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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 -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은 생각하는 방식도 다를까?
케일럽 에버렛 지음, 노승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언어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 케일럽 에버렛
_서평단 도서 제공 위즈덤하우스 출판사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레 외국어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특히 일본 여행을 자주 가게 되어 요즘 일본어에 살포시 발을 들여보고 있는데(아주 살포시) 비슷하면서도 다른 언어표현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
외국어 단어를 공부하다 보면 같은 물체를 표현한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다른 의미와 어언을 갖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럼, 그 물체를 바라볼 때 느끼는 감정이나 부수적 생각들도 자연스레 언어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던 찰나, 위즈덤하우스에서 신간으로 나온 이 책의 제목이 보였다.
책은 반짝이는 표지에 비해 상당히 학술적이었다. 처음엔 '헉 생각보다 어려울 것 같은데...?'싶어 두려웠지만, 학술적 내용을 다양한 사례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이라 걱정보다 재미있게 술술 읽히는 편이었다! 애초에 주제가 상당히 흥미롭기도 했고!
단순히 단어의 어원이 다르니까~ 정도로 생각하던 궁금증이었는데 언어의 차이란 생각보다 높고 방대했다.
✔️ 시간을 표현하는 방법, 우리가 당연하게 과거-현재-미래 순으로 나열하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는 언어
✔️ 방향을 표현하는 방법, '나'를 기준으로 좌/우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방위, 기준 물체에 따라 공간과 방향을 나누는 언어
✔️ 주변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색의 이름들
❝오히려 시간을 지칭하고 개념화하는 방법 중에서 우리에게 자연스러워 보이는 많은 것들이 실은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지도 모른다.❞(65p)
계절, 생존의 방향성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 체계와 소리에 따라 만들어지는 언어의 체계가 모두 다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스럽지만 깊게 생각해 보지 못했던 부분이라 상당히 흥미로웠다. 내게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에 대한 의문이 든다.
작가의 말처럼 ❝언어는 인류의 가장 유별난 특징❞(328p)이기에 언어가 민족의 정체성이 되기도 하고, 인간을 표현하는 가장 큰 단위가 되기도 한다.
이 소중하고 다양한 언어들이 최근 언어'표준화' 트렌드에 맞춰 점차 '화석화'되어가고 있다는 옮긴이의 말도 기억에 남는다.
어쩌면 가장 오래되었고 가장 특징을 잘 보여주는 문화이자 상징성인 고대 언어와 각종 언어체계들이 소멸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고리가 되는 방향으로 발전이 이뤄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