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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이미 읽혔다 -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는 행동의 심리학, 개정판
앨런 피즈 지음, 황혜숙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2월
평점 :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는 행동의 심리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당신은 이미 읽혔다>는 약간은 섬뜩한? 제목과 함께 샛노란 책 표지에 또렷한 눈 모양이 인상적인 책이다. 처음엔 제목에 관심이 갔다. 행동의 속 뜻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겠거니, 정도로 생각했지만 저자들은 말보다 바디랭귀지가 더 정직하고 영향력이 크다고 말해서 처음엔 조금 의아했다. 아무리 그렇다고 과연 음성언어보다도 더 영향력이 클까? 근데 생각해보니 전화상이 아닌, 상대를 대면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말'보다 표정이나 태도에 더 영향을 받는 것 같다. 내가 아이들과 겪는 상황만 보더라도 뚱한 표정으로 "예~" 할 때와 "예~"라고 말하기 전에 이미 표정이나 행동에서 기분좋은 긍정의 모습이 비춰질 때 비로소 신뢰가 생기고 마음이 놓이니까.
이렇게 영향력이 큰 몸짓에도 '말'처럼 단어와 문장, 마침표가 있다며 몸짓의 조합을 읽어내야 한다니 새롭게 느껴졌다. 게다가 저자들은 90%의 사람들이 4분 안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결정하기 때문에 우리는 4분 안에, 최대한 긍정적인 몸짓 언어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상대에게 신뢰를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로 화상의 생활이 시작되어 화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도 제대로 드러내야 하니 몸짓언어는 더욱 필요하다고.
<당신은 이미 읽혔다>의 저자는 앨런 파즈와 바바라 피즈로 인간행동 전문가 부부라고 한다. 2006년에 이미 출간되서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몸짓 언어의 바이블이라는데 나는 이제서야 개정판으로 접하게 됐다.
<차례>
1장. 몸짓
2장. 손
3장. 미소와 웃음
4장. 팔
5장. 손짓
6장. 거짓말
7장. 시선
8장. 영역
9장. 다리
10장. 일상의 몸짓
11장. 흉내내기
12장. 담배,안경,화장
13장. 방향
14장. 구애와 유혹
15장. 자리
16장. 직장
이처럼 16장에 걸쳐 우리 몸을 세분화해서 우리 몸짓의 숨은 뜻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얼마나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악수의 종류나 미소의 종류가 이렇게 많을 줄도 몰랐고, 자리에 착석할 때 앉을 자리 선정부터 내 손동작 하나하나, 내 발의 모습이나 향하는 방향 그 하나하나에 숨은 뜻이 있을 거라곤 전혀 생각도 못 해봤다.
개인적으로 9장의 구애와 유혹 부분에서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없다. 읽으면서 '좀 너무 간 거 아닌가' '와~이건 진짜 말도 안된다'고 느꼈지만 그 외 팔짱이나 미소, 시선 등은 이미 우리가 자주 들었던 내용도 있고, 새로 알게 되는 사실도 많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은지까지 알려주니 심리학 책이지만 자기계발서의 느낌도 강하다.
<당신은 이미 읽혔다>는 일반적인 만남이나 부부관계나 직장생활에서도 활용하면 좋은 몸짓 표현을 담고 있어서 타인의 태도를 보고 그의 생각을 짐작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일상을 살아가면서 일일이 상대에게 보여질 나의 모든 표정이나 바디랭귀지를 의식하고 통제하려고 애쓴다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바디랭귀지 관찰자들처럼 몸짓 표현 방법을 제대로 익히고 활용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일반인들이 타인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기 위해 굳이 그렇게까지 공들일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다. (손가락질이나 팔짱끼기 같은 부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표현은 기억하고 삼가하는 게 좋겠지만 이 정도는 '예의'에 벗어나는 태도와 비슷해서 대부분 알고 있으니까.) 어쨌거나 상대의 바디랭귀지를 주의깊게 의식하고 해석하되 항상 그 상황과 맥락을 고려하는 게 더 중요할 것 같다.
미자모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 받았지만 솔직하게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