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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만경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이상하게 요시다 슈이치 작품이 자꾸 책장에 꽂혀간다.
그의 첫작품인 7월24일거리로부터 시작한 만남.
동경만경으로까지 이어졌다.
몇장 읽어내려가면서 그의작품은 분위기가 참 비슷하다는걸 느꼈다. 외로움이랄까.
초반부터 느껴지는 외로움과 우울함은 작가의 소설을 많이 접해서인지 금방 느껴져왔던 것 같다.
마치 악인의 유이치를 보는듯한 료스케. 그런 느낌일때 소설속에서도 유이치의 살인사건뉴스가 등장한다.
그리고 살인당한 요시노의 이름이 동경만경의 여주인공 미오의 친구로 등장하기도 한다.
같은 작가의 소설을 읽을때 느낄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이랄까.
어려운 지명들의,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 영상들로 인해 답답하기도 했고,
만남사이트를 통한 가벼운 육체적 만남이 이어지는 그의 소설세계에 진부함을 느끼기도 했다.
번역가인 이영미씨와의 인터뷰에 보면 그의 작품에 이런 관계가 자주 등장하는 것은 외로운 현대인들의 실상이며 기본적인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마음의 경계를 치고 상대를 만나는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그렇게 만난 이들이 경계를 벗고 마음을 여는것을 암시하며 마무리한다고. 내 가치관에서는 아직 이해할 수 없는 만남이지만 그들의 가슴시린 외로움을 느낄때면 소설이기에 그럴수 있겠구나 라는 마음도 든다. 그리고 내가 사는 대한민국에서도 겉으론 당당하지만 가슴꽁꽁 외로움을 싸매고 있는 이들이 많겠구나 라고 생각도 해본다.
서로를 받아들이고 싶어하면서도 상대는 그런 마음이 아닐까 싶어 망설이는 남녀.
사랑이 영원하지 않을거란 마음에 망설이고, 사랑에 울부짖는 한심스런 여자가 될까 싶어 망설이고,
그렇게 서로 망설이면서 정작 중요한 마음을 닫고 만나는 이들이 정말 원하는 것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것인데.
그들이 서로를 향해 몸이 아닌 마음을 열었을때 가벼운 바람처럼 그들을 날려보낼 수 있었다.
요시다 슈이치는 마지막에, 그리고 다 읽고 난후 더 잔잔한 파도를 일으킨다는 걸 다시 실감케 해준 작품이었다.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를 듯한 연애과정의 섬세한감정선들, 그러나 작가는 사소설은 쓰지 않는다고 한다. 단지 아는것만을 쓸뿐.
경험하지 않았는데 안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소설을 넘어 작가의 말이 궁금해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