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분대장
김학철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5년 8월
평점 :
품절


김학철은 중국에서 황포군관학교를 나와 조선민족혁명당과 조선의용대에서 항일무장투쟁에 참가하다가 다리에 총상을 입고 일본군의 포로가 되어 수감되었고, 결국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한 쪽 다리를 절단하게 된다. 그리고 해방 후 서울에서 잠깐 활동하다가 월북하여 로동신문 기자 등의 활동을 하다가 중국으로 다시 건너가 작가 생활을 한다. 모택동의 문화대혁명으로 우익분자로 지목되어 10여년간 강제노동을 하다가 <20세기의 신화>라는 작품으로 모택동의 정책을 비판한 이유로 10년 동안 수형생활을 하게된다. 출옥후 저술활동을 계속하다가 얼마 전에 타계 했다.

그의 일생은 고난과 역경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러나 그의 자서전 어느 곳에서도 비극적인 정서를 찾아볼 수가 없다. 목숨을 건 절박한 상황의 어느 곳에서도 유머와 웃음이 있다. 그는 말한다. 항일무장투쟁이라고 한다면 어떤 비장함을 떠올리겠지만, 항시 그렇게 비장해가지고 인간이 어떻게 산단말인가라고. 그의 회고 속에는 우리 근현대사의 중요한 국면들이 생동감 있게 묘사되어 있다.

그는 철저한 마르크스주의자이지만 스탈린, 김일성, 모택동과 같은 독재주의자들에 대해서는 비판으로 일관한다. 그들은 마르크스주의를 왜곡한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김학철은 이데올로기의 엄청난 영향 속에서 살았던 인물이지만 그의 삶은 그런 이데올로기의 무게를 벗어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이데올로기의 무게야 말로 그에겐 '20세기의 신화'에 지니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신화의 망령에서 벗어나는 일은 우리 세대가 감당해야 할 사명일지도 모른다. 아니 이런 사명 운운도 일종의 망령일 수 있다. 이제는 '지금', '여기'의 삶을 제대로 돌보는 지혜로운 삶이 중요한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