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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in 오스트리아 - 모차르트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6일간의 여행
이재규 지음 / 예솔(예솔기획)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어릴적 책장에 꽂혀있던 위인전집속에서 나만큼이나 작은 소년이었던 모차르트를 만났다.
반짝반짝 작은별,, 이란 귀에 익은 노랫말을 책속에서 만났고, 피아노 의자에 앉아 신나게 누나와 함께 건반위에서 손을 움직이는 모습, 아버지와 함께 음악여행을 하는 동안 마차안에서 밖을 쳐다보던 모습의 그를 만났다.
사람이란 비슷한 것만을 기억하려 하는 것인지 시간이 훌쩍 흐른 지금도 어렸을적에 보았던 그 모습만이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미소를 짓게 한다.
영화 속 그의 장난꾸러기 같은 환한 웃음이 어릴적 책 속에서와 같은 이미지로 떠오르는 것이다.
그렇게 귀엽고 활발했던 그를 다시 만난것은 세월이 훌쩍 흘러 태교음악으로 유명한 그의 음악들을 듣기 시작하면서였고, 그와 함께 찾아온 이 책을 통해서였다. 유명세에 비해 단편적으로밖에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게 인간 모차르트를 알게 해 준 이 책. 단순한 음악천재로만이 아닌 생활고로 인해 고통받는 한 가정의 가장이자, 그가 사랑하는 음악에 대한 창착으로 온몸을 짜내는 노력을 했던 위대한 음악가였던 한 사람을 만나게 해준 책이었다.
모차르트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오스트리아 곳곳을 탐험할줄 알았던 내 예상과 다르게 책은 제목처럼 오스트리아 거리를 조목조목 설명하며 거리의 발자취를 따라 모차르트의 삶의 곳곳을 끄집어 낸다. 그가 태어난곳, 살았던곳, 음악여행을 다녔던곳, 곳곳에서 머물렀던곳, 공연을 했던곳, 등등.
6일동안 벅찬 일정들을 소화했겠다 싶을 정도로 흐름은 빠르게 이어져가고, 모차르트 만이 아닌 반가운 이름들을 책속에서 만나는 재미까지 찾아볼 수 있다.
김영하의 '현장독서법' 대로 오스트리아에서 읽으면 얼마나 좋으려냐만은 형편에 따라 책이 도움을 주니 어찌 반갑지 아니할소냐 하며 읽어갔다.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어려운 오스트리아 거리 이름은 어느정도 열중해가던 나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고, 자주 등장하는 흑백의 작은 사진들은 미완성된 콘크리트 건물마냥 내 맘을 답답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러다 컬러사진이 나오면 그 아름다움에 어찌나 감사하던지. 저자처럼 그 도시에 가서 직접보면서 느끼며 흑백 책에 생기를 입히고 싶은 강렬한 열망으로 읽다보니 어느덧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억에 남는것은 잘츠부르크를 여행한 넷째날이었다. '소금의 성 또는 소금의 도시'라는 의미를 가진 이 곳은 모차르트의 고향이며 세계적인 지휘자 카라얀의 고향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1년동안 공연되는 각종 장르의 음악과 연극은 무려 4000회가 넘는다고 하며 인구 15만명의 도시에서 모차르트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3명중 1명이라고 하니 모차르트에 대한 유명도와 그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 그리고 상술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했다.
천재라 불리며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던 모차르트.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모차르트도, 위인전기에서 서술한 모차르트도 인간 모차르트에 대한 전부는 아닐것이다. 많은 책을 읽으며 그의 삶과 면모를 짜맞춰봐도 정확히 알수는 없겠으나 좋아하는 음악가라면 내가 사랑하는 이미지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그 이미지에 그에 대한 지식을 덧붙이는 것일뿐.
늘 사랑스러운 꼬마소년이였던 그를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어 기쁘기도 했고, 설레기도 했던 시간이었다. 그가 태어난 오스트리아를 배경으로 해서 자취를 훑는다는것 또한 새로운 매력이었다. 오스트리아와 모차르트를 사랑하는 이라면 충분히 읽어볼만한 책이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