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마지막 여자
장진성 지음 / 강남 지성사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북한에 대해, 김정일에 대해 혹은 통일에 대해 당신에게 묻는다면? 추억속의 학창시절 글짓기 숙제나 백일장이 아닌, 현실적인 매일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겐 잠깐 멈춰서 생각을 갈무리 할 조금은 긴 시간이 필요할 듯 싶다. 시간이 흐르고, 차례차례 세대를 거칠 수록 감정은 사그라지고 이성만 남는다. 물론 이성만도 절실한 때이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DJ시절, 초등학생 무렵이던 그때 붐처럼 일었던 대북 정책들도 하나 둘 관심 밖으로 사그라 들고 남한이란 아래쪽 땅이 경제 문제로 들썩거리고만 있다. 간간이 TV다큐로 보여졌던 북한 경제난 소식도 관심을 잃고, 이따금 핵문제로 주목을 받을 뿐. 어느새 먼 얘기인듯 제쳐놓고 생각하는 버릇에 익숙해진 나를 이 책이 자극했다. 탈북작가의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라는 책. 특히 서사시 라는 점이. 거기엔 서사시라는 형식으로 김정일의 개인적인 면모를 과연 얼마나 잘 담아내었을까 하는 마음과 약간은 고발적인 문체를 기대했던 불순한(?)동기도 담겨 있었다.

 이 책은 북한 보천보 전자 악단 소속 가수 윤혜영과 김정일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서사시이다. 김정일이 생각한 사랑, 인간적인 혹은 일그러진 사랑 이야기. 이 두마디로 이 책에서 기대했던 전부를 담아낼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소중한 간접경험들보다 아쉬움이 더 큰 탓인듯 하다. 서사시라는 장르가 내겐 너무 오랜만인 탓 이었을까. 조심스럽지만, 작가가 의도했던 바를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고 평해 본다. 하지만 분명 내게 남은 점이 있다면, 더 많은 북한 문인들의 작품을 접해보고 싶다는 안타까움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