지도로 보는 세계의 역사와 지리>라는 0장을 넣었다. 세계사에 등장하는 지역과 나라가 어디쯤 위치하는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세계사의 기원
2장. 4대 하천 문명의 출현
3장. 지역별로 등장한 제국 시대
4장. 유라시아의 일체화로 일어난 문명의 대교류
5장. 재편되는 유라시아
6장. 세계사의 무대를 확장시킨 대항해 시대
7장. 대서양이 키운 자본주의와 국민국가
8장. 영국이 이끈 '유럽의 세기'
9장. 세계 규모의 시대로
예전에 세계사를 공부한 적이 있다면 목차의 순서를 봐도 세계사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세계사에 문외한이 아닌 독자들이 그동안 알고 있었던 세계사를 가볍게 정리하듯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1장을 시작하기 전 세계사에 자주 등장하는 명칭과 용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래야 세계사가 어렵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학창시절 교과로 공부했던 세계사가 아닌 지금까지 독자들이 주로 읽었던 세계사는 서양 중심의 세계사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서양인이 쓴 세계사를 읽었던 탓이다.
그런데 이 책은 다르다. 그리고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일본인이 쓴 세계사여서 서양과 동양의 균형감이 있다.
예를 들면 4장. 유라시아의 일체화로 일어난 문명의 대교류는 시종일관 동양의 저력을 보여준다. 소단원의 제목 1.기마유목민이 만들어낸 유라시아의 시대, 2.세계사를 리드한 이슬람의 대정복 운동, 3.유라시아 규모의 거대상권 성립, 4.이슬람 제국을 빼앗은 터키인, 5.몽골 고원에서 시작된 유라시아 통합의 움직임에 이르기까지 동양 즉 아시아가 세계 문명을 주름잡았던 한 때가 있었다. 그런데 서양 중심적인 세계사에선 몽골부족을 이끌었던 칭기스칸의 말발굽 아래 점령당한 유럽만을 알려준다.
저자가 서두에서 밝혔듯이 세계사의 포인트별 흐름을 파악하고자 한다면 이 책이 적절한 참고서가 된다. 하지만 시일이 걸려도 세계사를 깊이 있게 알고자 한다면 한 권이 아닌 여러 권으로 구성된 세계사를 읽는 게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