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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항공기의 시대
와타나베 신고 지음, 김정규 옮김 / 길찾기 / 2023년 10월
평점 :


보통 비행기하면 떠오르는 모습이나 인상은 무엇일까?
처음 해외여행을 갈 때 공항에서 마주친 국제선 항공기들의 크고 긴 모습에 놀라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하늘에서 굉음을 울리며 지나가는 전투기의 모습에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보신 분들도 남녀노소할 것 없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필자의 경험을 돌아보면 어릴 적 하늘을 날라가는 F-5 전투기 2대의 편대 비행을 주의깊게 쳐다보면서 비행기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고,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가면서 마주친 국제선 여객기의 그 큰 동체에 매료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이후 성인이 된 현재로써는 본업과 큰 관련이 없기는 하지만, 여전히 비행기는 취미이자 관심사이며 공부의 대상으로 남아있으며 에어쇼나 오산 공군기지 개방행사 등 국내외의 비행기 관련 행사가 있으면 방문을 하는 편이다.
비행기는 정말 다양한 매력 포인트를 가지고 있고, 각기 다른 사람들이 다른 관점에서 이 매력적인 기계장치를 사랑하지만 나는 많은 이들이 '크기'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간이 탑승하는 커다란 운송수단들은 비행기를 제외하고도 많이 있다. 가깝게는 버스(특히 2층 버스), 지하철부터 기차, 선박 등 정말 다양하지만 솔직히 '거대 항공기'는 이러한 운송수단들과는 완전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고 이 책은 이러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비행기의 태동기부터 현재까지의 거대 항공기들에 대해서 '와타나베 신고'라는 저자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통해 다루고 있다.
이 책은 100p가 안 되는 페이지에서 40여대의 다양한 시기의 거대 항공기들을 다루고 있다.
한 비행기 당 2 페이지 밖에 사용하지 않아 제공하는 정보가 별로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으나, 책을 여러 번 읽어본 독자의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작가가 비행기에 대해 얼마나 다양한 정보를 '쉽게' 제공하고자 했는지 느껴져 감동하였다.
우선 비행기에 대한 기본적인 제원 (제작 국가, 회사, 연도, 크기, 최대 이륙중량 및 최대 속도, 승객 수, 엔진 등)과 기본적인 역사를 글로써 잘 정돈하여 작성해두었으며, 특히 거의 모든 비행기들의 사용 목적과 퇴역 사유에 대해 작성해 놓은 것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그 기체가 가진 특징, 반영된 기술력, 흥미 포인트 등을 한 줄도 안되는 문장들로 이곳저곳에 작성하여 붙여놓았는데 이 문장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참고로 이 책에서 다룬 비행기들에 대해 설명한 문장들을 다 확인해보았는데 중복되는 내용이 없다는 것도 작가가 얼마나 진지하게 책을 썼는지 보여주는 면이라고 생각한다.
글과 같이 기입되어 있는 그림들은 글보다 더욱 인상 깊었다.
비행기의 가장 매력적인 각도와 도색을 메인 그림으로 채택하였으며, 그 비행기의 후면 또는 정면샷을 꼭 같이 첨부해 놓아 이 비행기의 전체적인 모습을 머리 속에서 상상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그 기체의 목적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림, 반영된 기술력을 보여줄 수 있는 그림, 그리고 그 기체의 구조를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을 연달아 보여줌으로써 비행기에 대해서 매우 깔끔하게 정리해서 그림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이 책처럼 대형 항공기만 모은 책은 앞으로도 보기 힘들 것 같아 매우 만족한 책이었다. 절판되기 전에 한 권 정도 책장에 마련해두는 것을 추천드리며, 책도 얇고 종이의 품질도 좋아 진열해 놓았을 때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런 좋은 기회 주신 출판사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p.s 참고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비행기 하나만 꼽아보자면 역시 메서슈미트 Me323 기간트인 것 같다.
작가의 팬심이 깊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은데 거의 유일하게 4페이지를 사용하고 있고, 다루는 내용도 꽉 차 있어 읽는 독자 또한 가장 관심이 많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