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낭소리
인디스토리 엮음 / 링거스그룹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독립영화 300만의 기록!

소의 크나큰 눈동자가 어른거려 괜시리 작은 축사앞을 거닐기도 했고, TV에서 나오는 소의 우직한 모습, 자기가 낳은 송아지와 이별할때 그 큰 눈망울에 어리는 눈물등을 통해 소에 대한 애잔함이 깔려있어 이 영화를 꼭 보러가야겠다 다짐한적이 있다.

그러나 무엇이 그리 바쁜지 이리저리 치이며 살다보니 어느새 영화는 영화관에서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때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는 나의 마음을 헤아려서일까,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

생각보다 얇은 두께와, 역시 나의 상상을 뒤엎는 내용들.

영화에 대한 스토리와 사진들이 대부분일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이 책은 영화를 통한 삶의 에세이와도 같다.

 

워낭소리가 우리에게 알려준 열가지 이야기들과 이충렬 감독의 영화 되새김질, 그리고 영화관계자들의 이야기를 담아 구성된 책.

영화를 보고 그 감동을 되새김질 하는 시간이 되었음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았음에도 이 책은 감동을 전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사진 한장으로, 글귀 하나로 많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어, 괜시리 뜨거워진 눈물을 달고 있기도 했고,, 가족에 대해, 아버지에 대해 다시한번 뒤돌아보는 시간까지 갖게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눈물흘리며 감동으로 보았을 이 영화는 눈에 보이는 할아버지, 할머니, 소의 이야기를 앞으로 내놓은채 뒤로는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제작현실과, 찍는이들의 속마음, 출연자들과의 마찰, 그리고 언론으로 인해 겪어야했던 속상함과 아픔들. 상품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많은 이들의 수고와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처럼, 새 생명이 나오기까지 많은이들의 인내와 산모의 눈에 별이 보여야 하는 것처럼, 이 영화도 그저 탄생되지는 않았다. 그러기에 나온 결과들이 더 값지지 않았을까 싶다.

 

묵묵히 제 갈길을 다른 소들보다 25년이나 더 걸어간 뒤 무릎을 꿇은소. 할아버지의 거칠고 투박한 손위에, 고단한 세월을 보낸 흔적이 역력한 워낭과 어우러져 가슴뭉클해진다. 그래도 자기를 가족처럼 아껴주던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뺏긴 기분에 잔소리로 소를 흘긴 할머니의 속깊은 사랑, 그리고 젊은소가 낳은 송아지가 자신을 어미처럼 기대왔던 그 따뜻함에 행복한 마지막 나날들을 견디며 살았지 않나 싶다.

 

세상에는 많은 사랑이 존재하지만 그중에 이런 사랑도 있다는것을 보여준 워낭소리. 열정적이고,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굳은살처럼 묵묵한 사랑도 얼마나 아름다운것인지 보여준 기록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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