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에 박물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없는 소풍장소라는 강한 인식 때문인지 커서도 박물관은 늘 낯설고 재미없는 곳이었다. 그럼에도 대중매체를 통해 접해보는 박물관은 늘 신비스럽고 비밀이 숨쉬고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 나에게 비춰지곤 했다. 거기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외국의 유명 박물관들은 나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해 세계 곳곳을 여행다닐 그날이 오면 꼭 가보고 싶은 장소중의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먼 날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런 박물관들의 정보를 모아놓은 책이 있었음 좋겠다 싶은때에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 경험으로는 따분한 곳이지만 상상속으로는 너무 재미있는 모순적인 박물관의 이미지. 그 박물관들을 모아놓은 책을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단숨에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큰 매력이었지만 사실 단숨에 무엇인가를 해결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기도 하다. 거저얻는 것은 없다는 것을 적은 인생을 통해 경험했기에 맛보기적으로나마 간접경험할 수 있다는것을 위안삼고 한장한장 넘겨갔다. 세계의 주요한 박물관들을 한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았다. 처음들어본 박물관이 당연히 많을 수 밖에 없었기에 새로운 지식을 더할 수 있어 좋았고, 박물관이 생긴 유래를 살펴보며 역사와 배경지식까지 습득하니 이해가 쉽기도 했다. 그러나 생각했던것보다 사진자료가 너무 부족한면이 눈에 띄지 않았나 싶다. 흔히 보았던 사진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었고, 사진자료가 하나도 없이 글로만 이해해야 했던 박물관도 있었다. 특히 어쩔 수 없이 관심이 더 갈 수 밖에 없었던 한국 국립민속 박물관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듯한 음식사진만 있어서 실망스럽기도 했다. 세계5대박물관은 어디에서 내는 자료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 런던 대영 박물관을 빼고는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대만 고궁 박물관, 이집트 카이로 박물관, 로마 바티칸 박물관, 미국의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이 5대 박물관을 거론할때 번갈아가며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인 입장에서는 헷갈리기만 한 논쟁이다. 그러나 이 책은 중국입장에서 쓰여진 책이여서 그런지 몰라도 세계 5대 박물관으로 중국의 자금성 박물관을 올려놓았고, 대만 고궁 박물관은 아무리 살펴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외국인으로 읽는 입장이기에 조금은 객관적인 자료들을 원했기에 아쉬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그나마 접할 수 없었던 세계 각국의 박물관들을 접할 수 있어 좋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