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늙기
송차선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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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만 봐도 얼른 책장을 펼치고 싶단 충동이 인다. 지금 중장년의 삶을 살고 있는 독자들이라면 멀지 않은 미래에 닥칠 노년기를 어떻게 맞이할지 걱정스럽다. 그런데 책의 제목 '곱게 늙기' 는 노년에 접어들어야 할 모두가 간절히 원하는 미래상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노인이라고 젊은이들과 다를 게 있을까? 물론 젊었을 때에 비해 체력적으로도 약해지고 건강상 아픈 곳도 생기겠지만, 마음은 예전 그대로이지 않을까? 책의 앞표지 삽화에서 보듯 노인 커플도 음악에 맞춰서 얼마든지 춤추면서 인생을 즐길 수 있다.

책의 뒤표지를 보면 맨 먼저 '누구나 늙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에게 만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사람이 곱게 늙은 사람입니다.' 라는 글을 맞닥뜨린다. 

지구상에 인간이라는 생명체로 태어난 이상 누구든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는다. 중국 천하를 통일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진시황도 끝내 불로초와 불사약을 구하지 못한 채 이른 나이에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니 이왕 늙을 바에야 늙어서 쭈글해지는 자신의 외모를 인정하고 곱게 늙어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저자 송차선은 천주교 사제로 현재 석관동성당 주임신부로 재직 중이다. 

읽기 전에에서 저자 송차선 신부가 이 책을 쓰게 된 연유를 밝히고 있다. 송차선 신부는 어느 날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기겁을 했다. 예전의 탱탱한 모습은 사라지고 중년의 낯선 남자가 거울 앞에 서 있더라는 사실에서 자신도 늙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어차피 세월이 가면 늙는 것인데 받아들이고 곱게 늙어가자'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 책은 요셉대학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 독자에게 어떠한 지침을 준다기보다 저자가 그렇게 살고 싶다는 자기고백의 성격이 강하다.

차례는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곱게 늙기' 위한 조건들로 8가지를 들고 있다. 1장부터 눈으로 훑어볼까? 

개방은 열린 마음으로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고 변화까지 수용하는 것, 

경청은 말을 줄이고 들어주는 것, 

양보는 나이를 따져서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물러서는 것, 이때 재산은 물려주지 않아야 한다. 

겸손은 오랜 세월 경험을 허구라 생각하고 고집 부리지 않는 것, 

소유는 욕심을 내어 재물을 움켜쥐려는 마음을 버리는 것, 

관심은 일에서 은퇴한 뒤 갖는 여유시간을 취미, 공부, 봉사 등으로 삶에 관심을 가질 것, 

청결과 밝음은 가급적 깨끗하고 밝은 색의 옷을 입고 몸에서 나는 나쁜 냄새 대신에 좋은 향기를 지닐 것, 

미소와 정신, 영혼은 세상 일에 초연하고 좋은 인상, 왕성한 정신, 맑은 영혼을 유지할 것.

굳이 책을 읽지 않아도 차례만 봐도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만큼 우리 일상에서 노인에게만 한정된 요소는 아니다.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다. 위의 8가지 조건들을 충족할 때 그 삶을 품위 있는 삶이라고 하겠다.

남녀노소 누구나 이 책을 한 번쯤 읽을 것을 권유한다. 언젠가는 누구든 노년을 맞이한다. 외모에만 초점을 맞춰서 흰머리카락, 잔주름, 검버섯 등을 감추려고 애쓰기보다 오랜 세월 살아온 연륜만큼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지혜와 통찰력을 발휘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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