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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 인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법
러셀 로버츠 지음, 이지연 옮김 / 세계사 / 2023년 9월
평점 :
품절
인간은 자기앞에 주어진 많은 선택지들 중에서 무언가를 선택하며 살아간다. 선택지중에서 하나를 결정한다는 것은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에너지를 소모한다. 스티브 잡스는 블랙 터틀넥과 청바지만 입고, 버락 오바마는 재임 시절에 회색이나 네이비 슈트만 입은 것처럼 어떤이들은 습관적으로 같은 옷을 입으므로써 결정피로를 줄이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상을 고르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내 인생의 중대한 문제를 고민할 때는 아무리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더라도 더 좋은 방향으로 결정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답이 없는 문제들 앞에서 어떻게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은 노벨상 수상자, 세계적 석학, 당대의 거장들이 인정한 미국의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가 쓴 책으로 '결혼하느냐 마느냐, 누구와 하느냐'같은 인생의 중대한 의사 결정들은 우리가 평소에 사용하는 합리적 접근법으로는 결정이 나지 않으며 그런 문제들 앞에서 어떻게 하면 정말 중요한 것들을 잊지 않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볼 것과 결국 '옳은 결정'이라는 것은 없다며 인생을 잘 꾸리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다.
"당신이 일단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면
상상도 못했던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새로운 세상이 아니라
새로운 경험으로 완전히 달라진
당신 자신이다."
_결심이 필요한 순간들
요즘 많은 이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거부하는데 다윈이 '결혼하느냐 마느냐'의 고민에 빠져있을 때 썼다는 '비용대비 혜택 분석 목록'을 보면 꽤 공감하지 않을까.^^
결혼을 고민하던 다윈은 결혼 자체를 열망하는 게 아니며, 혼자일 때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열망한다. 그리고 그의 아내를 자신의 인생의 동반자로 그의 인생을 더 의미있게 만들어주리라 믿었다. 과학적 진리를 추구하는 커리어보다는 자신의 인간적 성장에 더 의미를 둔 것이다.
다윈뿐만 아니라 과학자 벤저민 프랭클린도 커리어 노선을 고민하던 조지프 프리스틀리에게 장단점 목록 작성법을 제안했다. 노벨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최고의 직원을 채용하는 방법과 관련해 비슷한 내용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렇게 인간은 늘 측정하고, 비교하고, 견주면서 저울질하며 치밀하게 계산하지만 언제나 버그는 발생한다. 하지만 답이 없는 문제에서 우리의 결정에 따른 '기대 행복은 이런 비용과 혜택의 목록작성이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실제 비용과 혜택이 무엇인지 직접 겪어보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결혼과 자녀, 주거, 직장, 우정, 투표, 이혼, 종교, 정신 나간 것처럼 보이는 친절, 윤리적 딜레마 등 답이 없는 문제와 씨름했던 과학자와 분석적 사상가, 경제학자, 시인, 호텔 청소부 들을 살펴보며 이런 문제들은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통찰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일상적 만족이나 쾌락의 순간 이상의 것을 바란다. 목적과 의미를 원한다. 우리의 가장 중요한 선택의 중심에는 내가 어떤 사람이고, 나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길을 갈 것이냐 하는 점이 있다. 평생 느낄 쾌락과 고통의 총량을 따져서 결정하는 게 아니란 얘기다. 진심으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라면 성취 뒤에 올 기쁨보다 고통의 지속 기간이 더 길다고 해도 어느 정도의 고통은 기쁘게 감내할 것이다. 예를들어 부모가 되면 내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과 내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바뀐다. 이런 자아감은 일상적 경험을 초월한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삶의 일부인 새로운 존재가 생겼기 때문에 일상적 삶을 더 소중하게 만들기도 한다. 겪지 않아도 되었을 걱정과 고통도 생기지만 그때부터는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모든 게 이전과는 다르다. 결혼은 최고의 짝을 찾아야 하는 게 아니다. 옆에서 함께 삶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 이 긴 여정을 공유할 사람이면 된다.
그리고 우리는 자신을 주인공이 아닌 다른 무언가에 속하고 연결된 존재로 보면서 그 소속감을 경험의 중심에 놓아 앙상블의 일부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앙상블의 일원으로 친구나 가족, 동료와 내 삶을 나란히 놓고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은 전혀 다른 질감을 갖게 될 것이다. 더 풍요롭고 만족스러워질 것이다.
?저자는 의사 결정을 내릴 때 뭐가 좋을지 미리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좁은 의미의 비용과 혜택보다 나만의 원칙을 정하고 그 원칙을 기억하고 우선시하려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옳은 결정'을 알아내려고 쓰는 시간을 줄이고 선택권을 늘리고, 선택의 결과가 좋지 못했을 때 실망감에 대처할 방법을 고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예술가처럼 살라고 조언한다.
"지난 세월, 인생을 경험하면서 나는 경제학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캘빈주의자처럼 되었다. 당신이 아직 '과정'에 있는 작품임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탐험은 중요하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그곳에 도착하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 것 같은지 생각을 해 봐야 한다. 여러분이 잘 산 인생을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수영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수영장이 아닌 곳에서도 시간을 보내며, 당신에게 의미 있고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의미 있는 일들을 하길 바란다. 안전한 여행이 되길"
*목적, 의미, 존엄성, 배우자나 부모가 되는 것과 같은 삶의 측면들은 유쾌하고 불쾌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들은 우리를 규정하는 요소이며, 오늘 또는 어느 날이 아니라 우리의 모든 날을 지배한다. p.86
*나이가 들면 내가 참고 견뎠던 고통, 특히 가슴을 찢어 놓았던 고통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 아픔들은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더 풍요롭고 충만하게 바꾸어 놓는다. p.96
*미래에 우리가 뭘 좋아하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그날그날의 경험이라는 협소한 일상을 넘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정의할 더 심오한 즐거움들은 절대로 일일이 다 미리 상상할 수가 없다. 이런 무지를 직시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라. 답이 없는 문제들은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그리고 그래도 괜찮다. 실은 정답이 없다는건 그냥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이다. p.144
*파트너십이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희생이 곧 행복한 습관으로 바뀐다. 내 삶을 보는 방식을 바꾸면, 어느 영웅적 인물 한 명의 스토리가 아니라 하나의 앙상블로 보게 되면 더 좋은 친구, 배우자, 더 온전한 한 인간이 될 수 있다. p.174
*선택을 앞두고 원칙을 첫 번째로 놓는다는 것은 당신이 지금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시간이 지나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을 것 같은가에 관한 문제다. p.192
*때로는 그냥 앉아서 기다리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는 편이 낫다. 때로는 그저 기다리는 게 최선을 다하는 것일 수 있다. 빈둥거리며 기다리라는 게 아니다. 주의 깊게 기다려야 한다. 주의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것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속도를 늦추면 앞으로 다가올 것이 도착했을 때 알아보기가 더 쉬울 것이다. p.242
*답이 없는 질문들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경험하고, 맛보고, 음미해야 할 '미스터리'다. 세상천지에는 당신이 자기만의 철학 안에서 꿈꾸는 것들, 살아가면서 저기쯤 있을 거라고 기대할 수 있는 것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있다. 인생에는 내비게이션이 없다. 다만 당신이 만들어가는 하나의 공예품으로서의 당신 자신을 계속해서 다듬는 것은 가능하다. p.248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