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의 인생상담 (20만부 판매기념 특별판)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김신회 옮김 / 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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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김신회 작가가 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다. 유감스럽게도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해서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에 눈길이 갔다. 

책의 앞표지에는 각 등장인물의 캐릭터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파란 겉표지에 둥글게 구멍을 숭숭 뚫어서 캐릭터가 살아있는 듯 입체감을 부여하고 있다. 그 아래 '보노보노에게 배우는 인생의 단순한 해답들'이라면서 "다들 나이 드는 게 처음이니까 그래서 불안한 거야"라는 메시지가 있다. 이 책으로 인생의 여럿 고민들에 관한 단순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책의 뒤표지에서 '보노보노'의 원작자 이가라시 미키오가 쓰고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의 저자 김신회가 옮긴 책이라고 알려준다. 이가라시 미키오와 김신회는 '보노보노'로 연결되어 있다. 기회가 닿는다면 두 작가의 대표작을 읽어보고 싶다.

김신회 작가는 옮긴이의 말에서 독자들에게 인생상담의 핵심을 들려준다. '그 어떤 걱정에도 "그러면 좀 어때"라고 말해준다. 너만 그런 게 아니라고. 우리는 다들 비슷하다고 축 처진 어깨를 톡톡 두드린다.' 그렇다.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잘살고 있고, 유독 나만 힘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누구든 인생의 비슷비슷한 고민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책의 원저자 이가라시 미키오는 다섯 살 때부터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스물네 살에 데뷔해서 지금 어릴 적 꿈을 실현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보노보노'는 30년 넘게 연재 중이며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오랜 세월 사랑받는 비결은 뭘까? 책 속에 그 답이 있다.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다. 얼핏 보면 똑같아 보이는 캐릭터들도 자세히 살펴보면 이목구비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작가의 섬세한 손놀림으로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다.

책의 차례를 보면 총 50개의 고민들이 나온다. 첫 번째 '되고 싶은 걸 어떻게 찾으면 될까요?'부터 마지막 '진정한 나란 무엇인가요?'까지 자신의 존재, 타인과의 관계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갖가지 고민들이 열거되어 있다. 차례의 소제목을 훑어보니 국적을 막론하고 세상 사람들이 느끼는 고민거리는 다르지 않아 보인다.

캐릭터 소개에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을 이끌어갈 대표적인 캐릭터들이 나온다. 보노보노는 주인공 아기 해달이다. 느긋한 성격이다. 그런 성격 탓에 사람들의 온갖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나 보다. 나머지 캐릭터들을 보면 각자의 성격이나 처지가 평범하지 않다. 그러니 보노보노와 함께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수많은 사연들을 경청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을 테지.

첫 번째 사연을 볼까? Question 부분의 오른쪽 위에 나이, 성별, 직업이 나온다. 그 아래에 내담자의 사연이 나온다. Answer 부분의 아래에는 상담자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이 내담자의 사연을 대화로 주거니받거니하면서 고민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나온다. 

'되고 싶은 걸 어떻게 찾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취미와 직업이 같으면 안 되는 거야?'라고 답한다. 결론은 자신의 취미인 텔레비전 보기와 음악 감상을 직업으로 한다면 고민이 해결될 것이다. 취미와 직업을 일치시키면 된다. 의외로 답이 간단하다.

보노보노와 그의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고민의 해답이 나온다. 처음부터 명확하게 해답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화의 어디쯤에서 해답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때론 말장난같은 대화일 망정 인내심을 갖고 눈으로 읽어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슬그머니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인다. 이게 이 책만의 매력이다. 

총 50개의 인생고민들 중에서 꽤 진지하고 심각한 고민도 많다. 하지만 보노보노는 친구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그것을 가볍고 유쾌하게 승화시킨다. 그래서 여느 인생상담서완 달리 독자들은 마음 편히 책을 대할 수 있다.

'사는 건 왜 이리도 괴로운 걸까요?'란 질문에 '그야 괴롭지. 가혹하다고.'라고 답한다. 보노보노의 대화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죽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잖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바람 한 점 안 불고, 아무것도 만질 수 없고, 아무도 나를 만져주지 않아. 그렇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괴로워도 아직 살아 있는 게 더 즐겁겠지."

"살아 있는 건 즐거운 거니까 이렇게 괴로워도 어쩔 수 없어." 

독자들은 이 말에 수긍하는가? 그렇다면 그동안 혼자서 끙끙 앓고 있었던 고민 하나가 해결된 셈이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아도 된다. 차례에서 지금 독자가 처한 고민거리와 유사한 고민을 찾아서 그 부분만 읽어봐도 좋다.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은 독자들 누구나 내담자 입장이 되어서 읽을 수 있다. 설령 보노보노가 일러준 해답이 당장 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보는 것도 세상살이에 필요하다. 

누구든 공평하게 딱 한 번만 사는 인생이다. 그러니 괴로움일랑 내려놓고 즐겁게 사는 게 어떨까? 내 마음을 괴롭힌다고 내가 처한 문제가 해소되진 않으니깐 말이다.

https://m.blog.naver.com/geowins1/221246484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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