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된 고전
하루오 시라네 엮음, 왕숙영 옮김 / 소명출판 / 2002년 12월
평점 :
품절


우리가 흔히 '고전'이라 부르는 '정전canon'이 어떻게 '창조'되는가를 분석하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의 여러 논문들은 '고사기', '일본서기', '만요슈', '다케토리 이야기', '헤이케 이야기''이세 이야기' 등의 고전과 하이쿠의 성인으로 추앙받는 바쇼와 같은 인물이 어떻게 정전화 되는가를 근대 국민국가의 구성원리를 통해 밝히고 있다. 이성시의 <만들어진 고대>에서 논의된바 있는, 당대의 논리를 고대사에 투사함으로써 당대를 합리화 하는 수법이 그대로 정전화의 논리로 활용된다. 국가, 국민, 민족, 젠더 등의 어사는 바로 그런 고전의 창조와 정전의 형성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개념이 된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의 국제 심포지움을 정리한 이책 역시 미국 학계의 한 표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근대 형성의 드라마에 대한 연구들이 한국의 소명출판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점, 이러한 연구의 번역자나 연구자가 수유연구실의 구성원들과 연세대 국문학과 멤버들이라는 점은 우리 학문의 에콜적 논리의 한 표정을 엿보게 하는 동시에 학문 연구의 헤게모니 싸움을 엿보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