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걸어서 여행하는 이유 - 지구를 사랑한 소설가가 저지른 도보 여행 프로젝트
올리비에 블레이즈 지음, 김혜영 옮김 / 북라이프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 걷기는 신체적인 면에서 좋다. 걷기란, 발 앞에 다른 발을 놓는 것일까? 아니다. 걷기란 넘어지는 순간, 넘어지지 않게 자세를 다잡고, 또 넘어지는 이 과정을 매초마다 두세 번 반복하는 것이다. 도보자가 걷는 순간순간이 전개되는 과정을 슬로모션으로 한번 보기를 바란다. 넘어질 듯 위태로운 순간이 걸음의 과정 속에서 계속 일어난다. 발 한쪽은 공중에, 다른 쪽 발은 발끝으로 겨우 땅에 붙이고 도보자는 균형을 잃어 위험에 처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공중에 붕 떠 있던 발이 마침내 착지하면서 땅에 닿는다. 도보자는 살았다. 심지어 한 걸음이 완성된 것이다.(p.65~66)-

- 걷기란 원래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야기,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에는,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생각에 걸음이 무겁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걸음이 충분하지 않은 것 같고 하찮게 여겨지기까지 한다. 그럼에도 자정 무렵, 디지털 지도 위에 나타난 포인터의 이동 과정을 보면 지나온 길이 도보자로서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그런 순간이 온다.(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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