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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치유하는 33가지 지혜 ㅣ 성경 인물과 함께 떠나는 치유 여정
김영선 지음 / 생활성서사 / 2021년 10월
평점 :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처럼 인간관계는 평생을 두고 참 어려운 일 같습니다.
너무 가까워지면 좋지 않은 면이 보이고, 그렇다고 너무 멀어지면 내가 외로워지는 그런 일들의 반복 같아요.
특히 우리나라는 타인이 개인의 삶에 들어오는 게 당연하고 또 그 정도가 깊어 개인적인 삶이 중요한 사람들에겐 가끔 스트레스로 다가올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사회, 공동체, 자연 그리고 하느님과의 관계에 대한 담담하지만 깊이 있는 성찰입니다.
열등감이 자신에게 결여된 무엇인가에 대한 인식에서 오는 것이라면, 기이하게도 열등감은 무엇을 더 많이 가진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완벽해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내가 부족하다 여기는 한 가지는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이를 타인과 비교하는 순간 엄청난 열등감이 됩니다.
지금까지 살며 만나본 사람들 중에 굉장히 다혈질이거나 과도하게 예민한 사람들은 대부분 열등감이 심한 사람들이었어요. 그것이 돈이든 학력이든 외모이든 뭔가가 타인보다 부족하다 생각하고, 과도한 감정과 액션이 나오더라고요. 이제는 이런 기미만 보여도 조심해야겠다 생각으로 거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열등감은 삶을 살아가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태도 같아요. 부족한 것에 집중하고 이것에 얽매인다 하더라도 뭐가 달라지나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단지 그 감정이 내 삶을 갉아먹을 뿐.
차라리 그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으로 바꾸는 데 훨씬 우리 삶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런 응답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그 순간에도 하느님께서 그들의 기도에 응답하고 계심을 독자는 압니다. 우리의 기도도, 우리의 인생도 이런 것이 아닐까요? 내가 독자가 되어 내 인생의 책을 읽어 보면 숱한 섭리의 순간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블로그에서도 몇 번이나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마틴 스콜 세이지의 <사일런스>를 관통하는 주제가 바로 이거예요. 고난의 순간, 당신은 어디에 있었냐는 인간의 물음에 신은 그 존재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세상이 왜 이런지 저 역시 완벽하게 이해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이 대답이 제게 큰 울림과 이해할 수 있는 대답이 되었습니다. (아직 못 보신 분이 계시다면 꼭 보세요. 정말 좋은 영화라 생각해요.)
당장 기도하는 것들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그 기도는 미완으로 남겨두고 계속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루이제 린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을 덧붙입니다. 당신의 가슴속에 있는 풀리지 않는 문제들을 인내로 대하십시오. 언젠가 자신도 모르는 새 해답 안에서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해낼 것입니다.
비록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채 오늘에 이르렀더라도 이제 우리는 조금은 더 굳세어진 믿음으로 새날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말합니다.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고통과 불행을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모두 끝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통'을 생각하는 시선이 크리스천과 비 크리스천은 확연히 다릅니다. 고난 혹은 고통은 성장의 원동력이 된단걸, 성경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누구든 쉽게 아실 거예요.
전 유퀴즈란 프로그램 클립으로 찾아보는데요. 거기 출연진분들을 보며 고통과 불행이 꼭 그 자체로 나쁜 것만은 아니란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생로랑의 모델이 된 카이스트 출신 어린 남자 모델분이 나오셨는데, 학생 때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고 이를 이겨내기 위해 공부에 더욱 집중했다 하더라고요. 이 때문인지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태도, 말을 할 때 사용하는 어휘 등이 또래 분들보다 훨씬 배려 있고 사려 깊었습니다. 자칫 삐뚤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도 긍정적인 가치에 더욱 집중했고, 사람 자체가 더욱 깊어지고 그릇이 커진 케이스 같았어요.
선함이 느껴져 주위 사람들이 응원을 할 수밖에 없는 그런 큰 사람이 같아요. 그러니 계속 좋은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고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명암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역시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이들이 큰 고통을 겪었지만 그렇다고 온통 어두운 면만 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코로나는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필요 없는 회식, 불필요한 만남, 허례허식 같은 많은 것들이 줄어들었어요. 저는 분명 이건 좋은 점이라 생각해요. 이를 통해 우리가 진정으로 소중하게 대해야 하고 중점을 둬야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고 덕분에 우린 더욱 이것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또한 당연하다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도 느낄 수 있었어요. 매주 가던 성당, 내가 가고 싶으면 갈 수 있었던 피정 등 신앙을 영위하는 데에도 큰 타격이 있었습니다. 이런 점에 있어 코로나가 꼭 어두운 면만 있다 생각하지 않게 되었어요.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긍정적인 것을 찾아 내려는 습관 역시 전 코로나 이후 갖게 되었습니다.
관계가 어려운 분, 이를 성경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는 분께 좋은 책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