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자격 - 내가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건가
최효찬.이미미 지음 / 와이즈베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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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어주고 기다리는 것, 부모에게 쉽고도 어려운 일이다."

이 책을 읽으니 더욱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부모님께서는 내가 결정하는 것은 항상 존중해주시고, 믿어주셨다. 거기에 덧붙여 나에게 자신이 선택한거인만큼 그대신 책임도 너가 져야한다는 말씀도 해주시곤 했다. "~ 할까?" 라고 여쭈어보면, "너가 원하는 걸 해" 라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그래서인지 나는 모든 선택과 결정을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었다. 나의 진로결정과 대학원진학 등등, 모든 걸 다. 만약 내가 원하는 걸 하지 않고 부모님의 강요에 의해 내 인생이 좌지우지 되었다면 끝까지 못헤냈을터, 중간에 포기했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고, 내가 선택한 일이었기에 끝까지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자식 문제로 상처받은 부모들을 위한 리얼 공감스토리로 엮여져 있다. 표지는 이수동 화백님의 '행복나무',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행복나무 그 의미로 넣은 그림인 것일까? 뭔가 뭉게뭉게 그러져 있는 나무가 왜 그렇게 이름이 지어졌는지 납득이 간다. 이 책은 크게 여섯가지 파트로 나뉘어 글이 있는데, 처음 몇 파트를 읽을 때는 너무 구구절절한 사연들만 나열 되어 있어, 해결점과 제안은 언제 하려는 것인지 의아했다. 부모의 욕심으로 인하여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 자신을 낙오자로 낙인찍어버리는 아이들의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소개되어 있다. 자식이 잘 되어야 된다는 욕심에 조기유학도 보내고, 비싼 과외도 시키고 하는게 결국 부모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자식이 이루었으면 하는 바램부터 시작된 잘못된 생각이니라, 결국 요점을 정리하면 이러하다.

중간중간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기도 하다. 책을 읽다가 저자의 글에 딱 두번 욱했는데, 하나는 공교육의 부실을 비판하는 내용에서 교사의 안일무이한 태도를 꼬집는 듯한 내용이 있었다. 공동저자 중 이미미 작가는 현재 8년째 영어전문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학교 교사보다 왜 학원강사를 더 좋아하는가? 라는 주제를 갖고 글을 적은 부분에서, 강사들의 실력을 이유로 적은 내용이 있는데, 한학기에 교과서 한 권 가지고 강의를 하는 교사에 비해, 학원 강사들은 학원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한다는 내용이 있다. 학생이 어려운 문제를 가져왔을 때 어떤 문제도 막히지 않고 해결할 수 있을정도의 실력을 갖춰야 하는게 강사라고 하였다. 그럼 학교 선생님은 질문을 받으면 대답을 하지 못하는건가 ? 학교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 몇명의 이야기를 듣고 대체적인 교사가 이렇다는 식으로 나열한 게 과일반화의 오류가 아닌가 생각되었다. 학부모의 입장에서 공교육의 부실을 교사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다 생각하지만, 굳이 이 책에 이런 글이 필요할까싶다. 제목이 '부모의 자격' 인데 여기서 공교육의 문제를 굳이 들먹거리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런식으로 공교육의 문제를 꼬집고는 그 글은 끝난다. 결국 교사의 탓으로 돌리는 내용인 것이다.

또 하나는 알파걸에 대한 내용. 알파걸은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엘리트 여성을 일컫는 말이다. 5페이지에 해당하는 이 글에서는 결국 남자들의 경우는 공부를 많이 하고 성공할수록 배우자의 선택폭이 넓지만, 여자들은 도리어 반대가 되기 십상이다. 알파걸은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나 결혼에 이르는 게 쉽지 않다. 이게 결론이다. 이게 무슨 ..... 그러니깐 여자는 너무 자신의 능력을 키우지 말고 적당히 능력 키우다가 이상적인 배우자를 만나서 결혼하라 ? 알파걸들은 결혼하기가 무조건 힘든건가 ? 이 저자는 남녀 간의 역학관계를 고려하면 능력있는 여자가 돈벌어서 남자 먹여살리는 것이 그리 녹록한 문제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 5페이지를 읽다가 순간 책 덮을 뻔했다. 요새 어른들이 가끔 그런 말씀 하시는 게 있다. 여자는 능력있는 남자 만나서 결혼하면 인생 끝인 거라고, 그게 장땡(?)이라고. 그러니 죽을동말동 그렇게 막 취업에 목 매지 말고 적당히 계약직하며 돈 모아놨다가 결혼하라는 우스갯소리의 말. 여자가 사회에서 잘나가면, 기가 세니 어쩌니 그런 소리 듣는 것도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고 ..... 이 저자는 딸가진 부모에게 무슨 소리가 하고 싶은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언젠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나오겠지 생각하며 마지막까지 책을 읽어보았다. 맨 마지막 6번재 파트에서 결국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말이 나온다. 부모의 자격으로 '절제된 사랑', '경제적인 독립', '욕심버리기', '단호함', '냉정함', '긍정 마인드' 이 키워드를 주제로 삼아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 표지에 적혀 있는 대로 '리얼 공감 스토리' 로 끝났으면 이 책은 메리트가 없을 뻔했다. 그저 사연들 모아놓은 것에 불과하니, 맨 마지막 그래도 저자의 뜻이 전달이 된다.

sbs 다큐 중 <부모 vs 학부모> 라는 것이 있었다. 총 3부작으로 된 다큐였는데, 부모와 학부모 한끗 차이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루지 못한 부모의 욕심과 불만을 자식사랑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공든탑이 무너진다는 ... 아이에 대한 애정이라는 명분하에 벼랑끝으로 몰고 있는 학부모의 행동들을 다루었다. 오로지 부모의 신뢰와 배려속에서 아이와의 소통이 아이가 성장할 수 있다고 방송은 말하고 있었다. 그 내용과 '부모의 자격'의 내용은 일맥상통한다. 제일 당연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만큼 실천이 어렵기도 하다. 혼자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일을 하는게 부모의 역할인 듯 하다.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나, 아니면 부모가 될 사람 모두 이 책 또는 다큐를 접했으면 한다.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같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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