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페이지로 시작하는 미술 수업 - 작품, 화가, 역사, 신화로 배우는 미술 이야기 10대를 위한 빅피시 인문학
김영숙 지음 / 빅피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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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면 모두 환영하는 자칭 활자중독자인 제가 유독 약하고 어려워하는 분야가 바로 인문학이예요. 특히 철학과 예술 인문학은 정말 기본지식도 없어서 아무리 쉬운 책이라도 마음처럼 술술 읽히지 않아서 한권을 제대로 완독한 적이 거의 없었어요. 인문학은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에 더욱 눈에 안 들어왔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럴수록 더욱 멀어져 읽기 힘들었는데 요즘 책이나 방송프로에서 인문학을 주제로 하는데 아는 지식이 없으니 이해하기가 힘든 부분도 있더라구요. 더이상 이렇게 외면할 순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슬 인문학책을 찾아볼까 하고 있던중 자주가는 책세상맘수다까페에서 '1페이지로 시작하는 미술수업', '1페이지로 시작하는 철학수업' 서평단 모집글을 보고 지금 딱 필요한 책인것 같아서 신청해서 받을 수 있었어요.

작품, 화가, 역사, 신화로 배우는 미술 이야기

1페이지로 시작하는
미술수업

제가좋아하는 민트와 핑크색으로 디자인된 철학 수업과 미술수업 책은 겉만 봐도 산뜻해서 얼른 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네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책을 펴보면,

모나리자, 해바라기처럼 유명한 그림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꺼예요. 그러나 그  그림을 그린 화가의 삶이나 기법 등을 세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꺼예요.

다수의 미술 관련 책을 펴낸 작가님은 저처럼 미술에 초보인 시선에 맞춰 작품, 미술사, 화가, 장르.기법, 세계사, 스토리, 신화.종교 총 일곱분야의 미술 지식을 담아놓았답니다.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약점. 저에게는 미술입니다. 정말 지독히도 그림을 못 그리거든요. 너무 못 그리다보니 점점 더 그림을 안그리게되고 특히 미술수업이 있기 전날에는 학교가 무너져서 학교에 가지 않길 바라는 날이 많았어요. 그러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미술사나 화가에 대해서 배우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조금씩 미술시간에 대한 공포는 옅어진것 같아요.

내가 그리는건 싫지만, 전시회나 미술사책등은 한번씩 보면 재미도 있었는데, 해설없이 혼자 보는 그림은 흥미가 금방 떨어지더라구요. 
그나마 눈에 익은 몇몇의 작품은 볼때마다 새로운 느낌이 드는 그림이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고흐의 작품이예요. 고흐는 생전에 해바라기를 많이 그렸는데요. 해바라기 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평화로움이 느껴지기도, 불안감이 느껴질때도 있어서 제게 해바라기 작품은 신비의 그림이기도 해요. 이런 느낌 저만 그런가요? 뿐만 아니라 소용돌이치는 것 같은 별을 볼때면 요즘 유행하는 불멍이 필요없을 정도로 빠져드는것 같아요. 고흐는 이런 그림을 그리며 어떤 생각과 마음으로 캔버스를 채워 갔을까요? 비극적으로 인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작품은 후대에 널리 알려져 칭송을 받고 있으니, 아주 슬프기만한 인생은 아닌것 같아요.

시녀들
어렴풋 미술책에서 봤던 기억은 있지만, 정확히 뭘 그린건지 몰랐던 작품을 책에서 다시 마주하니 옛친구를 만난 것처럼 반갑네요.
이 작품은 17세기 왕실 미술품 목록에는 <시녀들 및 여자 난쟁이와 함께 있는 마르가리타 공주의 초상화>로 기록되어 있지만, 19세기에 후세 사람들이 <시녀들>이라고 붙였다고 해요.
유화라서 그런지 묵직한 느낌이 먼저 들구요. 
중앙에서 기품있게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공주와 시녀들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공주뒤에 액자처럼 걸려있는 거울 속 공주의 엄마, 아빠로 보이는 인물이 보이는게 흥미롭죠?
이렇듯 그림은 단 한장면을 그린것이지만, 그림을 보는 사람에게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요.

요즘 EBS 방송에서 유명한 도슨트가 나와서 화가와 그의 작품, 미술사를 들려주는 프로를 곧잘 보는데요. 방송에서 들었던 미술사를 책으로 다시 한번 내용을 확인하니 이제 절대 못 잊을 수 없을것 같아요. 학교 다닐때 미술사는 미술시험을 보기 위해 달달 외워야 하는 대상이여서 시험이 끝나면 금새 잊어버려서 남는 내용이 없어서 두고두고 아쉬웠는데, 이렇게 취미로 그림을 보고, 편한 마음으로 책을 읽으니 오히려 머릿속에 쏙쏙 박혀서 이해도 더 잘 되는것 같아요. 청소년을 위한 인문학책이니 10대 청소년들이 봐도 무리없이 읽히고 이해할 수 있고, 무엇보다 미술의 배경지식이 쌓여서 교과서도 슬술 읽을 수 있을것 같아서 보기 좋을것 같아요.

우리 호야가 부러워하고 존경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타고난 재능으로 많은 작품을 남긴 그의 업적에 호야는 부러움을 표하는데요. 초상화를 보면 나이가 들어도 잘생긴 외모는 시선을 사로 잡네요. 호야말대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다 가졌네요. 다빈치의 초상화는 아직까지도 위작 논란이 있지만, 진품인지 가품인지의 여부에 관계없이 그의 예술성은 우리의 후대에까지도 전해질것 같아요.

그저 어느 아름다운 부인의 초상화인줄 알았던 작품에 넬슨 제독의 사랑이 숨겨져 있다니, 이래서 예술은 슬프고도 아름답다고 하나봐요. 그의 아이까지 낳은 에마 해밀턴은 이번 전투만 끝나면 결혼 하자는 넬슨의 약속만 믿고 그가 살아오기만을 기도했을텐데 전사 소식을 듣고 얼마나 슬펐을까요. 그가 남긴 아이를 홀로 키우며 얼마나 힘든 나날들을 보냈을지 생각만해도 가슴이 아려오네요.

고대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지식인들이 고뇌하고 생각해온 철학. 철학이라는 두단어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하죠? 사실 제가 그랬거든요. 철학은 전공하는 사람들만이 하는 학문이라는 편견으로 마치 금서의 구간으로 피해왔는데. 모든 학문의 기초는 인문학. 그 인문학의 뿌리가 철학이라면 더이상 외면할 수가 없겠더라구요.
1페이지씩 차근차근 읽어나가볼께요.
철학수업은 철학의 말, 철학자, 용어.개념, 삶과 철학, 생각법, 철학TMI 이렇게 7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책을 처음 볼땐 순서대로 보면 되지만, 다시볼땐 보고싶은 철학자만 찾아서 읽을수도 있어서 보기 편하게 구성되어 있는것 같아요.

철학의 시작은 놀라움이라니 쌩뚱맞죠? 그런데 차근차근 책을 읽어보니 틀린말이 아니였어요. 몰랐던것을 알게 됐을때, 깨달음을 얻었을때 우리는 앎의 즐거움과 놀라움을 느끼니까요. 바로 그 순간부터 철학은 시작되는 거예요.

'너 자신을 알라' '소크라테스'를 모르는 성인은 거의 없을 꺼예요. 이렇듯 명성을 얻은 그가 남긴 저서가 하나도 없다는게 믿기시나요? 그의 사상은 플라톤의 대화편을 봐야 이해할 수 있어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전 소크라테스정도라면 남긴 책도 많아서 그책들이 후대에까지 전해진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니 정말 놀랍지 않나요? 강인하고 정직한 성품과 지적인 탐구 정신으로 따르는 젊은이들이 많았지만, 기존의 질서와 신앙에 반대하는 발언 때문에 결국 재판에 넘겨져 사형을 당했어요.

철학에서는 많은 이론들이 정립되어 있는데 그중 제 눈길을 잡은건 실용주의예요. 19세가 후반 미국에서 시작된 철학으로 '프래그머티즘'이라도 해요. 실용주의마다 주장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나 진리를 실제 생활의 행동과 관련해서 정의한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예요. 

미술과 철학은 전공자만이 알수 있는 분야라고생각했는데 1페이지씩 짧지만 알차게 들어가있는 내용들 덕분에 몰랐던 부분을 알게되어 참 뿌듯하네요. 그림을 잘 못 그린다는 핑계로 미술사나 화가에 대해서 숨겨진 이야기를 알게되고,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고 창의적으로 갖게하는 철학덕분에 다른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정말 뜻깊은 시간들이였어요.
책을 고를때, 장르도 중요하지만, 작가나 출판사도 보는 편인데요. 빅피시에서 나오는 책들은 평소 이런책이 있으면 좋겠다싶었던 책들이 나와서 기획력에 놀랄 때가 많아요. 앞으로도 아이디어가 반짝하는 책들을 많이 나오길 바랄께요.

빅피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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